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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듀' PD, 생방송 투표 조작 혐의 시인... 조롱거리가 된 CJ

공정성으로 포장한 사기극... 윗선 연루 의혹 규명+견제 장치 마련해야

19.11.07 15:36최종업데이트19.11.07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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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에 위치한 CJ ENM 미디어센터 ⓒ 김상화

 
"K-POP의 트렌드를 리드하고 세계에 알립니다." 
"Everything We Do."
"WE ARE K-POP, Mnet"


지난해 12월 Mnet은 배짱 있는 포부를 담은 캠페인 문구를 내놓았다. 그런데 1년 가까이 지난 2019년 11월 현재 "우리가 케이팝"이라는 말은 한국 가요계, 아이돌 시장에서 오히려 조롱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지난 7월 종영한 Mnet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X101>이 생방송 투표 조작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5일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사기 및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담당 PD와 CP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으며 두 사람은 이날 나란히 구속됐다.

담당 PD 구속... 최근 두 시즌 투표 조작 인정
 

지난 6일 방영된 SBS < 8뉴스 >의 한 장면 ⓒ SBS

 
지난 6일 오후 방송된 SBS < 8뉴스 >는 "안준영 PD가 경찰 조사에서 최근 두 시즌(프로듀스48, 프로듀스x101)의 투표를 조작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SBS는 안준영 PD가 강남 일대 유흥업소에서 소속사 관계자들로부터 40여 회에 달하는 접대를 받았다고도 보도했다. 경찰은 이미 해당 유흥업소를 압수수색해 관련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1일 경찰은 이와 관련한 브리핑을 진행할 예정이다. 담당 PD가 이미 일부 혐의를 시인한 만큼 <프로듀스> 방송을 통해 결성된 프로젝트 그룹 엑스원과 아이즈원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시청자 투표를 통해 선발된 그룹으로 알려졌지만, PD와 소속사간 모종의 거래가 있었고 이로 인해 투표를 조작한 것으로 최종 밝혀진다면 그룹 역시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모기업인 CJ ENM 역시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Mnet 측은 5일 "<프로듀스x101>을 사랑해주신 시청자와 팬, 출연자, 소속사 관계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 앞으로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수사 결과에 따라 책임질 부분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지도록 하겠다"는 내용의 입장을 발표했다. 

만약 제작진이 단독으로 이같은 투표 조작을 진행했다면, 사측은 관리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책임을 지게 될 수도 있다. 또한 차후 조사를 통해 만약 윗선 개입이 밝혀진다면 그 파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 6일 방영된 SBS < 8뉴스 >의 한 장면 ⓒ SBS

 
재능은 있지만 기회가 없었던 무명의 연습생, 흙 속의 진주를 발굴하겠다는 취지를 내세웠고 시청자 투표라는 절차를 거쳐 '공정성'으로 포장됐다. Mnet의 여러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그동안 수많은 인기 스타를 배출하고 꾸준히 사랑받아온 이유였다. 그러나 <프로듀스> 일부 시리즈에 투표 조작이 있었다는 게 기정사실화 되면서 오디션 프로그램 전반에 관한 불신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프로듀스> 시리즈 투표 조작 논란은 결국 공정성 시비뿐만 아니라 견제 장치 없는 방송 권력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처음 투표 조작 의혹이 불거졌을 때 Mnet 측은 시청자들의 원본 데이터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또한 경찰 조사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프로젝트 그룹 엑스원의 데뷔를 강행했다.

일련의 사태로 인해 대규모 케이블 채널에도 시청자위원회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발의되는 등 독주하는 방송 권력을 견제하는 움직임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늦었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잘못된 문제는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할 때다.
프로듀스X101 프로듀스101 프로듀스48 엠넷 오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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