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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권센터 소장, 삼청교육대 보내야
공관병이 감 안 따면 누가 따야 하나?"

한국당 영입 보류된 '갑질 논란' 박찬주 전 대장, 기자회견... "갑질이란 말에 동의 못해"

등록 2019.11.04 12:49수정 2019.11.04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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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인재 영입을 추진하다 보류된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스퀘어 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을 둘러싼 공관병 갑질 논란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 유성호


"군인권센터 소장은 삼청교육대 교육 한 번 받아야 되지 않겠나?"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이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을 향해 "삼청교육대 교육 받아야 할 사람"이라고 꼬집었다. 박 전 대장은 4일 오전 63빌딩 컨벤션센터 사이프레스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자신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날 현장에는 기자들뿐만 아니라 보수 성향의 유튜브 방송, 박 전 대장을 응원하기 위해 군복을 입거나 태극기를 든 이들도 함께 자리했다.

박 전 대장은 차기 총선을 위한 자유한국당(아래 한국당)의 영입 인재로 꼽혔으나 '공관병 갑질' 등의 논란으로 인해 1차 영입 대상에서 제외됐다. 황교안 대표는 "귀하신 분"이라 칭하며, 영입 대장에서 배제한 것이 아니라고 못을 박았으나, 조경태 최고위원 등 당내 반발은 여전한 상황이다. 박 전 대장은 갑질 논란과 관련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둘러싼 대부분의 논란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정했다. 일부 사실관계를 인정하기도 했지만 '문제가 없다'라고 반박했다. 특히 해당 문제를 공론화시킨 군인권센터와 임태훈 소장을 향해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그는 문재인 정부 들어서 '평화'와 '인권'을 강조하는 바람에 "군대가 민병대 수준으로 전락했다"라며 차기 총선 출마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공관병이 감 따야지 누가 따느냐"
  

‘공관병 갑질’ 박찬주 “아들 위한 공관 바비큐 파티, 사회 통념상 이해해줘야” 자유한국당이 인재 영입을 추진하다 보류된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스퀘어 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을 둘러싼 공관병 갑질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 유성호

 
박 전 대장은 이날 사전에 공개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갑질이라는 용어에 동의하지 않는다"라며 "부모가 자식을 나무라는 것을 갑질이라 할 수 없고, 스승이 제자를 질책하는 것을 갑질이라고 할 수 없듯이, 지휘관이 부하에게 지시하는 것을 갑질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까지 의혹으로 제기되어 국민들의 공분을 일으켰던 사안들 즉, 냉장고를 절도하여 가져갔느니, 전자팔찌를 채워 인신을 구속했느니, 제 처를 여단장으로 대우하라 하였다느니, 잘못한 병사를 GOP로 유배 보냈다느니 하는 의혹들은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라며 "뭐 하나 혐의가 나온 것이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감나무에서 감을 따게 했다는 둥, 골프공을 줍게 했다는 둥 사실인 것도 있다"라면서 "감 따는 것은 사령관의 업무가 아니다. 공관에 있는 감을 따야 한다면 공관병이 따야지 누가 따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군인권센터가 입장문에 공개한 2017년 당시 육군 규정 제120호(병영생활규정) 제3절 장병 사병화 금지 제52조(병력 및 근무병 운용간 금지 사항)에 따르면 "어패류·나물 채취, 수석·과목 수집 등은 지시할 수 없다"라고 되어 있다.)


이날 현장에서 박 전 대장은 관련 의혹에 대해 보다 자세히 설명했다. 예컨대 병사들에게 감을 따게 했다는 부분에서는 "많은 분이 남의 자식 데려다 부려 먹느냐고 하는데 오해"라며 "부려 먹는 게 아니라 편제표에 나온 대로 임무를 수행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군용품 냉장고 절도 의혹에 대해서는 "군용품이 아니라 개인 냉장고 3대다. 냉장고 하나, 냉동고 하나, 딤채 하나"라며 "내 개인 냉장고를 3개 갖고 다니는 게 그렇게 안 좋은 일인가?"라고 되물었다.

지시 불이행 공관병에게 '유배성'으로 GOP에 보냈다는 의혹에 관해서도 "공관병들이 매일 공관에만 있고, 제가 출근하고 없으면 지루해했다"라며 "그들이 전역해서 친구들 만나서 군대 얘기하면 도대체 우리 공관병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려나 생각이 들었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래서 앞으로 전입 오는 공관병들은 일주일 정도 전선에 가서, 북한군도 보고 분단 현실을 느껴보도록 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 그래야 전역해서도 떳떳하지 않겠느냐"라며 GOP에 공관병을 보냈던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병사들에게 기독교를 강요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공관병 뽑을 때 두 가지 원칙을 세웠다. 비흡연자일 것 그 다음 기독교 신자일 것이었다"라며 "다른 의도가 있는 게 아니라 다른 종교와 같이 있으면 (서로의) 종교 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나는 공관병들이 다 기독교 (신자)인 줄 알았다"라며 "공관에 오기 위해서 (병사들이) 기독교라고 이야기하고 온 것이다. 나중에 아니라고 하니 굉장히 난감했다"라고도 덧붙였다. 자신이 종교를 강요한게 아니라 애초에 공관병들이 종교를 속이고 거짓말을 했다는 주장이었다.

"아들 위한 공관 바비큐 파티는 사실, 사회 통념상 이해해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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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인재 영입을 추진하다 보류된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스퀘어 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을 둘러싼 공관병 갑질 논란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 유성호

박 전 대장의 아들이 휴가 중 공관병에게 빨래 및 잔심부름을 시켰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과장된 것"이라며 "내 빨래와 가족 빨래가 구분되어 있다. 내 빨래는 공관병이 담당하고 나머지는 가족이 알아서 한다"라며 "아들이 아내가 없을 때 휴가를 나왔다가 자신의 빨래를 내 바구니에 담아놨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잔심부름 시켰다는 것도 맞지 않다"라며 "아들이 공관 구조를 몰라서 냉장고 어디 있느냐고 물어봤을 수 있지만, 지시할 위치에 있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박 전 대장의 아들과 아들의 친구들이 공관에 와서 바비큐 파티를 하고, 이 파티에 공관병을 동원했다는 의혹에 대해서 그는 "사진 속 표정을 보면 공관병들이 긴장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울 것"이라며 "자연스러운 표정으로 같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들 친구들이 공군 병사들이고, 거기 여자 친구들도 왔다"라며 "공관병들도 다 같이 파티를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 음식은 내가 다 장만해줬고, 나중에 거기 온 여자 아이들과 우리 공관병들이 친해져서 서로 또 소통도 하고 지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공관에서 지휘관의 자제와 그의 친구들이 파티를 하는 게 일반적인 일이냐고 묻는 기자 질문이 나오자 "일반적이지 않다"면서도 "한 번 있었던 일인데, 사회 통념상 그 정도는 이해해줘야 한다"라고 답했다.

그는 법적인 유죄 인정 여부와 관계없이 공관병들에 했던 행동들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보느냐는 기자 질문에 "네"라고 즉답했다. "나도 인간이니 완벽하지 않다"면서도 "결함이 있겠지만 사회에서 지탄 받을 정도의 인격을 가진 사람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그의 부인이 공관병을 베란다 문을 잠그고 1시간가량 감금했다거나, 썩은 과일을 던졌다는 등 재판에서 다투고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서로 진술이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라며 "성추행처럼 일방적 피해자 진술이기 때문에 저희도 굉장히 곤혹스럽다"라고 부정했다. "무죄를 확신한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기자회견문에서도 그는 "공관의 위생관리가 미흡하다거나 공관관리가 미흡하면 질책하는 것은 당연하다"라며 "부모가 자식을 나무라는 수준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라고 이야기했다.

"군인권센터 해체해야... 임태훈은 삼청교육대 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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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인재 영입을 추진하다 보류된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스퀘어 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을 둘러싼 공관병 갑질 논란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 유성호

 
박 전 대장은 지속적으로 관련 문제들을 제기했던 군인권센터를 비난하는 데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군인권센터가 우리 군에 미치는 영향이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크다" "군인권센터는 활동을 중지하고 해체해야 한다" "무고죄와 허위사실유포 명예 훼손으로 고소할 예정이다" 등의 말을 쏟아냈다.

또한 "군인권센터가 이렇게 병사를 모아서 사령관을 음해하는 것은 군 위계질서에 위해를 가하는 것"이라며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평했다. "공관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떠난 병사들 집중 접촉해서 나타난 현상들을 전부 침소봉대해 언론에 무차별적으로 뿌렸다"라고 강조했다.

해당 병사들을 관심사병 내지 부대 부적응 사병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냐는 기자 질문에 "공관생활 중간에 어려워서 떠난 병사들"이라며 "관심사병이라기 보다는, 어떤 사람은 그런 걸(공관생활을) 좋아할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총 들고 수류탄 던지는 게 취향일 수도 있다"라고 모호하게 답변했다. "전우들과 다 같이 모여서, 오해를 풀고, 함께 같이 또 바비큐 파티를 할 그런 날이 오리라 생각한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다만 군인권센터의 "이런 식의 접근은 아주 의도가 불순하다"라며 "군대 갔다오지 않은 사람이 군대를 재단하고, 앞에 나가서 군대를 무력화시키는 것에 대해 저는 정말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찬주 대장 자신과 부인의 행동이 떳떳하다면 왜 공관병 직장 앞까지 찾아와 합의를 구걸하고 있는가 묻고 싶다"라고 쓴 바 있다. 박 전 대장은 이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 명백한 거짓말"이라며 "저희(부부)가 관여한 일이 아니고 공관병을 아는 주변 지인들이 안타까운 마음에 했던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임 소장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전두환 장군의 후예답다"라며 "한국당 영입 1호로 손색이 없으며 국민의 인권과 기본권은 안중에도 없는 사람과 당의 만남으로서 매우 적격인사"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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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인재 영입을 추진하다 보류된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스퀘어 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을 둘러싼 공관병 갑질 논란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 유성호

 
#박찬주 #공관병갑질 #자유한국당 #영입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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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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