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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까지 피 말린 승부... 결국 두산이 웃었다

[2019 한국시리즈] 두산, 키움에 11-9 승리... 오재원 3안타3타점 맹활약

19.10.26 19:21최종업데이트19.10.26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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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두산 오재일이라고! 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10회초 2사 3루 상황 두산 오재일이 역전 1타점 적시타를 날린 뒤 포효하고 있다. ⓒ 연합뉴스


두산이 한국시리즈에서 짜릿한 4연승으로 '미라클 두산'의 2019년을 마쳤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2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장단 14안타를 터트리며 연장 10회 접전 끝에 11-9로 승리했다. 결과만 보면 4경기 만에 끝난 일방적인 시리즈였지만 1,2차전 끝내기 승부와 4차전 연장전 승부가 나왔을 만큼 두산에게도 키움에게도 쉽지 않은 시리즈였다.

이날 두산은 선발 유희관이 1이닝 6실점(4자책), 함덕주가 0.2이닝 2실점으로 부진하며 2회까지 3-8로 뒤졌지만 5회 대거 5점을 올리며 재역전에 성공했고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을 확정했다.

반면 LG 트윈스를 3승1패, SK 와이번스를 3승 무패로 꺾고 파죽지세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키움은 한국시리즈에서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두산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만족했다.

'11승투수' 유희관을 1이닝 만에 강판시킨 키움의 절실함

정규리그에서 두산과 키움의 승차는 고작 2경기였다. 정규리그 상대전적에서는 오히려 키움이 두산에게 9승7패로 앞섰다. 게다가 키움은 올해 가을야구 7경기에서 6승1패의 좋은 성적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하지만 많은 야구팬들이 '백중지세'로 예상했던 2019 한국시리즈는 두산의 3연승이라는 일방적인 흐름으로 진행됐다. 결국 키움은 단 한 번의 패배도 허락되지 않는 벼랑 끝으로 몰리고 말았다.

두산은 한국시리즈에서 1홈런4타점으로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는 오재일을 3번으로 끌어 올리고 타율 .091로 부진한 호세 페르난데스를 5번으로 내렸다. 3차전까지 9번 타순으로 나왔던 포수 박세혁의 타순도 7번으로 조정됐다. 이에 맞서는 키움은 종아리 통증이 있는 박병호가 정상적으로 출전한 가운데 박정음(9번 좌익수)이 한국시리즈에서 처음으로 선발 출전 기회를 얻었다.

올해 가을야구 2경기에서 5이닝9실점(평균자책점16.20)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던 키움 선발 최원태는 공 5개로 1회 세 타자를 막았다. 그리고 키움은 1회 공격에서 서건창의 2루타와 두산 유격수 김재호의 실책, 제리 샌즈의 2루타를 묶어 선취 2득점을 올렸다. 김재호가 박병호의 타구를 정상적으로 처리했다면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칠 수 있었기에 두산으로서는 아쉬움이 남는 1회 수비였다.

두산도 곧바로 반격을 시작했다. 두산은 2회초 공격에서 2사 후 김재호의 안타로 만든 2사1루에서 박세혁의 안타 때 키움 우익수 샌즈가 타구 바운드 처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공이 옆으로 흘렀고 김재호가 그 틈을 타 홈을 파고 들면서 만회 점수를 만들었다. 두산은 이어진 2사2루에서 허경민과 오재원의 적시타로 역전을 만드는 저력을 발휘했다. 페르난데스의 병살로 날아갈 뻔 했던 기회를 하위타선의 연속 4안타를 통해 되살린 것이다.

하지만 마지막 경기에 몰린 키움의 절박함은 최종전 승리투수를 노린 유희관을 마운드에서 끌어 내렸다. 키움은 2회말 이지영의 안타와 김혜성의 볼넷, 박정음의 번트안타로 만든 무사 만루에서 서건창의 2타점 적시타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키움은 1사 후 이정후의 스퀴즈와 오재일의 야수선택, 송성문의 밀어내기 볼넷,이지영의 적시타를 묶어 스코어를 8-3으로 벌렸다. 장정석 감독은 3회부터 2차전 선발 투수 이승호를 올리며 승부수를 던졌다.

큰 경기에서 증명한 베테랑 내야수 오재원의 가치
 

▲ 김재환, 역전 뒤 쇄기 박기 2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10회초 2사 2루 상황 두산 김재환이 1타점 적시타를 날린 뒤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승회와 최원준을 올려 마운드에 안정을 찾은 두산은 4회초 공격에서 박세혁의 중전안타와 허경민의 좌중간 2루타로 한 점을 추격했다. 두산은 5회초에서도 오재일의 적시타와 안우진의 폭투, 허경민의 몸 맞는 공, 오재원의 적시타를 묶어 대거 5점을 뽑으며 9-8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이대로 시리즈를 끝낼 수 없다는 키움의 절실함 만큼이나 4연승으로 우승을 확정하겠다는 두산의 의지도 만만치 않았던 것이다.

5회까지 양 팀 합쳐 17득점이 날 정도로 엄청난 난타전이 벌어졌던 경기는 6회부터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차갑게 식었다. 두산은 6회초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무사 만루에서 최주환, 김재호, 박세혁이 3연속 삼진을 당하며 기회가 무산됐다. 키움 역시 이형범, 이현승, 윤명준으로 이어지는 두산의 불펜진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그렇게 허무한 패배를 당하는 듯하던 키움은 9회말 공격에서 우승을 결정짓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 이용찬을 공략하며 기사회생했다. 키움은 9회말 송성문의 볼넷과 대타 김웅빈, 박동원의 안타와 볼넷으로 1사 만루 기회를 잡았고 2사 후 허경민이 서건창의 타구를 놓치면서 극적으로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타격이 부진한 시즌에도 수비 만큼은 언제나 완벽했던 허경민이 우승을 확정할 수 있는 마지막 순간에 실책을 저지른 것이다.

하지만 4차전의 최종 승자는 두산이었다. 두산은 연장 10회초 오재원의 2루타로 만든 2사 2루에서 오재일의 우익선상을 가르는 2루타와 김재환의 좌전 적시타를 묶어 귀중한 2점을 뽑았다. 키움은 선발요원 제이크 브리검까지 마운드에 올렸지만 두산 중심타선의 벽을 넘지 못했다. 두산은 10회말 다시 마운드에 오른 이용찬이 이정후를 중견수플라이로 잡았고 '한국시리즈의 산증인' 배영수가 나머지 2개의 아웃카운트를 책임지며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두산의 '캡틴' 오재원은 작년 132경기에 출전해 타율 .313 15홈런 81타점 78득점 15도루로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올해 98경기에서 타율 .164 3홈런18타점 30득점으로 끔찍한 추락을 경험했다. 올 시즌이 끝나면 2번째 FA 자격을 얻는 오재원은 사실상 좋은 조건에 계약을 맺기란 불가능하다. 주장이라는 상징성과 주루 및 수비에서의 활용도가 아니었다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되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오재원은 한국시리즈를 통해 정규리그의 부진을 씻고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23일 2차전에서 9회 2루타를 치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던 오재원은 3차전부터 선발로 출전하기 시작했고 4차전에서는 3안타 3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영웅이 됐다. 2회와 5회에 터진 두 번의 안타는 두산의 리드를 가져 오는 역전 적시타였고 10회에는 두산의 승리를 이끄는 결승 득점을 기록했다. 한국시리즈만 34경기를 치른 베테랑의 경험이 이끈 4차전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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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2019 한국시리즈 두산 베어스 오재원 오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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