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가 대안학교, "'3무'는 다른 세상 이야기"

당진 시내산 중·고등학교, 교육지원 못 받아

등록 2019.10.21 11:29수정 2019.10.21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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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당진시에 위치한 대안학교 '시내산 중고등학교' ⓒ 한수미

 
"무상교복, 무상급식, 무상교육 등 3無 정책을 말하지만, 우리에게는 다른 세상 얘기에요. 학교 이름을 걸고 나갈 수 있는 대회조차 참가하지 못하죠. 여전히 도시락을 가지고 다녀요. 우리 아이들도 당진의 학생입니다. 단지 대안학교를 다닐 뿐이에요."

지난 2017년 정미면 천의리에 개교한 시내산 중·고등학교는 50여 명의 학생이 재학 중인 대안학교다. 하지만 교육청에서 인가하지 않은 비인가 학교라는 이유로 정부의 교육 지원에서 배제되고 있다.

헌법 제31조 1항에 따르면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제도권 교육이 아니라는 이유로 무상교육과 급식은커녕 교복 지원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시내산 중·고등학교 고영호 학부모 회장은 "사회가 다양해진 만큼 자녀에게 차별화된 교육기회를 주고 싶어 대안학교를 선택했다"며 "하지만 인가를 받기까지 요건이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비인가 대안학교로는 어떠한 교육적 혜택도 받고 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아이들이 교육에서 차별받지 않고 학교에서 밥이라도 먹을 수 있도록 최소한 급식재료라도 지원해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현재 이 같은 목소리가 모여 비인가 대안학교를 지원할 수 있는 조례를 제정해 달라는 서명운동이 진행됐으며, 1700여 명이 참여했다.

한편 당진시에서는 법적인 근거가 없어 지원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현재 비인가 대안 교육기관 등 학생 교복지원 조례안 제정을 위해 지난 10일까지 입법 예고 기간을 마쳤으며 이후 조례규칙심의위원회를 거쳐 당진시의회에 상정해 심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조례안에는 당진에 주소를 둔 다른 지역 학교 신입생과 비인가 대안학교 신입생에게 교복을 지원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약 240여 명에게 70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하게 된다. 이 중 시내산 고등학교 신입생은 13명이다.


하지만 조례에 급식 부문은 포함되지 않아 시내산 중·고등학교에 대한 지원은 여전히 미흡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진시 평생교육체육과 김영일 학교청소년팀장은 "무상급식 부문은 장기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며 "교육청으로부터 인가받지 못해 충남도의 지원이 없다면 전액 시비를 투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충남도 역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사안에 대해 당진시의회 김기재 의장은 "비인가 교육기관에 다니는 학생 또한 똑같은 학생으로서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교육의 공공성 강화와 공평한 교육권을 위해서라도 교복 지원뿐만 아니라 고교 무상교육, 무상급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당진시대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당진 #대안학교 #비인가학교 #충남 #당진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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