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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얀 꽃밭에서 찰칵... 동화처럼 아름답네

[여긴 어때요] 경주의 가을 여행지, 서악마을 구절초 꽃밭단지

등록 2019.10.18 15:04수정 2019.10.18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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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개화가 시작되고 있는 경주 서악마을 입구에 조성된 구절초 꽃밭단지 모습 ⓒ 한정환

 
신라 천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경주. 도시 전체가 박물관이 되는 천년고도 경주가 이제 여행의 근본 틀을 바꾸는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그동안 경주 여행 하면 문화유적지 위주의 조금은 딱딱한 역사교육을 위한 여행이 대부분이었다.

변화의 시작은 꽃에서부터 시작됐다. 역사 유적지 여행이라는 단순한 범주에서 벗어나 유적지 주변에 힐링 꽃밭을 조성하고, 역사교육과 함께 볼거리를 제공하여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 서 있는 곳이 바로 경주 선도산 기슭에 있는 서악마을 구절초 꽃밭단지이다. 기자는 관광객들로 붐비는 구절초 꽃밭단지를 지난 16일 오후 직접 찾아보았다.

경주 서악마을 구절초 꽃밭단지는 시내와 가까워 접근성이 좋다. 경주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서천교를 지나 국도 4호선을 따라 대구방향으로 1.6km 가다 보면 무열왕릉이 보인다. 바로 여기 주차장에 차량을 주차하고 마을 입구로 들어가면 된다. 바로 아래에 있는 서악서원 주차장을 이용해도 상관없다.
  

제법 개화가 진행되고 있는 경주 서악마을 구절초의 모습 ⓒ 한정환

 
무열왕릉 바로 오른쪽에 구절초 가는 길이 보인다. 구절초 꽃밭단지 주변에 주차장이 있지만, 마을로 진입하는 골목길이 좁아 차량으로 이동하기는 불편하다. 걸어가며 주변 경관과 함께 구경하는 게 훨씬 편리하다.

서악마을 입구로 들어서면 새하얀 구절초가 관광객들을 반긴다. 단순히 구절초를 심은 게 아니고, 아예 마을 입구부터 꽃밭단지를 예쁘게 만들어 놓았다. 관광객들이 구절초 꽃밭단지를 보자마자 동시에 탄성을 지른다. 마치 구절초 위에 살포시 하얀 첫눈이 내린 듯 동화처럼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다.

경주 선도산 기슭 구절초 꽃밭단지는 2011년부터 신라문화원 문화재돌봄사업단에서 서악동 삼층석탑 주변을 정비하고, 변산반도에서 가져온 구절초 2만 7천여 송이를 심으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이후 해마다 이식하며 재배면적을 조금씩 넓혀 왔다. 이런 노력으로 지금은 선도산 기슭을 온통 백색의 구절초 꽃밭으로 변신하게 만들어 관광자원화에도 성공했다.

구절초는 10월 중순부터 절정의 아름다움을 뽐내기 시작해 11월 초순까지 경주 선도산 기슭을 온통 하얗게 물들이는 마력의 꽃이다. 활짝 핀 새하얀 구절초를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머리가 맑아지고 기분 또한 상쾌해진다.

구절초 꽃밭단지를 지나 서악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면 산기슭 여기저기에 구절초의 향연이 펼쳐진다. 마치 고요한 산사에 들어온 듯 고즈넉한 풍경 속으로 나 자신이 스스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다.

다른 지방 구절초 군락지와는 다르게 무수히 많은 선도산 고분군 사이로 구절초와 함께하는 산책로가 이어진다. 산기슭이라 그런지 걸어도 별로 힘들지 않다. 산책로 양옆으로 펼쳐지는 구절초와 함께 걷고 있노라면, 구름 위를 걸어 다니는 듯 온몸이 저절로 힐링이 되는 기분이다. 이처럼 가는 곳마다 볼거리가 즐비한 경주의 가을은 한순간도 놓칠 수 없다. 경주의 가을은 누구나 누려야 할 권리이며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유혹으로 다가온다.

산등성이를 타고 시원하게 불어오는 가을바람과 구절초에서 뿜어져 나오는 은은한 향기가 코끝을 자극한다. 이런 자연이 주는 향기에 취해보는 기분은 말로 형용할 수가 없다. 별로 알려지지 않았던 서악마을에 주말이면 3000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몰려, 산기슭은 온통 이들이 입고 온 형형색색의 옷들로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경주 서악마을 선도산 고분군 사이에 피어있는 구절초 꽃밭단지의 모습 ⓒ 한정환

   
경주 서악마을 구절초 꽃밭단지가 몇 해 전부터 왜 이렇게 갑자기 유명해진 걸까? 이제까지는 대부분의 꽃밭 조성 사업이 관(官) 주도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서악마을 구절초 꽃밭단지는 신라문화원(원장 진병길)이라는 민간단체 주도로 사업을 시행하여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우리 곁에 다가와 있다.

민간 주도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손꼽히자, 타 지자체에서 벤치마킹을 하러 오는 등 경주 서악마을은 이제 효자마을로 전국에서도 주목하는 마을로 부상을 했다.

지난 12일에는 경주 서악마을에서 "7080 얄개들의 복고 축제"도 열려 중장년층 600여 명이 교복을 입고, 옛 음악을 들으며 추억의 수학여행을 즐기기도 했다. 이런 연유로 복고 축제가 한국관광공사에서 지원하는 '2019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편 서악마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선도산 기슭 특설무대에서는 시민과 관광객들을 위한 구절초 음악회도 열린다. 오는 19일 토요일 오후 4시에는 신계행, 김민제, 브라비 솔리스츠 앙상블, 어린이 드럼팀이 출연하고, 20일 일요일은 신라천년예술단(오전 11시), 하늘호(오후 2시)의 공연이 펼쳐진다. 그리고 마지막 26일 오후 4시에는 소리새, 가람예술단, 자명스님, 신바람 고고장단 장구팀이 출연하여 신명나는 한마당 잔치를 펼칠 예정이다.

'핫플'로 떠오른 경주 서악동 삼층석탑

선도산 기슭에 자리 잡은 보물 제65호 경주 서악동 삼층석탑은 구절초가 심어지기 전에는 사람들의 관심권 밖에 있었다. 주로 문화재 답사팀이나 선도산 등산객들이 한 번씩 쳐다보고 지나가는 정도였다.

석탑 주변에 구절초가 심어지고 난 후부터는 서악동 삼층석탑이 핫이슈로 떠오르며 재조명되고 있다. 구절초 때문에 석탑의 내력도 알게 되고, 석탑을 배경으로 인생 사진도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문화재와 꽃의 하모니가 이루어진 셈이다.
 

경주 서악마을 구절초 꽃밭단지 덕분에 요즘 새롭게 재조명되고 있는 서악동 삼층석탑 모습 ⓒ 한정환

   
경주 서악동 삼층석탑은 통일신라시대 모전탑 계열에 속하는 탑으로, 돌을 벽돌 모양으로 다듬어 쌓아 올린 탑이다. 석탑의 모양이 날렵하지 못하고 균형이 맞지 않으며, 조금 둔탁해 보여 통일신라 후기의 퇴화되는 과정에서 만든 탑으로 추측된다.

그동안 선도산 기슭을 외로이 지키던 서악동 삼층석탑이 이제는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명소가 되어, 만인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석탑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선도산 기슭 주변에는 서악동 삼층석탑 이외에도 삼국통일의 기초를 세우고 거칠부에게 <국사>를 편찬케 하였으며, 화랑도를 창설한 진흥왕릉과 진지, 문성, 헌안왕릉이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주차장으로 들어오는 곳에서는 풍요와 다산(多産)의 상징물로 여겨온 서악동 바위 구멍 유적지도 볼 수 있다.

바로 아래에는 조선 성종대의 학자였던 불권헌 황정의 학덕과 효행을 추모하기 위해 지은 도봉서당이 있으며, 해발 390m 선도산 정상에는 '경주 서악동 마애여래삼존입상'이 마모가 심한 상태로 세워져 있다. 산 아래로 무열왕릉과 서악동 고분군 그리고 누렇게 익어가는 들판과 함께 멀리 경주 남산의 모습도 볼 수 있어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다음 주 24일경 만개가 예상되는 경주 서악마을 구절초 꽃밭단지와 함께, 주변에 산재해 있는 역사유적지와 문화체험 여행을 병행한다면 더 뜻깊은 추억의 가을 여행이 될 것 같다.

* 찾아가는 길
주소 : 경북 경주시 서악동 842
입장료 : 무료
주차료 :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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