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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감독의 우완 비밀병기 3인과 '0명 선발' 한화

[KBO리그] 11월 제2회 프리미어 12에 출전할 28명의 최종 엔트리 발표

19.10.03 08:38최종업데이트19.10.03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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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대표팀 김경문 감독이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야구위원회(KBO) 야구회관에서 다음달 열리는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회에 출전할 28명의 최종 선수 명단을 발표하기 위해 회견장에 들어오고 있다. ⓒ 연합뉴스

 
내년 도쿄 올림픽 출전권이 걸려 있는 2019 프리미어12의 최종엔트리가 결정됐다.

한국야구위원회는 2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11월 2일부터 17일까지 4개국에서 개최되는 2019 WBSC 프리미어 12에 출전할 28명의 최종 엔트리를 발표했다. 쿠바, 호주, 캐나다와 C조에 속한 한국은 서울에서 열리는 조별리그에서 대만, 호주보다 나은 성적으로 상위 6개 팀이 진출하는 슈퍼라운드 티켓을 따내면 내년 도쿄 올림픽 본선티켓을 확보할 수 있다. 이번대회 한국의 최우선 목표이기도 하다.

이번에 선발된 대표팀 명단을 보면 김경문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세대교체와 신구조화에 얼마나 많은 신경을 썼는지 알 수 있다. 작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병역 혜택 문제로 논란이 됐던 선수들은 이번 최종엔트리에서 모두 제외됐다. 과연 김경문 감독이 선발한 야구 대표팀은 '1차 목표'인 프리미어12와 '최종 목표'인 도쿄올림픽에서 원하는 성과를 올리기 적절한 멤버들이 될 수 있을까.

이영하-하재훈-고우석으로 구성된 김경문호의 우완 비밀병기 3인방

한국 대표팀은 지난 2015년 프리미어12에서 우완 부재가 최대 약점이었다. 이번 대표팀 역시 두 좌완 김광현(SK와이번스)과 양현종(KIA 타이거즈)이 선발진을 이끌어야 한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이번 대표팀에서 3명의 우완 비밀병기를 준비했다. 두산 베어스를 정규리그 2연패로 이끈 '에이스' 이영하와 투수전향 1년 만에 리그 세이브왕에 오른 하재훈(SK), 그리고 리그에서 가장 묵직한 속구를 던지는 고우석(LG트윈스)이 그 주인공이다. 

올해로 프로 4년 차를 맞는 이영하는 29경기에 등판해 163.1이닝을 던지며 17승4패 평균자책점3.64를 기록했다. SK의 원투펀치 김광현, 앙헬 산체스와 함께 다승 공동 2위에 평균자책점 전체 15위, 국내선수 6위에 해당하는 호성적이다. 2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도 좀처럼 마운드 위에서 흔들리지 않고 묵직한 구위와 스태미너까지 겸비한 완성형 선발 투수다. 이영하는 윤석민(KIA) 이후 명맥이 끊어진 대표팀 우완 에이스의 계보를 이을 후보로 꼽힌다.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자유자재로 던지는 하재훈과 고우석은 불펜에서 힘을 보탤 예정이다. 프로 지명 당시만 해도 외야수와 투수를 겸하던 하재훈은 KBO리그 데뷔 시즌 SK의 마무리 자리를 차지해 세이브 타이틀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물론 시즌 내내 염경엽 감독의 철저한 관리를 받으며 큰 위기에 등판한 적은 많지 않았지만 하재훈은 61경기에서 36세이브를 따는 동안 블론세이브가 단 1개에 불과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그저 빠른 공을 던지는 유망주에 불과했던 고우석 역시 올해 8승 35세이브를 기록하며 리그에서 가장 위력적인 마무리 투수 중 한 명으로 거듭났다. 하재훈도 마찬가지지만 고우석 역시 5월부터 본격적으로 마무리 보직을 맡게 된 새내기 마무리다. 만약 고우석이 시즌 초반부터 풀타임 마무리로 활약했다면 40개 이상의 세이브도 충분히 가능했을 것이다.

김경문 감독이 기대하는 우완 영건 3인방의 최대 장점은 성인 대표팀이 처음이라 국제무대에 거의 노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류현진(LA 다저스)이나 김광현, 윤석민 등도 20대 초반에 국제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것처럼 새로운 투수의 낯선 공이 해외 타자들에게 충분히 혼란을 줄 수 있다. 물론 세 투수 모두 리그에서 던진 것처럼 주눅들지 말고 자기 공을 던진다는 가정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철저한 실력 위주의 선발, '커리어하이' 최재훈마저 탈락

김경문 감독은 지난 9월 60명의 예비 엔트리를 발표하면서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롯데 자이언츠)와 '출루머신' 김태균(한화 이글스)의 이름을 제외했다. '에이징 커브(나이에 따른 성적하락)'가 시작된 노장들 대신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면서 자연스런 대표팀의 세대교체를 꾸리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김경문 감독은 2일 발표한 최종 엔트리에서도 철저히 실력 위주로 선수를 선발했다.

김경문 감독이 국제대회에서 암묵적으로 시행되던 '구단 별 선수 배분'에 동참(?)하지 않으면서 한화가 본의 아니게 그 피해를 떠안았다. 나머지 9개 구단에서 최소 한 명 이상의 선수가 포함된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단 한 명의 선수도 배출하지 못한 것이다. 사실 한화에서 가장 성적이 좋은 마무리 정우람이 예비엔트리에서 제외됐을 때부터 현재의 비극(?)을 예견한 야구팬들이 적지 않았다.

한화는 지난 9월 예비 엔트리가 발표됐을 때만 해도 투수 박상원과 포수 최재훈, 내야수 정은원까지 3명의 선수가 명단에 포함됐다. 하지만 작년 4승 2패 9홀드 2.10의 뛰어난 성적으로 한화의 가을야구 진출을 이끌었던 박상원은 올해 1승 4패 12홀드 3.97로 정체기를 겪었다. 올해가 전반적으로 투수들의 성적이 향상된 시즌이었음을 고려하면 결코 만족하기 힘든 결과였다.

타율 .290의 날카로운 타격과 영리한 투수리드, 강한 어깨를 겸비하며 대표팀 승선이 유력해 보였던 안방마님 최재훈은 박세혁(두산)과의 경쟁에서 밀렸다. 단순히 주전포수 양의지(NC)의 백업을 위한 경쟁이라면 최재훈이 결코 뒤질 게 없지만 박세혁은 빠른 발을 갖추고 있어 대주자로도 활용가능하고 경우에 따라 우익수 수비까지 맡을 수 있다. 결국 최재훈은 개인기량이 아닌 대표팀 내 활용도에서 박세혁에게 밀린 셈이다.

한화 내야의 희망 정은원 역시 마찬가지. 작년까지 내야 전포지션을 소화했던 정은원은 올해 한화의 풀타임 주전 2루수로 활약했다. 큰 변수가 없는 한 대표팀의 주전 2루수가 박민우(NC)로 굳어지는 현 시점에서 백업 내야수는 경험이 적은 정은원보다 대주자는 물론 김하성(키움 히어로즈)의 백업 유격수로도 활용할 수 있는 김상수가 쓰임새가 더욱 다양하다. 결국 한화 예비엔트리 3인방의 최종엔트리 승선은 그렇게 좌절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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