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주고 사는 스트레스... 피폐해져만 가는 청소년들

[주장] 청소년의 시각으로 바라본 대한민국의 사교육

등록 2019.09.26 10:27수정 2019.09.26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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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의 문제를 발표하는 학생의 모습 수업시간에 사교육의 문제점을 토론한 뒤 발표하는 모습이다. ⓒ 김경한


"학원 가는 게 힘들긴 하지만 남들도 다 학원에 다니고 학교 수업만으로는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해 사교육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이OO, 광주 OO고 학생)

"학교가 끝나면 오후 10시 정도라 평일에 많이 쉬지도 못하고 주말에도 과외 같은 사교육 때문에 힘듭니다."(선OO, 광주 OO고 학생)
  
우리나라는 외국과 달리 공교육보다는 사교육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대학 서열화에 바탕을 둔 입시 위주인 학교 교육과 과열된 경쟁이 그 이유다. 또한 공교육의 질이 안 좋다고 생각하여 사교육이 입시에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교육부와 통계청의 '2018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교육 참여율은 72.8%로 전년 대비 1.7%P 증가했다. 총 사교육비 또한 19조 5천억 원으로 전년 대비 8천억 원 증가해 높은 의존도를 보여주었다.

사교육은 공교육에 반대되는 개념이다. 국가가 관리하는 유아교육법 및 초·중등교육법 그리고 고등교육법의 적용을 받는 교육기관 밖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을 말한다. 1980년에 전두환 정권은 '7.30 교육개혁조치'라는 이름으로 사교육을 전면 금지했다. 암흑기를 보내던 사교육 시장은 현재 1인당 사교육비가 역대 최고를 기록하며 전성기를 보내는 중이다.

사교육의 문제점이라 한다면 우선 과한 사교육비 지출일 것이다. 2018년 기준 사교육 참여 학생의 월평균 사교육비가 평균 32만 1천 원인 가운데 고등학생의 경우 월평균 54만 9천 원이었다. 이는 중위 소득자의 평균 월급이 200만 원임을 고려했을 때 큰 수치이다.  
  
실제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공개한 '2018년 교육여론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만 19세~75세 미만 성인 남녀 2000명 중 유아와 초·중·고 자녀가 있는 응답자의 88.4%가 사교육비가 가계에 부담된다고 대답했다. 자녀에게 사교육을 시키는 이유는 심리적으로 불안하기 때문이 26.6%로 가장 많았다. 남들보다 앞서 나가게 하기 위해, 학교 수업을 잘 따라가지 못해서가 각각 23.7%, 14.8%로 그 뒤를 이었다.

사교육의 다른 문제점은 사교육으로 인해 학생들의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의 2018 아동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동 10명 중 7명이 평소 시간이 부족하다. 시간이 부족한 이유로 23.3%가 학원 수업 또는 과외라 대답했다. 이는 27.5%인 학교에 육박하는 수치다. 2020년 기준 고등학교까지는 의무교육이라는 점을 미루어보면 학원과 과외의 부담감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부는 사교육의 여러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정책을 제시했다. 그중 하나가 학생의 건강 보존이 목표인 오후 10시 이후 학원 교습을 제한하는 학원 심야교습 제한 정책이다. 이는 정기적인 불법 심야 교습행위 단속과 안내 덕분에 이전보다 심야 교습을 진행하는 학원이 줄어드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이끌었다.


하지만 학원 심야교습 제한으로는 사교육의 문제점을 해결하기에 부족하다고 생각한 서울시교육청은 사교육비 절감을 목표로 일요일에 학원 교습을 금지하는 '학원 일요 휴무제'를 제시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선거 공약 중 하나로 현재 공론화 진행 중이며 오는 27일 전문가들과 일반 시민들의 1차 열린 토론회가 열린다.

별걸 다 막는다는 반대 측과 월화수목금금금을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 일요일만이라도 쉬게 하자는 찬성 측이 의견을 첨예하게 주고받는 중이다. 일주일 중 단 하루라도 쉰다면 지금보다 학생들의 행복지수는 더 높아질 것이다. '학원 일요휴무제'는 비단 서울시교육청만 다룰 문제가 아니다. 서울시를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학원 일요휴무제'가 지정되어 학생들이 학업에만 몰두하지 않고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사교육 #학원일요휴무제 #학원심야교습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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