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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수 앞에서 엉엉 운 고교생... "감사함을 느꼈다"

[인터뷰] 영화 <양자물리학> 이찬우 역의 배우 박해수

19.09.18 17:12최종업데이트19.09.1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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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스크린 주연을 맡은 배우 박해수가 열연을 펼친 상업영화가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오는 25일 선보이는 영화 <양자물리학>에서 박해수는 능글맞지만 의리와 정의 넘치는 클럽 사장 이찬우 역을 맡았다. 개봉을 앞두고 지난 17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그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첫 주연의 부담감과 설렘
 

▲ 박해수 오는 25일 개봉하는 영화 <양자물리학>의 주연배우 박해수가 영화 개봉을 앞두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 (주)메리크리스마스

 
<양자물리학>은 '생각은 현실이 된다'는 신념 하나로 버티는 주인공 이찬우(박해수 분)가 유명 연예인의 마약 사건에 검찰, 정치계가 연결된 사실을 알고 업계 에이스들과 함께 대한민국의 썩은 권력을 뒤엎는 대리만족 범죄오락 영화다. 

앞서 말했듯 <양자물리학>은 박해수가 영화로는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작품이다. 소감을 묻는 질문에 박해수는 "스크린 주연 데뷔가 저한텐 긴장 백배의, 엄청난 부담감을 주었지만 이미 손을 떠난 영화의 판단은 관객분들이 하시는 거라 생각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평가 면에서 엄청 부담감을 갖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설레는 마음도 크다며, 작품만 놓고 봤을 때는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통해 이름을 알렸고, 인지도도 높아진 그는 '슬빵' 이후에 작품을 고르는 데 어떤 마음이었을까. 

"'슬빵'이 발판이라고 특별히 생각하지 않았다. 주변에서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하는데 어디 있냐'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 그런 말 들을 때 조금 흔들리긴 했지만, 저는 노를 분명 젓고 있고, 다만 과하게 가서 노가 부러지는 것보다 (천천히 가는 게) 낫다고 생각하고 있다. 쓰임 받고 싶은 작품에서, 만나고 싶은 캐릭터를 만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 작품 선택에 있어서 태도가 달라진 건 아닌 것 같다. 기회가 많아졌을 뿐이다."

유흥계 화타, 클럽 사장 역을 잘 소화하기 위해서 그는 "전사를 많이 생각해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찬우가 '말발' 하나로 여기까지 왔고, 외로움도 간직하고 있는 친구라 그의 과거가 많이 궁금했다"며 "찬우의 과거에 대해 많이 상상하면서 왜 그가 말이 많아질 수밖에 없었는지, 왜 과거로 돌아갈까봐 두려워 하는지 그런 것을 일기 형태로 써보기도 했다"고 밝혔다. 

내가 연기하는 데 '이유는 있구나' 싶어
 

▲ 박해수 오는 25일 개봉하는 영화 <양자물리학>의 주연배우 박해수 ⓒ (주)메리크리스마스

 
그는 '내가 배우의 길을 꼭 끝까지 가리라' 하는 생각이 특별히 있지는 않지만 '내가 이 일을 하고 있는 이유는 있구나' 하는 생각은 종종 든다고 말했다. "여기서 내가 무언가 할 일이 있겠구나, (좀 거창하지만) 내가 이 작품들을 통해서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러면서 연극할 때의 경험 하나를 말해줬다.

"(여러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보다) 한 생명을 구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 생명을 구하면 여러 생명을 구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예전에 연극할 때 고등학생 아이가 맨 앞에서 너무 울어서 연극이 끝났는데도 못나가고 있더라. 나중에 가서 위로해줬더니 엉엉 울더라. 인생을 끝내고 싶었는데 이 작품('사춘기')을 보고 안 그러기로 했단다. 감히 '구한다'는 표현이 오만하지만 내가 저 친구 하나를 구할 수 있는 능력이 있구나, 하는 데서 감사함을 느꼈다. 한 명을 위로하는 것의 여파는 대단한 것 같아요. 파동적으로." 

너무 진지하게 이야기가 흘렀다고 생각했는지 그는 마지막에 "파동적으로"란 다섯 글자를 덧붙이며 웃어보였다. 영화에서 생각이 일으키는 파동의 힘을 믿는 그에게 평소에 걱정 같은 건 많이 하는 편인지 물었다. 이에 박해수는 "걱정은 없는데 고민은 항상 많은 편"이라며 "그걸 글로 풀면 좀 빠져나오더라. 글쓰기라고 말하기엔 거창하고 낙서처럼 끼적이는 걸 원래 좋아한다"고 말했다. 낙서로 글이나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다는 그는 요즘 흰수염고래에 푹 빠져있다며 흰수염고래 펜 안 떼고 한 번에 그리기를 그 자리에서 직접 시연해보였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스타일의 작품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는 "영화 <김씨표류기> 같은 영화를 좋아한다"고 답하며 "너무 잘 만들어진 영화 같다. 주인공이 되게 외롭기도 하고 되게 유쾌하기도 하고. 단순한 자장면 하나에서도 울컥울컥하고. 어렵지 않으면서도 재밌으면서도 신선한, 그런 작품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대중으로부터 듣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지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저 배우가 궁금하다, 저 배우가 앞으로 어떻게 할지 지켜보고 싶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싶다."
 

▲ 박해수 오는 25일 개봉하는 영화 <양자물리학>의 주연배우 박해수 ⓒ (주)메리크리스마스

 
박해수 양자물리학 서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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