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석유시설 누가 공격했나... 미국-이란 '진실공방' 가열

트럼프 "확실히 이란으로 보여"... 예멘 반군 "우리가 했다"

등록 2019.09.17 11:57수정 2019.09.17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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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시설 피격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시설 공격의 주체로 이란을 거듭 지목하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각) 트위터에 "이란이 드론을 격추했을 때를 기억하라"라며 "사실 그것이 어디에도 근접하지 않았을 때, 이를 다 알면서도 자신들의 영공에 있었다고 말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들은 매우 큰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주장을 강력히 고집했다"라며 "그들은 이제 사우디에 대한 공격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한다. 지켜볼까?"라고 썼다.

사우디 석유 시설 공격을 일체 부인하고 있는 이란에 대해 중동 해상에서 미군 무인정찰기가 영공을 침범했다는 이유로 미사일을 발사해 격추했던 최근의 사례를 거론하며 거듭 비난한 것이다.

트럼프 "이란과 전쟁 원하지 않지만 준비 돼 있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도 기자들과 만나 이란이 사우디 석유 시설을 공격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지금은 확실히 그렇게 보인다"라며 "지금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라고 답했다.

또한 이란과의 전쟁을 원하느냐는 물음에 "나는 누구와도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우리는 누구보다 준비돼 있다"라며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를 갖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만약 그 길(전쟁)로 가야 한다면 누가 그랬는지 확실히 밝혀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틀 전 사우디 정부는 "아브카이크 탈황 시설과 쿠라이스 유전 등 주요 석유 시설 2곳이 무인기 여러 대의 공격을 당해 불이 났다"라며 "해당 시설의 가동을 일시 중단함에 따라 당분간 하루 570만 배럴 규모의 원유 생산이 줄어들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사우디 하루 전체 산유량인 980만 배럴의 절반이 넘고 전 세계 하루 산유량의 5%에 달하는 규모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의 석유 시설이 멈춰서면서 국제유가도 급등하고 있다.

예멘 반군은 성명을 내고 자신들이 공격을 가했다고 발표했으나, 미국은 공격 방식이나 규모를 들어 이란을 공격의 주체로 지목했다. 

CNN 방송은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이번 공격에 크루즈미사일과 공격형 드론 등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들 무기가 이란에서 출발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정보가 있다"라고 보도했다.

사우디군도 "초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공격에 사용된 무기들은 이란에서 생산된 것"이라며 "그것들이 어디서 날아왔는지 조사하고 있다"라고 이란 배후설을 주장했다.

AP "미국·사우디, 이란이 했다는 실질적 증거 안 내놓아"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에 "검증 결과에 따라 장전 완료된(locked and loaded) 상태"라며 군사 보복을 시사했다. 하지만 이란은 "최대 거짓말'이라며 강력히 부인했고, 다음 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에서도 미국 측과 만나지 않겠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당국자는 "걸프 지역에 군사 자원(military resources)을 추가로 보내는 것을 고려하고 있지만, 아직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통신은 "미국이나 사우디 당국자들은 이란이 석유 시설을 공격했다는 그들의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실질적인 증거(substantial evidence)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예멘 반군도 이날 트위터에 "사우디가 예멘에 대한 침략과 봉쇄를 즉각 중단하지 않으면 또다시 우리가 사우디를 언제, 어디든 공격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자신들이 공격의 주체라고 거듭 주장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도널드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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