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잡은 '묵시적 청탁', 조국에 씌우려는 나경원

한국당, '묵시적 청탁' 강조하며 연일 윤석열 검찰 압박... "면죄부 주면 특검 가야"

등록 2019.09.03 12:21수정 2019.09.03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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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아래 한국당)이 '묵시적 청탁'을 강조하며, 검찰의 조국 신임 법무부장관 후보자 수사가 엄정하게 이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서 "국민의 시선이 검찰로 가고 있다"라면서 "공정수사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 결국 특별검사로 향할 수밖에 없다. (특검의) 대상에는 부실한 검찰 수사도 포함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직권 남용·묵시적 청탁 등은 최근 우리가 대법원 선고에서 내내 들었던 이야기다"라면서 "조국 후보자 스스로 나중에 공소장에 쓰일 많은 이야기를 했다"라고 지적했다.

"묵시적 청탁, 광범위하게 인정" vs. "장학금 수령, 묵시적 청탁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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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기자간담회와 관련해 “조 후보자는 기자들의 짤막한 질문에 장황한 변명, 기만, 감성팔이만 했다”고 말했다. ⓒ 유성호

 나경원 원내대표의 발언은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관련 재판에서, 법원이 '묵시적 청탁'을 인정한 것과 관련이 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열쇳말인 '묵시적 청탁'을 조국 후보자에게도 덧씌우려는 의도로 보인다.

나 원내대표가 '묵시적 청탁'을 언급한 건 이날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2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여러 가지 사실과 증거를 종합해보면 조 후보자의 가장 중요한 핵심범죄는 직권남용과 업무 방해"라며 "윤석열 검찰총장은 그동안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는 데 있어 매우 광범위하게 묵시적 업무방해와 묵시적 직권남용을 인정했다"라는 점을 지적했다.

검찰이 조국 후보자와 관련해 칼끝을 겨누고 있는 이 시점에서 다시 한 번 '묵시적 청탁'을 강조했다고 볼 수 있다.  나 원내대표는 "이번 수사가 결국 조국 후보자의 면죄부 수사로 흘러간다면, 만약 그런 이중잣대를 들이댄다면, 검찰은 더 이상 검찰의 명예도 지키지 못할 것이고 존립근거도 잃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는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딸의 서울대 환경대학원 장학금 수령은 묵시적 청탁으로 볼 수 없다"라고 반박했다. 당시 현장에서는 "아버지가 서울대학교 교수이기 때문에, 딸의 서울대 환경대학원 장학금 수령은 묵시적 청탁으로 해석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기자의 질문이 나왔다.


조 후보자는 "장학금 수령은 청탁해야 하는데, 제가 청탁한 사실이 없다"라며 "누구에게 장학금 받으려고 청탁했는지 없는 사실을 입증하라고 하면 방법이 없다"라고 반박했다. "환경대학원 교수든, 서울대 동창이든 누구든 저에게 청탁 받은 사람이 있다고 하면 인정하겠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조선>이 언급한 '묵시적이라는 새 올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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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시적'이라는 새 올가미 9월 3일 <조선일보> 기자 칼럼 ⓒ 조선PDF

공교롭게도 <조선일보>도 3일자 기자칼럼을 통해 '묵시적 청탁'을 꺼내들었다. "'묵시적'이라는 새 올가미"라는 제목의 해당 칼럼은 지난 8월 29일에 있었던 박근혜-최순실-이재용 판결에 대해 "대법원은 '묵시적 부정 청탁만 있어도 된다'고 했다"라며 "명시적 청탁이 없더라도 공직자의 결정이 기업 이익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양측이 이심전심으로 알았다면 처벌 대상이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이에 적지 않은 판사들이 당혹감을 느끼고 있다"라며 "명백한 증거가 없더라도 유죄를 판결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해당 칼럼은 "기업이 정권 요청에 따라 특정 지역에 투자한 경우 이 투자는 기업 승계나 사업 확장 등 기업 현안과 연관돼 '묵시적 청탁'으로 둔갑할 수 있다"라며 "이제 권력의 요구를 거부하거나 현안 없는 기업이 아니면 뇌물죄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라고 지적했다.

사실상 대법원이 '묵시적 청탁'을 인정한 것에 대해 비판적인 논조로 접근한 내용이다. 정작 한국당은 이 ''묵시적 청탁'이라는 새 올가미'를 조국 후보자에게 씌우려는 모양새이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묵시적청탁 #조국 #기자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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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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