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 이장, 방범대장이 모여 만든 꿈의학교

[꿈의학교를 찾아서] 꿈꾸는 도자 예술가 꿈의학교

등록 2019.08.21 10:32수정 2019.08.21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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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일도방 전경 ⓒ 영일도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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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토론 모습. 한 방송사에서 촬영을 하고 있다. ⓒ 이민선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교육 철학을 제대로 구현한 학교가 있다. 경기도 용인에 있는 '꿈꾸는 도자 예술가 꿈의학교(아래 도자 꿈의학교)'다.

꿈의학교는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의 핵심 정책으로 학생이 스스로 자신의 꿈(진로 등)을 찾게 하는 걸 목표로 둔 '학교 밖 학교'다.

도자 꿈의학교는 '포곡마을교육복지협의회(아래 교육복지협의회)' 설립·운영 주체다. 이종선 포곡읍 전대리 이장과 류성림 포곡중학교 교장, 어머니 방범 대장, 학부모 등 마을과 교육을 대표하는 많은 이가 이 단체에 참가했다. 온 마을이 나서서 아이들을 키운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다.

지난 19일 수업이 이루어지는 곳은 영일도방을 찾았다. 

"도예학교지만 도예가 양성 목적은 아냐"

영일도방은 도자기를 굽는 가마까지 갖춘 꽤 큰 규모의 도예 공방이다. 60여 평(198㎡) 건물 1층을 오롯이 도방으로만 쓰고 있다. 이곳의 조영일 대표가 도예 꿈의학교의 교장을 맡고 있다.

24년 경력의 그에게 학교 설립 계기를 묻자 "도예 학교지만, 도예가를 양성하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도자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맞닥뜨린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보는 등 이것저것 해 볼 기회를 제공해 꿈을 찾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라고 밝혔다. 


이곳 학생들은 도예품을 직접 만드는 것은 물론 판매 과정까지 경험한다. 이는 학생들에게 경제 관념을 심어주기 위한 목적이다. 

도예 꿈의학교는 운영 1년 차인 지난해에는 50여만 원을, 올해는 이미 100만 원을 벌었다. 이 돈은 어려운 이웃에게 전액 기부한다. 구체적인 사용 방법은 학생 스스로 정신이 핵심 가치인 꿈의학교답게 학생들이 직접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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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조영일 <꿈꾸는 도자 예술가 꿈의학교>교장(영일도방 대표), 오른쪽 김귀엽 포곡 중학교 교육 복지사. ⓒ 경기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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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학교 학생들이 작품을 판매하는 모습 ⓒ 꿈꾸는 도자 예술가 꿈의학교

  
꿈의학교 2년차인 올해는 현재 25명이 도자(도기와 자기)의 기본원리와 제작기법 등을 배우고 있다. 이 중 6명은 소질과 의지가 있어 한 단계 높은 도예 교육을 받는 심화 학습반 학생이다.

도자 꿈의학교 운영 주체인 교육복지협의회 결성을 제안한 것은 이 마을에서 태어나 어린 시설을 보낸 뒤 대도시에서 살다가 5년 전 귀향한 이종선 이장(50세)이다.

그는 "돌아와 보니 가정에서 제대로 보살피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어 교육에 관심을 가졌다. 그래서 교장 선생님(포곡 중학교)과 도예가(조영일) 같은 분들에게 교육 복지협의회 설립을 제안했다"라고 밝혔다.

이장님이 내민 손을 류성림 교장이 기꺼이 잡았다. 류 교장은 "아이들 소질을 계발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을 주는 게 중요하다"라고 이장님 등과 힘을 모아 꿈의학교를 운영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류 교장은 "마을에 학교가 있어 마실 가는 마음으로 학생들이 부담 없이 올 수 있다는 점, 도예를 직업으로 하는 유명한 도예가한테 직접 배운다는 게 기존 학교(공교육)와 다른 점"이라고 덧붙였다.

오후 3시 50분 즈음부터 학생들이 하나둘 도방에 들어섰다. 4시에 수업이 예정돼 있어서다. 이날 첫 수업은 작품 판매 수익금 100만 원의 사용방법 정하기다. 학생들 의견은 홀로 사는 어르신을 돕자는 데 모였다.

이 학교는 지난 5월 1일 문을 열었다. 도자의 기본원리와 제작기법 교육과 함께 청주 국제 공예 비엔날레, 이천 도자기 축제 견학도 진행한다. 오는 11월 9일 작품 전시회와 함께 졸업식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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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작품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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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작품 ⓒ 이민선

 
#꿈꾸는 도자 예술가 꿈의학교 #영일도방 #꿈의학교 #경기도 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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