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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과 '코미디빅리그' 예능인들의 수상한 동행... 그 이유는

박나래-황제성 등 인기 예능인들 공개코미디 출연, 예능 유망주 발굴 이어져

19.07.29 11:59최종업데이트19.07.29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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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예능 프로그램 <뭐든지 프렌즈>의 한 장면 ⓒ CJ ENM

 
7월 들어 tvN (XtvN 포함)은 다양한 신규 예능 프로그램을 연이어 등장시켰다. '사비 탕진 버라이어티'를 표방한 <뭐든지 프렌즈>를 비롯해 웃으면 출연료가 삭감당하는 <플레이어>, 두뇌 퀴즈 대결 <씬의 퀴즈> 등은 아직 큰 화제몰이에 성공한 것은 아니지만 조금씩 입소문을 타면서 착실히 시청자들을 모으고 있다.

특히 <뭐든지 프렌즈>와 <플레이어>는 자사의 개그 프로그램 <코미디 빅리그> 출연진 중심의 인적 구성으로 눈길을 모은다. 비예능인 위주의 예능 제작이 최근 방송가의 주요 흐름인 것을 감안하면 tvN은 다소 특이한 선택을 한 셈이다. 배우, 가수를 내세운 <삼시세끼> <꽃보다 할배> <스페인하숙> <윤식당> <신서유기> 등 이른 바 '나영석표 예능'은 여전히 tvN의 간판 프로그램이지만, 다른 한 편에선 코미디언들을 적극 활용하며 나름의 색깔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것.

그 중심엔 <코미디빅리그>가 예능인 양성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예능 대세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박나래만하더라도 특유의 분장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건 <코빅>의 힘이 컸다. 

<뭐든지 프렌즈> <플레이어>... <코빅> 출연자들이 핵심
 

tvN <뭐든지 프렌즈>의 한 장면 ⓒ CJ ENM


매주 수요일 오후 11시 방송되는 <뭐든지 프렌즈>는 사실 그리 새로운 편은 아니다. 각양각색의 설문조사와 제품들을 놓고 순위권 안에 포함된 물건을 맞추는 형식은 과거 1990~2000년대에도 종종 볼 수 있는 예능 포맷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뭐든지 프렌즈>에선 여기에 제품 가격을 출연진이 결제하는 벌칙을 적용하면서 차별화와 재미를 도모한다. 한 푼이라도 덜 쓰기 위한 눈치 게임을 이끌어가는 건 코미디언 2인 1조 구성 출연진의 힘이 절대적이다.  

황제성+양세형, 박나래+양세찬, 문세윤+홍윤화 등 오랜 기간 <코빅>에서 호흡을 맞춘 이들은 특유의 입담과 절묘한 호흡으로 시청자들의 웃음을 유발한다. <백종원의 골목식당> <라디오스타> <한끼줍쇼> 등 쟁쟁한 기존 예능과의 경쟁에서도 조금씩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다.

<플레이어> 역시 닮은 듯 다른 방식으로 <코빅> 코미디언들을 적극 활용한다. 이용진, 이진호, 황제성 등은 이수근, 파이터 김동현, 배우 이이경 등과 함께 웃음 참기 버라이어티를 이끌어 나간다. 돌발 상황이 일어났을 때 웃음을 터뜨리면 출연료가 차감되는 방식이 기획의 핵심이다. 또한 우스꽝스러운 분장으로 Mnet <프로듀스 101>을 패러디한 '플레이어 101'을 선보이는 등 다채로운 변주를 시도하며 점차 프로그램의 틀을 정립하고 있다. 

꾸준히 공개 코미디 출연 병행... 예능 인재 발굴의 기회 활용
 

tvN, XtvN에서 동시 방영중인 < 플레이어 >의 한 장면 ⓒ CJ ENM

  
코미디언들의 예능 진출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그런데 이들 <코빅> 출연자들의 활동은 과거 선배들과는 다소 다른 양상을 보여준다. 앞서 <개그콘서트> <웃찾사> 등을 통해 인기를 얻은 코미디언들은 머지 않아 공개 코미디를 그만두고 예능 위주로만 활동을 펼쳤다.

반면 요즘 <코빅> 주력 출연진 상당수는 예능과 코미디 출연을 병행하고 있다. 살인적인 일정을 자랑하는 박나래는 여전히 <코빅>의 간판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양세형과 양세찬 형제를 비롯해 장도연, 문세윤 등도 지상파와 종편, 케이블을 가리지 않는 활약 속에서도 공개 코미디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tvN은 이러한 코미디언들의 활약을 자사의 예능 프로그램과 접목시켜 시너지 효과를 도모한다. 이는 불과 수년 전까지 <개그콘서트>의 전성기를 누리던 KBS가 <인간의 조건> <가족의 품격 풀하우스> <비타민> <위기탈출 넘버원> 등 여러 프로그램에 코미디언들을 적극 활용하던 것과 사못 흡사해 보인다.

방송사 입장에선 새로운 인적 자원을 발굴하는 통로이자 코미디언들에겐 예능 출연으로 얼굴을 알릴 기회다. 서로 윈-윈하는 전략인 셈이다. MBC 공채 코미디언 출신으로 <코빅> 이적 후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황제성은 그 성공 사례로 거론할 만하다. <호구들의 감빵생활>을 비롯해 <슈퍼 히어러> <뭐든지 프렌즈> <플레이어> 등 그는 tvN 예능에 연이어 등장하면서 늦깎이 예능 유망주로 주목받고 있다.

물론 이러한 출연진 선택이 모든 시청자들을 만족시키는 건 결코 아니다. "뻔한 개그 패턴이 식상하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한다. 비예능인 출신 출연자보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평가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vN과 코미디언들의 새로운 시도는 분명 주목할 만한 지점이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코미디빅리그 TVN 뭐든지프렌즈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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