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총독부에 들어선 미군, 일렬로 서 항복하는 일본

[박도 기자의 NARA 앨범 ①] 미군, 조선에 진주하다

등록 2019.07.25 17:08수정 2019.07.26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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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 전경(2017. 10. 제4차 방문 때 촬영). ⓒ 박도

  
다시 연재를 시작하면서

나는 2004년부터 네 차례에 걸쳐 미국 워싱턴D.C. 근교 메릴랜드주 칼리지파크의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 National Archives and Records Administration Archive)과 버지니아주 노퍽의 맥아더기념관을 방문하여 한국 관련사진을 검색, 입수했다. 

제1차 2004. 1. 31. ~ 3. 17.(46일간) 511매, 제2차 2005. 11. 29. ~ 12. 10.(12일간) 785매, 제3차 2007. 2. 27. ~ 3. 10.(12일간) 658매, 제4차 2017. 10. 22. ~ 10. 29.(8일간) 380매 등 78일간 미국에서 모두 2334매의 사진을 가져왔다.

나는 이 사진들을 그동안 <오마이뉴스>를 통해 네 차례에 걸쳐 공개, 연재해 왔다. 제1차 <사진으로 본 한국전쟁> (2004. 2. 14.~2004. 5. 4.) 총 30회, 제2차 <한국전쟁, 그 지울 수 없는 이미지 복원> (2017. 6. 13.~2017. 9. 27.) 총 30회, 제3차 <박도 기자의 사진 근현대사> (2017. 10. 16.~ 2018. 7. 1.) 총 50회, 제4차 <NARA의 북한 측 노획물> (2018. 12. 13. ~ 2019. 1. 21) 총 10회 등 모두 120회를 연재한 셈이다.

최근 그동안 입수해온 자료들을 총정리해 봤다. 그 결과 아직도 500여 점의 사료가 공개되지 않은 채 나의 NARA 앨범 속에 묻혀 있었다. 그래서 미공개 사진을 중심으로 연재 <박도 기자의 NARA 앨범>을 시작한다.

이번 연재는 매주 2회로 한 회에 10장 안팎의 사진을 실을 예정이다. 가능한 주제별로 연재하겠으나 그렇게 분류하기에는 애매한 사진도 많고, 또 주제별로 게재하기에는 이미 연재 게재한 사진이 많기 때문에 그때그때 주제별 또는 시기별로 적절히 풀어나갈 예정이다.

내가 감히 이 일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은 제1차 방미를 위해 성금을 보내주시고 성원해 주신 <오마이뉴스> 독자들 덕분이다. 그래서 그 은혜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남은 사진도 모두 <오마이뉴스>를 통해 공개 연재한다. 미국 현지 사정에도 어둡고, 영어에도 서툰 내게 갈잡이가 돼 주신 재미동포 박유종 선생에게 감사드린다. 그리고 곁에서 도와주신 이도영 박사, 방선주 박사, 이흥환, 이선옥 연구사님에게도.


연재 속 사료가 언론인, 영상예술가에 1차 자료로 이바지하길 바란다. 이 연재가 순항할 수 있도록 독자 여러분의 크나큰 성원을 바란다.

   

미국 버지니아주 노퍽에 있는 맥아더기념관. ⓒ 박도

   
이양선 출현

19세기 중반부터 조선 연근해는 모양이 이상한 배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조선사람들은 시꺼먼 연기를 내뿜는 이 배의 정체를 제대로 모른 채 '모양이 이상한 배'라 이름해 '이양선(異樣船)'이라 불렀다고 한다.

18세기 중엽부터 영국을 비롯한 서구에서 일어난 산업혁명은 눈부신 부국강병의 결과를 낳았다. 그들 나라들은 '원료공급'과 '시장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고자 아프리카, 아메리카에 이어 아시아 여러 지역에 '이양선'을 앞세워 침범하기 시작했다.

이 '이양선'은 상선에 무장을 한 것으로 영국, 프랑스, 미국 등 서구 열강의 기선이었다. 아래 첫 번째부터 다섯 번째 사진은 1871년 미국 함대가 강화도 침략 당시 사진들이다. 그들은 강화도 침략 5년 전, 미국 상선 한 척이 대동강에서 행패를 부리다가 불에 태워진 제너럴셔먼 호 사건을 구실로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며 조선을 침략한 것이다.

조선은 미국의 요구를 거절했다. 강화도 초지진과 광성진을 지키던 조선 군인들은 그들과 맞서 싸우다가 장렬하게 전사했다. 미국 함대는 전면 전쟁도 불사한 조선의 항쟁에 당황한 나머지 결국 뱃머리를 돌렸다. 이를 '신미양요'라고 한다.

1871년 신미양요 당시 사진이다. 
 

1. 강화 앞바다에 정박한 이양선이다. 무장한 미 상선 콜로라도(Colorado)호. ⓒ NARA

 

2. 미 상선 콜로라도(Colorado)호에서 조선에 상륙하고자 하는 승무원들이 작전을 논의하고 있는 모습(1871.6.). 콜로라도호는 모선으로 모노카시(Monocacy)호 등 지선을 거느린 것으로 보인다. ⓒ NARA

 

3. 모노카시(Monocacy)호 승무원들(1871. 6.). ⓒ NARA

 

4. 모노카시(Monocacy)호 승무원들에게 살해된 조선수비군(1871. 6.). ⓒ NARA

 

5. 미 무장 상선 콜로라도(Colorado)호에 오른 첫 번째 조선 관리(1871. 6.). ⓒ NARA

  
일본의 항복과 미군의 진주

1945년 9월 9일, 서울에 입성한 미군은 조선총독부 제1회의실에서 조선총독 아베 노부유키로(阿部信行)부터 항복문서를 받았다. 이날 오후 4시 조선총독부 국기게양대. 35년간 나부끼던 일장기가 내려지고 곧이어 미국 국가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성조기가 게양됐다. 그 시각부터 미군정이 실시됐다.

조선점령군 미 제24군단 사령관 육군중장 존 하지는 1945년 9월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틀 전 발표된 태평양미국육군 최고지휘관 맥아더의 포고문 1, 2, 3을 발표했다.

포고령 1호는 미군이 북위 38도 이남의 조선지역을 점령하며, 군정기간 중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한다는 것. 포고령 2호는 포고 명령을 위반 자, 미국인과 기타 연합국인의 인명, 또는 소유물, 또는 보안을 해한 자, 공중질서를 교란한 자, 정당한 행정을 방해하는 자, 또는 연합군에 대하여 고의로 적대행위를 하는 자는 점령군의 군율회의에서 유죄로 결정한 후, 동 회의에서 결정하는 대로 사형, 또는 다른 형벌에 처한다는 내용이었다.

미군정은 여운형의 조선인민공화국이나 상하이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전면 부정하거나 무시한 채, 직접 통치했다.

여섯 번째 사진부터는 1945년 9월 9일 미군의 서울 입성과 조선총독부 제1회의실에서 미군들이 조선총독부로부터 항복을 받는 장면들이다.

(* 기자의 기억력 한계와 매 기사 주제를 살리기 위하여 일부 사진은 이미 연재된 사진들과 겹칠 수 있음을 밝힙니다.) 
  

6. 미 육군 24군단 선발대가 서울에 입성하자 시민들이환영하고 있다(1945. 9. 9.). ⓒ NARA

7. 서울, 조선총독부 제1회의실에서 열린 일본항복 조인식(1945. 9. 9.). ⓒ NARA

8. 서울, 조선총독부 제1회의실에서 열린 일본항복 조인식. 조선총독부 고위 관리(가운데 아베 총독)들이 미군 앞에서 항복하고 있다(1945. 9. 9.). ⓒ NARA

  

9. 조선총독부 제1회의실에서 열린 일본항복 조인식을 미군 측 카메라맨들이 촬영하고 있다(1945. 9. 9.). ⓒ NARA

  

10. 조선총독부 제1회의실에서 열린 일본항복 조인식을 일본 측 카메라맨이 촬영하고 있다(1945. 9. 9.). ⓒ NARA

  

11. 서울, 일본항복 조인식 이후 가장 먼저 행해진 일은 조선총독부 광장의 국기게양대에서 일장기가 내려온 일이다. 미군이 일장기를 내리고 있다(1945. 9. 9.). ⓒ NARA

  

12. 서울, 조선총독부 광장의 국기게양대에 미국 성조기가 게양되고 있다. 이로써 북위 38도선 이남의 조선에서는 일제강점기가 끝나고 미군정이 실시됐다(1945. 9. 9.). ⓒ NARA

#NARA #일본 #미국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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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은퇴 후 강원 산골에서 지내고 있다. 저서; 소설<허형식 장군><전쟁과 사랑> <용서>. 산문 <항일유적답사기><영웅 안중근>, <대한민국 대통령> 사진집<지울 수 없는 이미지><한국전쟁 Ⅱ><일제강점기><개화기와 대한제국><미군정3년사>, 어린이도서 <대한민국의 시작은 임시정부입니다><김구, 독립운동의 끝은 통일><청년 안중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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