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자유를 추구한 여자, 사랑에 집착한 남자... 이들의 파멸

[공연 리뷰] 광주시립오페라단의 오페라 <카르멘>

19.07.01 18:17최종업데이트19.07.03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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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멘> 포스터 이번 공연은 광주·전남 상생 프로젝트이자 광주문화예술회관과 순천문화예술회관이 공동제작한 작품이다. ⓒ 광주문화예술회관


광주시립오페라단의 오페라 <카르멘>이 지난 6월 28, 29일 광주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2회 공연 전석 매진으로 호평 속에 막을 내렸다. 이번 공연은 광주·전남 상생 프로젝트이자 광주문화예술회관과 순천문화예술회관이 공동제작한 작품으로, 세계 최정상의 성악가들이 함께 했다. 

<카르멘>은 초연 당시 과격한 스토리로 엄청난 화제와 물의를 일으킨 작품이다. 대중의 혹평에 상심해서 그랬는지 비제는 건강 악화로 초연 3개월 만에 사망했지만 <카르멘>은 비제의 대표적인 오페라가 되었으며 오늘날 세계의 3대 오페라로 공연되고 있는 베스트 넘버이다. 니체와 브람스가 스무번 이상 관람할 정도로 등장인물들에 대한 치밀한 표현과 수준 높은 관현악기법 등은 오페라 역사의 걸작이 되었다.

"사랑은 들에 사는 자유로운 새와 같지."

<카르멘>의 원작은 프랑스 작가 프로스페르 메리메가 쓴 소설이지만 오페라의 대본은 당대의 인기작가 뤼도비크 알레비와 앙리 메이야크가 썼다. 이들은 원작과 달리 여성의 관능적 매력을 추가해 어떤 남자든 유혹에 빠지게 하는 '팜 파탈'로 카르멘을 창조했다. 
 

<카르멘>은 프랑스어로 진행되지만 자막서비스로 이해를 높였다. ⓒ 신남영

 
카르멘은 담배공장에서 일하는 최하층의 집시 노동자로 동료를 폭행한 일로 호송되던 중에 하사관 돈 호세를 유혹해 풀려난다. 그들의 사랑은 이렇게 시작되지만 사랑의 자유를 꿈꾸던 카르멘과 카르멘에 집착한 돈 호세의 결말은 투우 경기장에서 비극으로 끝난다.   

카르멘은 우크라이나 출신의 일리나 페트로바와 무츠미 타니구치가 절정의 기량으로 무대를 장악했으며 더불어 투우사 에스카미요는 세계 최정상의 바리톤 고성현, 조재경이 돈 호세는 테너 한윤석, 윤병길이 미카엘라는 김선희, 최정원이 저마다의 다채로운 빛깔을 내며 그랜드 오페라다운 캐스팅을 빛냈다. 여기에 대표적인 여성 지휘자인 여자경이 지휘봉을 잡아 익숙한 비제의 명곡들을 멋지게 선사했다.

오페라는 최고의 제작진에서 단역에 이르기까지 모두 제 역할을 소화해야 무대에 올려질 수 있는 종합예술의 꽃이다. 광주시립교향악단, 순천시립합창단, 전남대학교합창단, 광주시립소년소녀합창단, 순천시립극단과 안무를 맡은 이원국발레단까지 무대에서 집중력과 열정을 보여준 이들의 하모니는 막간마다 관객의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카르멘>의 커튼콜 오페라는 최고의 제작진에서 단역에 이르기까지 모두 제 역할을 소화해야 무대에 올려질 수 있는 종합예술의 꽃이다. ⓒ 신남영

 
광주시립오페라단은 <카르멘>을 올해 11월 순천문화예술회관에 올릴 예정에 있으며, 오는 9월에는 베르디의 오페라 <운명의 힘>을 준비하고 있다. 창단 이후 정율성의 오페라 <망부운> 등 선 굵은 작품들로 지역 예술 문화의 격조를 높이며 순항하고 있는 예술감독 정갑균 호의 다음 무대가 기다려진다.
카르멘 광주시립오페라단 정갑균 신남영 일리나 페트로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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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리뷰어. 2013년 계간 <문학들>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명왕성 소녀>(2023), <물 위의 현>(2015), 캘리그래피에세이 <캘리그래피 논어>(2018), <캘리그래피 노자와 장자>, <사랑으로 왔으니 사랑으로 흘러가라>(2016)를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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