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억 원 들어간 괴산 생활자원회수센터, 부실운영 논란

고가 자동선별기계 설치해 놓고 방치 작업자가 쪼그리고 앉아 작업... 재활용 가능물품 소각장 보내기도

등록 2019.06.14 17:55수정 2019.06.14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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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군이 30여억원을 들여 이달부터 운영에 들어간 생활자원회수센터 내부전경. 위탁업체는 현재까지 재활용선별기계를 사용하는 대신 바닥에서 수작업으로 재활용 선별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충북인뉴스

 

괴산군이 30여억원을 들여 이달부터 운영에 들어간 생활자원회수센터전경. ⓒ 충북인뉴스


괴산군이 30여억 원을 들여 이달부터 운영에 들어간 생활자원회수센터에 대해 부실운영에 따른 예산낭비 논란이 제기됐다.

위탁업체는 현재까지 재활용선별기계를 사용하는 대신 바닥에서 수작업으로 재활용 선별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작업으로 선별작업을 하다보니 효율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하루 10톤 가량 생활자원이 유입되지만 이중 4톤 가량이 소각장으로 향했다

비효율 논란에 대해 괴산군과 위탁업체 관계자는 "선별기계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 "작업자들이 익숙하지 않아 교육과정 중에 있다. 다음 주 부터는 선별기계를 가동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괴산군은 지난 5월 24일 '괴산 광역 생활폐기물 처리시설' 준공식을 진행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광역생활폐기물 처리시설은 소각장과 재활용 폐기물을 선별하는 생활자원회수센터로 구성됐다.

소각장에선 1일 40톤의 생활폐기물을 소각할수 있고 생활자원회수센터는 1일 15톤의 재활용 폐기물을 선별할수 있는 용량이다.

이중 부실운영 논란이 제기된 것은 생활자원회수센터. 총 공사비만 30여억 원이 투여됐고 효율을 높이기 위해 재활용선별기계가 설치됐다.


문제는 고가의 재활용선별기계가 활용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이곳에 반입된 재활용생활폐기물은 투입구를 거쳐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이동하고 일부는 자동선별을 거친 뒤 작업자가 작업대에서 선별하는 과정으로 진행돼야 한다.

하지만 지난 6월 3일 작업을 시작했지만 위탁운영업체인 A사는 현재까지 선별기계를 가동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A사는 반입물품을 생활자원순환센터 바닥에 쏟아놓고 작업자가 일일이 수작업으로 선별작업을 진행했다. 고령의 작업자들은 쪼그리고 앉아서 병과 캔, 플라스틱을 성상별로 분류했다.

30여억원이 투입된 시설에서 고가의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동네 고물상처럼 작업한 셈이다.

이에 대해 A사 관계자는 "작업자들이 이 일을 해본 경험이 없는 초보자여서 아직 기계 사용이 익숙치 않다"며 "현재 상태는 교육과정으로 봐 주면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음 주 부터는 정상적으로 선별기계를 가동해 작업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괴산군 관계자도 "선별기계에 문제는 없다"며 "차츰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재활용폐기물 선별의지 있나?
 

괴산 생활자원회수센터에서 소각용으로 분류한 폐기물 컨테이너. 이곳에는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박스나 플라스틱류 물품들이 분류되지 않은채 소각장행을 기다리고 있다. ⓒ 충북인뉴스

 

괴산 생활자원회수센터에서 소각용으로 분류한 폐기물 컨테이너. 이곳에는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박스, 계란 포장용기, 옷걸이, 플라스틱류 물품들이 분류되지 않은채 소각장행을 기다리고 있다. ⓒ 충북인뉴스

 

괴산 생활자원회수센터에서 소각용으로 분류한 폐기물 컨테이너. 이곳에는 뜯겨지지 않은 재활용폐기물이 그대로 쌓여 있다. ⓒ 충북인뉴스


전문가들은 선별기계와 컨베이어 벨트로 구성된 작업대에서 작업하는 것이 효율이 훨씬 높다고 말했다. 청주시 재활용센터 위탁업체 관계자는 "컨베이어벨트에서 작업하는 것이 효율도 높고 속도도 빠르다"며 "굳이 바닥에서 선별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민간 재활용폐기물 업체 관계자는 "고가의 장비를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하나도 없다"며 "바닥에서 수작업으로 할 거면 기계를 왜 설치했나? 예산낭비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하루 10톤을 처리한다고 했는데 인원대비 처리량을 비교하면 우리 회사의 2/3수준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재활용폐기물 선별도 부실하게 진행한 흔적도 발견됐다. 선별과정을 거친 뒤 쓰레기로 분류돼 소각장으로 향하는 생활 폐기물 중 일부는 아예 작업을 거치지 않은 것도 있었다.

소각장으로 보낼 폐기물이 쌓여있는 컨테이너 박스에는 아예 뜯지도 않은 채 비닐봉투에 담겨져 있었다. 지역주민들이 재활용으로 분류해 비닐봉투에 담아놓은 것을 아예 뜯지도 않고 소각용 폐기물로 분류한 것이다.

13일에도 작업자들은 계란 판, 종이박스, 옷걸이 등 재활용이 가능한 것이지만 소각 폐기물로 분류해 컨테이너 박스에 옮겨 실었다.

현재 이곳 생활자원순환센터에 반입되는 폐기물 중 소각장으로 향하는 비율은 40% 선인 것으로 나타났다. A사 관계자는 "현재 하루 10톤 정도가 반입되고 이중 4톤 가량을 소각장으로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증평군 지역에서 반입된 재활용폐기물의 성상이 좋지 않다"며 "재활용이 가능하지 않은 쓰레기를 그냥 재활용폐기물 봉투에 담아 이곳으로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증평군민을 대상으로 계몽활동을 하고 있다"며 "생활쓰레기 성상이 좋아지면 상황은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체관계자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여도 괴산 생활자원회수센터의 선별율은 낮다. 현재 청주시가 위탁업체와 맺은 협약에는 최저선별율을 65%로 명시한 상태. A사 관계자가 밝힌 선별율을 60%에 불과해 청주시가 명시한 최저선별율 보다 낮다.

한 민간 재활용 업체 관계자는 "반입된 재활용비닐봉지를 뜯지도 않은 채 소각장으로 보냈다는 것은 선별에 대한 의지도 책임감도 없는 것"이라며 "괴산군이 나서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괴산 #생활자원 #회수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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