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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들롱 '명예 황금종려상' 수상에 인권단체 화났다

[여기는 칸] 여성편력-폭력 논란... 진보진영 "칸 영화제, 행동 없는 말 뿐" 비판

19.05.20 14:34최종업데이트19.05.20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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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현지시각) 칸영화제 랑데뷰 행사에 참석한 프랑스 배우 알랭 들롱. ⓒ FDC

  
제72회 칸영화제 명예 황금종려상(Honorary Palme d'Or)을 받게 된 프랑스 배우 알랭 들롱에 대해 프랑스 인권 단체 및 진보진영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해로 84세인 알랭 들롱은 1957년 알레그레 감독의 <여자가 다가올 때>로 데뷔한 이후 프랑스 국민배우로 거듭나며 스타가 됐다. 지난 4월 중순 칸영화제 측은 "그는 오랫동안 이 상을 받는 것을 주저했지만 이렇게 상을 드릴 수 있게 돼서 기쁘게 생각한다"며 수상 소식을 알린 바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각 기준) 세계 영화계에 의미 있는 족적을 남긴 인물을 초대해 관객과 대화를 진행하는 랑데부 섹션에 초대된 알랭 들롱은 "내 인생에서 배우가 될 수 있도록 투쟁하게 한 건 바로 여성들"이라며 자신의 연기 인생에서 항상 언급돼 온 여성 편력에 대해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이어 그는 "내 접근방식이 그들(여성들)을 질리게 할 수 있음을 인정한다"며 "나는 독특하고 강렬한 개성을 가지는 수많은 배우 중 하나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들고양이>(Il gattopardo), <수영장>(La Piscine) <태양은 가득히>(Plein Soleil, Purple Noon), <볼사리노>(Borsalino) 등 여러 명작에 출연하며 커리어를 쌓던 알랭 들롱은 동시에 여성 편력과 폭행 등으로 물의를 빚었다. 또한 동성 결혼 이슈 관련 "성별이 같은 부모가 아이를 입양하는 걸 반대한다"고 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의 수상 소식에 프랑스 인권 단체 Les Effrontées 등은 <프랑스24> 등과 인터뷰에서 "지난해 칸영화제는 성차별과 젠더 이슈에 대해 저항하며 그것을 근절하겠다고 선언했지만, 결국 알랭 들롱에 상을 주면서 행동 없는 말뿐이 됐다"며 강한 비판 성명을 냈다. '여성과 할리우드' 설립자인 멜리사 실버스타인 역시 SNS에 "알랭 들롱은 그간 인종차별적이고 반유대주의적인 단체에 동조해 왔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이를 인지한 듯 티에리 프레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영화제 개막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영화제가 알랭 들롱에게 노벨 평화상을 준 건 아니지 않나"며 "배우로서의 훌륭한 경력을 기리며 그에게 상을 주는 것"이라 해명했다. 

하지만 올해 칸영화제는 성폭행 혐의가 있는 압둘라티프 케시시 감독의 <메크툽, 마이 러브: 인터메조>를 경쟁부문에 초청하는 등 여성과 인권 문제에 있어서 전향적 자세를 밝힌 그간 방침과 반대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작품 선정 역시 비유럽, 비영미권 발굴에 소홀했다는 평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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