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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드게임' 후 시작되는 스파이더맨의 모험, '파 프롬 홈'

마블의 영원한 하이틴 스타, 연이은 리부트에도 인기 식지 않는 이유

19.05.09 11:23최종업데이트19.05.09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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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Spider-Man : Far From Home)> 공식 포스터 ⓒ 소니픽처스코리아

 
최근 히어로 장르를 이끌고 있는 마블과 DC의 영화 산업은 '어벤져스(The Avengers)'와 '저스티스 리그(Justice League)'로 귀결된다. 다양한 히어로 혹은 빌런들을 순차적으로 소개한 다음 한 영화에서 한꺼번에 모습을 드러내 사건을 일으키거나 푸는 방식으로 큰 그림을 만들어가고 있다.

양사의 간판 히어로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스파이더맨, 헐크 등의 캐릭터들은 전 세계 팬들에게 너무나 잘 알려져 있다. 이들은 마블과 DC의 히어로 시리즈가 본격화되기 이전부터 높은 인지도를 자랑했다. 각종 영화나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을 통해 일찍부터 존재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 팬들에게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이후 <어벤져스>나 <저스티스 리그>에 이들이 등장하자 신기해하는 의견이 많았을 정도다. 그만큼 많은 이들에게 익숙한 대중적인 히어로라고 할 수 있다. 마블, DC는 몰라도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 등은 알고 있는 경우도 흔하다. 유니버스가 본격화되기 이후부터 인기몰이를 시작했던 아이언맨, 토르, 캡틴 아메리카, 닥터 스트레인지, 아쿠아맨, 플래시 등과는 여러 가지 면에서 달랐다.

마블의 영원한 하이틴 스타로 불리는 <스파이더맨>은 가장 꾸준한 대중적 히어로 중 한 명이다. '스파이더(spider)'라는 단어에서도 알 수 있듯이 거미의 능력을 갖춘 캐릭터인데 빌딩이 빽빽한 도심을 자신의 영역 삼아 사람들을 돕는 피터 파커의 얘기를 다루고 있다.

스파이더맨은 2000년대 들어 가장 왕성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스크린 히어로다. 주기를 타고 나왔다 안 나왔다를 반복하는 상당수 작품에 비해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토비 맥과이어, 앤드류 가필드, 톰 홀랜드 등 주연 배우는 바뀌어도 주 배경이나 스토리는 중심이 잡힌 채 계속해서 신 버전이 나오고 있다.

<스파이더맨> 1~3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1~2편, <스파이더맨 : 홈커밍> 등 스파이더맨 시리즈가 끊이지 않고 나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관객의 관심이다. 아무리 의욕적으로 영화를 냈어도 팬들에게 외면 받으면 더 이상 후속작이나 비슷한 작품을 내기 힘들다.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일단 영화는 손익계산이라는 부분을 무시할 수 없다. <스파이더맨>이 얼마나 꾸준하게 팬들에게 어필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오는 7월 개봉 예정인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Spider-Man : Far From Home, 감독 존 왓츠)>은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온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톰 홀랜드)가 학교 친구들과 함께 떠난 유럽 여행에서 새로운 빌런들과 충돌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여기에 정체불명의 인물 '미스테리오'(제이크 질렌할)가 가세하며 흥미진진한 스토리 라인을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이언맨과 스파이더맨은 매우 돈독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 소니픽처스코리아

 
어리고, 인간적이고, 아슬아슬한 히어로
 
<스파이더맨>의 매력을 꼽으라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인간미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스파이더맨은 초능력을 지닌 존재지만 지켜보는 관객들 입장에서는 그 어떤 히어로보다도 친밀한 느낌을 받는다. 아무리 상상력을 동원해봐도 우주적 존재인 슈퍼맨은 멀기만한 존재다. 헐크의 말도 안 되는 파워 역시 먼 세계 이야기다. 배트맨 같은 경우 능력치는 가장 인간에 가깝지만 재력, 과학 응용 등에서 일반인들의 눈높이를 훌쩍 넘어간다.

물론 스파이더맨의 능력 역시 보통의 상식선과는 거리가 멀다. 손에서 거미줄을 뿜어내고 빌딩숲 사이를 흡사 놀이터처럼 자유롭게 넘어 다니는 모습은 시원시원하고 멋있기 그지없지만 현실적으로 만화 속 세계에서나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파이더맨은 그나마 '우연이지만 나에게도…'라는 상상력을 보는 이들에게 느끼게 한다.

스파이더맨은 아주 우연하게 탄생했다. 특별히 내세울 게 없던 평범한 소년이었던 피터가 방사능 거미 혹은 유전자 돌연변이를 일으킨 거미에게 물리게 되면서 능력을 얻게 됐다. 이후 피터 파커가 스파이더맨이라는 콘셉트로 사람들을 구하는 히어로가 된다는 것이 뼈대가 되는 스토리다.

아직 어린 히어로라서일까. 스파이더맨은 슈퍼맨, 배트맨 등 굳센 히어로들처럼 진중하고 묵직한 스타일은 아니다. 정의로운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것은 맞지만 장난기 넘치는 성격에, 상황에 따라 허둥지둥 대거나 엉뚱한 실수를 종종 저지른다.

물론 성장형 히어로답게 중요한 순간에는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문제를 해결하는데도 능하다. 그야말로 가슴을 조마조마하게 하는 매력(?)이 차고 넘치는 캐릭터다. 스파이더맨을 좋아하는 팬들은 외려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더 깊이 공감하고 애정을 느끼기도 한다. 특별한 능력이 있다고 모든 것을 다 잘하는 것이 아닌 좌충우돌하면서 스스로 배워나가는 우리네 장난꾸러기 같은 모습이 친숙함을 더해준다.

어벤져스의 리더격인 아이언맨 또한 그런 스파이더맨을 아들 혹은 조카처럼 생각한다. 아이언맨과 스파이더맨이 함께 등장하는 영화 속에서 그러한 장면이 자주 비쳐진다. 이는 지켜보는 팬들 역시 마찬가지다. 히어로이지만 뭔가 완벽하지 않은, 보살펴줘야 할 것 같은 인물인지라 친한 옆집 가족 같은 느낌을 받기 십상이다.
 

스파이더맨은 거미의 다양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 소니픽처스코리아

 
빌런들로부터 도시를 지키는 하이틴 영웅
 
스파이더맨은 거미의 능력을 대부분 사용할 줄 안다. 단순히 거미줄을 쏘고 높은 곳을 자유롭게 오가는 것은 물론 흡착능력을 통해 빌딩이나 암벽 등 가파른 경사도 어렵지 않게 오르내린다. 총알을 피하거나 잡아낼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반응 속도와 운동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버스는 물론 기차까지 통째로 집어들 만큼 완력 또한 강력하다. 어벤져스의 블랙 위도우, 호크 아이,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저 등이 아주 강한 인간이라면 스파이더맨은 초인계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는 개성 넘치는 다양한 빌런이 등장한다. 그린 고블린(Green Goblin)은 <스파이더맨> 1편에서 주인공과 대립하는 첫 빌런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본명은 노먼 오스본으로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기업가이자 피터의 대학 룸메이트인 해리 오스본의 부친이다. 부모를 잃고 외롭게 살아가고 있는 피터 입장에서는 흡사 친아버지 같이 다정하고 친숙한 인물이었다.

스파이더맨 속 상당수 빌런들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탄생한다. 그린 고블린 역시 마찬가지였다. 노먼은 존경할 만한 어른의 모습을 하고 있었으나 내면 깊은 곳에는 잠재된 폭력성과 더불어 힘과 권력에 대한 강한 욕망이 숨겨져 있다. 결국 노먼은 자신의 야망을 견디지 못하고 사업 파트너가 연구하던 신체 강화 혈청을 가로채 자신에게 주입하고 만다.

실험이 끝나지 않은 미완성 혈청을 함부로 주입한 탓에 힘은 얻었으나 내면의 광기가 밖으로 표출되기 시작하면서 그린 고블린이 되고 만다. 1인 비행 장치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며 호박폭탄을 던지는 등 원조 빌런으로서의 존재감을 톡톡히 드러낸다.

<스파이더맨> 2편에서는 실험 중 일어난 폭발사고로 기계 촉수와 엄청난 파워를 갖게 된 빌런 닥터 옥토푸스(Doctor Octopus)가, <스파이더맨> 3편을 통해서는 공포의 모래인간 샌드맨(Sandman)과 인간에게 기생한 외계생명체 베놈이 등장한다.

베놈 같은 경우 입을 크게 벌린 채 미치광이 유령 같은 퍼포먼스도 서슴치 않았던지라 당시에도 상당한 주목을 끌었다. 열혈 기자 에디 브록뿐 아니라 상황에 따라 숙주를 바꿔가면서 마성을 드러내는데 특히 스파이더맨의 지인들이 그와 얽히면서 곤란을 상황을 종종 만들어낸다. 베놈은 빌런 중에서도 인기가 높은 편으로 이를 입증하듯 지난해 <베놈(Venom, 감독 루벤 플레셔)>이라는 단독 영화로 출시되기도 했다. 내년쯤 2편 발표 얘기가 있을 정도로 인기가 상당하다.

그 외, 어메이징 시리즈에서는 돌연변이 도마뱀인간 리저드(Lizard), 전기를 자유자재로 통제할 수 있는 일렉트로(Electro), 홈 커밍에서는 외계기술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무기를 사용하는 벌처(Vulture) 등이 존재감을 뽐낸다. 단순히 때려 부수기만 하는 악당이 아닌 각자의 탄생 비화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스파이더맨 세계관 속 빌런들에게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 모습이기도하다.

전작 <스파이더맨 : 홈커밍>과 개봉 예정인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은 기존 스파이더맨 영화와 달리 <어벤져스> 세계관을 공유한다. 마블사가 어려웠던 시절 소니픽쳐스에 영화화 판권을 팔아버린 관계로 저작권 등 여러 가지 문제로 합류하지 못하고 있다가 '인기 캐릭터 스파이더맨을 내버려두면 안된다'는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어벤져스' 군단에 함께하게 됐다.

때문에 새로운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는 <어벤져스>의 캐릭터들이 함께 등장하거나 언급되면서 더욱 흥미를 자아낸다. 스파이더맨의 양부 같은 존재인 아이언맨과 국제평화유지기구 쉴드의 닉 퓨리, 마리아 힐 등이 대표적이다. 물론 스토리 역시 상당 부분 함께하고 있다.

<어벤져스 : 엔드게임> 이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arvel Cinematic Universe, MCU)의 첫 작품인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은 지난 6일 2차 예고편을 공개한바있는데 세계적으로 엄청난 관심이 쏟아지는 분위기다. 소니픽쳐스의 글로벌 공식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공개된 이후 24시간 만에 전 세계 온라인 누적 조회수 약 1억 3520만 회를 기록하는 등 그야말로 폭발적 반응이다.

이는 지난 1월 공개된 1차 예고편의 조회수(약 1억 3000만 회)를 훌쩍 뛰어넘는 역대 스파이더맨 시리즈 최고 기록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팬들의 관심 역시 엄청나다. CGV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된 이후 단 12시간 만에 100만 조회수를 돌파하며 기존 <어벤져스 : 엔드게임>의 59시간 기록을 가볍게 깨트렸다.

물론 여기에는 어벤져스 시리즈의 연이은 흥행을 통해 등장인물들에 대한 관심도가 커진 부분도 감안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은 오는 7월 전 세계 팬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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