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안데르센·최순호 이어 조성환까지... K리그1 감독 연이은 경질

연이은 감독 경질에 긴장감 고조되는 K리그1, 선임도 경질도 신중해야

19.05.06 17:00최종업데이트19.05.07 17:16
원고료로 응원

조성환 전 제주 감독 ⓒ 한국프로축구연맹


 
몰아친 K리그 감독 쓰나미

K리그1(클래식) 무대에서 또 한 명의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그 주인공은 제주 유나이티드 조성환 감독이다.

2019년은 그 어느 해보다 K리그1 감독들에게 시련이 몰아치고 있다. 냉정한 승부의 세계에서 피할 수 없는 숙명이기도 하지만, 올 리그는 그 시련이 너무 일찍부터 찾아와 K리그1 감독들에게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감독들이 프로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도력과 경험이 중요하다. 하지만 한국프로축구(K리그) 36년 역사에서 이를 도외시한 채, 프로의 세계에 뛰어들어 실패의 쓴맛을 본 감독은 수없이 많다. 물론 이는 K리그에 국한되어 있는 문제가 아니라 프로축구를 운영하고 있는 세계 어느 리그에서나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유독 K리그 감독 잔혹사는 두드러진다. 그동안 K리그에서의 감독 흐름은 '지도 경험→명성→지도 경험' 형태로 이어져 오고 있다. 1983년 프로축구 출범과 함께 1990년대까지 K리그 감독은 지도경험이 풍부한 감독들이 주류를 이루며 K리그를 주도했다. 그러나 그 후 2000년대부터 K리그 감독은 명성에 의한 젊은 감독들이, 경쟁적으로 각 팀 지휘봉을 잡으며 K리그를 선도했다.

이 같은 흐름은 2010년대 초반까지 이어지며 K리그에 활력을 불어넣었지만 경험에 의한 지도력의 한계성으로, 또다시 지도 경험을 중시하는 흐름으로 변화하며 현재 K리그 감독은 경험이 풍부한 감독 시대로 회기하고 있는 상태다. 이런 흐름에서 외국인 감독 역시 K리그 역사에서 발전에 일익을 담당하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성공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로 극소수에 불과해, 외국인 감독의 K리그 도전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욘 안데르센 전 인천 감독 ⓒ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 감독 의욕과 명성 '독'

K리그 감독의 잔혹사는 한국축구에 뿌리박혀 있는 '성적 지상주의'와 무관치 않다. 그렇지만 경험 없이 단지 의욕과 명성만으로, 프로 무대에 뛰어드는 경향도 K리그 감독 잔혹사의 한 요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물론 프로 감독은 아무나 할 수 없다. 프로 감독은 어디까지나 풍부한 경험과 함께 뛰어난 지도 능력을 갖춰야 한다. 여기에 K리그 생리와 흐름을 꿰뚫고 있어야 한다.

섣불리 의욕과 명성 그리고 일천한 경험만으로 프로 감독 자리에 뛰어든다면 몇 경기는 잘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힘들다. 결국 이 같은 결과로 경질의 칼을 피해갈 수 없다. K리그는 한때 유행처럼 번졌던 명성에 의한 젊은 감독 시대에서 전도유망한 많은 젊은 지도자를 잃었다. 이는 한국축구 전체적으로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K리그는 2013년 승강제 실시 이후 각 팀 간의 실력 차이는 현격히 줄어들며 치열한 접전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다른해 리그와는 다르게 리그 초반부터 몰아친 감독의 수난사는 이와 무관치 않다. 하지만 시즌 중 감독교체는 신중할 필요성이 있다. 이는 K리그 36년 역사에서 시즌 중 감독교체로 구단의 이미지 고취와 반전에 성공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시즌 중 감독 교체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하지만 축구가 감독교체만으로 단 기간에 변화를 꾀하며 경쟁력을 발휘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시즌 중 감독교체는 실로 심사숙고할 필요성이 있다. 올 시즌 9라운드 종료 후까지 인천 유나이티드(욘 안데르센), 포항 스틸러스(최순호), 제주 유나이티드 등, 무려 3팀 사령탑이 교체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K리그 장수 감독 관건은 지도력
 

최순호 전 포항 감독 ⓒ 한국프로축구연맹


결국 이 같은 현상으로 인하여 앞으로 K리그 감독의 운명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물론 '예측불허' 경쟁이 펼쳐지는 프로의 세계에서 감독교체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한 수단일 수 있다. 또한 '성적부진'으로 인한 침체된 팀 분위기 쇄신 방법으로서 당연할 수 있다. 그래서 기다려줄 여유를 기대하기 힘들다.

이를 간과한다면 프로 감독 세계는 가시밭길일 수밖에 없다. 이에 무엇보다 프로 감독으로 살아남으려면 자신에게 냉정한 가운데 절대 방심해서는 안 된다. 오직 항상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가운데 자신의 지도력에 확신을 갖고 상대팀에 대한 분석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축구에 '한 번 패한 팀에 두 번 패하면 문제가 있다'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이는 곧 감독의 지도능력 부족을 일컫는 말로, 감독 쓰나미가 몰아친 K리그 감독들에게는 '반면교사'가 아닐 수 없다. K리그 감독은 보기에는 화려하다. 그렇지만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 숙명에서, 고독하고 경기 승패에 대한 압박감으로 스트레스 또한 극심하여 가장 위로받아야 할 사람이기도 하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K리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축구감독 35년 역임 현.스포탈코리아 편집위원&축구칼럼위원 현.대자보 축구칼럼위원 현. 인터넷 신문 신문고 축구칼럼위원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