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어벤져스4'가 찍은 쉼표... 마블의 운명은 어찌될까

[리뷰] 높은 완성도 자랑할만... 할리우드 자본력과 기술의 총집합

19.04.28 16:23최종업데이트19.04.28 16:26
원고료로 응원
 

<어벤져스: 엔드게임> 포스터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이 글엔 영화 내용의 일부가 담겨 있습니다.

넓은 초원 한 가운데 위치한 집. 클린트 바튼은 이곳에서 아내와 자식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 가족들은 모두 사라지고 클린트의 목소리만이 공허하게 울려 퍼진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이 오프닝은 위대한 시리즈의 마지막이 어떤 방향을 향해갈지 보여준다. MCU는 이 작품을 통해 '어벤져스' 시리즈의 마침표가 아닌 11년을 이어온 역사의 1막을 끝내는 쉼표를 찍어낸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아래 '엔드게임')은 전작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와 상반된 분위기를 선보인다. '인피니티 워'가 <토르: 라그나로크>에서 아스가르드를 탈출한 아스가르드인들과 토르가 탄 우주선이 타노스에게 습격당하는 충격의 오프닝을 선보이며 액션 위주의 전개를 보여준 반면, '엔드게임'은 타노스가 인피니티 스톤으로 인류 절반을 사라지게 만든 5년 후 슬픔에 빠진 영웅들을 통해 드라마 전개에 힘을 준다. 이들은 캡틴 마블의 등장으로 타노스를 찾아내지만 그가 반지를 파괴시킨 걸 알고 더 이상 희망이 없음에 절망한다.
  
디스토피아에서 피어난 희망
 

<어벤져스: 엔드게임> 스틸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그렇게 사라진 절반의 인류를 되찾지 못할 것이라 여겼던 어벤져스에게 하나의 희망이 등장한다. 바로 '앤트맨'이다. 앤트맨은 양자영역 세계에 갇힌 상태로 인류의 절반이 사라지면서 돌아오지 못하였고 우연한 계기로 5년 만에 돌아오게 된다. 그는 양자역학을 통한 시간 여행의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스티브 로저스는 이 분야에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토니 스타크를 찾아간다. 하지만 타노스에게 죽을 뻔한 경험과 아내 페퍼와 딸과 함께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토니 스타크는 스티브 로저스의 제안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이번 '엔드게임'이 MCU 11년사의 쉼표가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MCU 작품 전체를 아우르는 스토리와 이를 바탕으로 한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와 캡틴 아메리카 스티브 로저스의 심리 묘사에 있다. 이번 작품은 타노스를 막기 위해 살아남은 어벤져스들이 과거를 향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과정에서 관객들은 MCU 작품들의 역사를 다시 한 번 보게 된다.

전설이 시작되었던 <어벤져스> 1편의 전투 장면이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스타로드가 경쾌한 음악과 함께 등장하는 첫 장면, <토르: 다크 월드>에서 토르의 연인으로 등장했던 제인과 어머니의 모습이 다시 등장하는 장면 등은 관객들에게 향수와 이를 통한 흥미를 동시에 선사한다.
 
이런 시간 여행으로 관객들은 추억에 젖는 반면 등장 인물들은 심리 변화와 각성을 겪게 된다. 특히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 두 캐릭터는 같은 과거를 향하고 그 과거에서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이 경험은 그들의 선택에 근거가 되며 드라마적인 완성도를 불어넣는다. 이런 탄탄함은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이 깔린 우울한 분위기에도 불구 극에 집중할 수 있는 힘이 되어준다. 여기에 헐크, 앤트맨, 로켓, 그리고 토르까지 적절한 감초 연기는 자칫 쳐질 수 있었던 극에 적절한 활력을 불어 넣어준다.

희로애락을 담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스틸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이런 감정과 서사가 어우러진 드라마적 탄탄함과 함께 화려한 액션과 볼거리는 관객들의 만족감을 채워줄 요소다. 특히 4DX 3D의 관람은 우주를 넘나드는 배경과 대규모 액션 장면이 주는 스펙타클을 더 짜릿하게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다. 3D 효과는 우주를 배경으로 한 장면에서 큰 힘을 발휘한다. 거대한 우주선이 이동하는 장면이나 광선을 발사하는 장면에서 입체감이 생동감을 더한다. 4DX의 모션 체어 효과는 후반부 액션 장면에서 그 진가를 발휘한다. 격렬한 모션 체어의 움직임은 액션이 주는 쾌감을 몸으로 직접 체험하며 실감을 더한다. 3D와 4DX의 만남은 시각적인 측면과 신체의 체험적인 측면 양쪽을 자극하며 만족감을 준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현 시점에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정점을 보여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방대한 세계관과 이를 11년간 이어오게 한 뛰어난 작가진과 막강한 자금력, 여기에 예측을 뒤집고 떡밥을 유려하게 회수할 수 있는 연출 노하우의 확립은 코믹스의 영화화라는 과업을 달성하였고 전 세계 영화팬들을 만족시킨 시리즈의 마무리라는 대업을 이루었다. 이번 작품이 유독 인상적인 이유는 기존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느낄 수 없었던 다양한 감정들과 장르적인 재미가 모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스틸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결과적으로 '엔드게임'은 인간이 살면서 느끼는 감정인 희로애락(喜怒哀樂)을 높은 수준의 경지로 담아낸다. 이런 감정적인 동화는 11년의 세월이 녹아든 캐릭터들, 그리고 시나리오의 힘이라 볼 수 있다. 드라마와 액션을 자유분방하게 넘나드는 건 물론 코믹과 스릴, 멜로와 액션의 장르적 조합을 적절히 이뤄내면서 유연하게 극을 이끌어 간다.
 
할리우드는 막대한 자본력과 넓은 영화 시장을 통해 코믹스의 성공적인 영화화를 이뤄냈다. 기존 코믹스의 영화화가 한 편의 영화로 끝이 난다거나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연출과 배우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해 낮은 퀄리티의 속편을 만들어 냈던 것과 다르게 MCU의 거대한 프로젝트는 완성도 있는 세계관을 구축하였고 전 세계 영화팬들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MCU 세계관 1부의 마침표, 그리고 2부를 향한 쉼표라 볼 수 있다. 그들이 축적한 11년의 노하우를 통해 앞으로 어떤 세계관을 선보일지 기대가 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준모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와 브런치, 키노라이츠, 루나글로벌스타에도 실립니다.
어벤져스엔드게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