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죄 헌법불합치, 국회는 '존중'... 한국당도 "노력 다할 것"

여야 5당 헌재 결정 논평...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등록 2019.04.11 18:43수정 2019.04.11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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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낙태죄가 헌법불합치 판결이 나오자 ‘낙태죄 페지’를 주장하던 여성단체 회원들이 환호를 하고 있다. ⓒ 이희훈



11일 헌법재판소는 낙태를 전면 금지한 형법 269조 1항과 270조 1항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2020년 12월 31일까지 해당 조항의 효력은 살아있지만, 헌법에 어긋난다는 결론이다.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헌재가 정한 날까지 국회는 관련 법률을 개정, 1953년 이후 마침내 사망선고가 내려진 낙태죄를 없애야 한다. 정당들은 일단 헌재 결정을 존중하며 앞으로 각계각층 의견을 수렴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정당별 논평을 정리한 내용이다.

[더불어민주당] "깊이 존중... 사회적 갈등 절충해낸 결정"

이해식 대변인 : "그동안 낙태죄는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건강권 등에 대한 과도한 침해라는 비판과 더불어, 태아의 생명권 보호가 우선이라는 주장이 맞붙어 뫼비우스의 띠처럼 끝없는 논란을 이어왔다.

그러나 이미 OECD 가입국 36개 국가 가운데 31개 국가가 임신 초기의 중절이 가능하도록 제도화하고 있으며, UN인권이사회 등도 낙태죄 폐지를 꾸준히 권고해왔다. 이번 헌법재판소의 판결은 이러한 시대적 변화를 반영하고 사회적 갈등을 절충해낸 결정으로 평가한다.

더불어민주당은 헌법재판관들이 심사숙고 끝에 내린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깊이 존중하며, 국회는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여 법적 공백에 따른 사회적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속히 형법 및 모자보건법 등 관련 법 개정에 나설 것을 당부한다."

[자유한국당] "재정비 책임이 국회에... 노력 다할 것"

전희경 대변인 : "헌법재판소의 오늘 결정은 시대변화와 사회 각계의 제 요구들을 검토하여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헌재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림으로써 이제 낙태에 관한 입법을 재정비해야 하는 책임이 국회에 주어졌다. 오랜 논쟁이 있었고 첨예한 갈등이 상존하는 문제이니 만큼 자유한국당은 각계의 의견을 경청하고 충분한 논의와 심사숙고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또한 우리 사회가 이 문제에 대한 건강한 논의를 해나갈 수 있도록 정책적 측면, 교육적 측면을 뒷받침하는 데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다."

[정의당] "지연된 정의가 이제야... 법안 개정 서둘러야"

최석 대변인 : "오랫동안 지연된 정의가 이제야 이뤄진 것이다. 낙태죄를 규정한 형법은 국가가 여성들의 신체를 출산의 도구로 간주하고 멋대로 옭아매던 매우 전근대적인 법률이었다. 국가나 사회는 어떤 경우와 어떤 이유로도 여성에게 출산을 강요할 수 없다.

자기 몸에 대한 것은 자기 스스로 결정한다는 원칙이야말로 인권의 근간이다. 오늘을 기점으로 대한민국이 진정한 인권 국가로 앞장서 나아가게 되기를 기원한다. 오늘 헌법재판소가 낙태죄를 헌법불합치로 결정을 내렸다 하여도 이 부당한 법은 2020년 12월 31일까지 살아 있을 수 있다. 국회는 하루라도 서둘러 관련 법안 개정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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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낙태죄가 헌법불합치 판결이 나오자 ‘낙태죄 페지’를 주장하던 여성단체 회원들이 환호를 하고 있다. ⓒ 이희훈

 
[바른미래당] "많은 논란 예상... 합의 모아나가야"

이종철 대변인 :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행복추구권 등의 관점에서 진일보한 판단이라고 본다. 국회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따라 전문가와 시민사회의 의견을 수렴해 입법 작업을 속히 진행해야 할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결정한 바 2020년 12월 31일까지 반드시 법조항을 개정함으로써 취지에 부응해야 할 것이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 상반되게 존재하는 견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신중한 결정이라고 본다.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 존중의 관점에서 근본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운 견해도 있을 수 있으나, 이 점 역시 신중히 고려되었다고 본다.

반대로 전면적으로 비범죄화 할 것을 주장하는 목소리에 비춘다면 미흡하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입법 과정에서 많은 논란이 예상되는 바 사회적 합의와 판단을 모아나가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주어졌다. 성숙한 논쟁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발전된 시민 의식에 걸맞은 사회적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국가의 보완 역할에 대해서도 신속히 고민해야 한다. 적절한 성교육, 피임 접근성 개선과 임신중지에 관한 사회 의료적 서비스 제공 등 정부가 정책적 보완 노력을 신속히 해나가야 할 것이다. 생명 경시 풍조가 생겨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계하고 대처해야 한다. 임신과 출산을 여성의 몫으로 제한하는 잘못된 남성 인식의 개선도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우리 사회가 더욱 성숙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계기로 작용하기를 바란다."

[민주평화당] "낙태죄 폐지 요구 타당... 지혜 모으겠다"

박주현 대변인 : "낙태죄 폐지는 낙태에 가하는 사법적 단죄를 멈추라는 요구로서 타당하다.

낙태죄가 위헌이라는 전제 아래 법적 공백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을 막기 위해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렸으므로, 민주평화당은 새로운 법 개정에 최선의 지혜를 모으겠다. 민주평화당은 또한 여성과 태아에 대한 국가와 사회의 책임과 지원이 올바르게 이루어지도록 앞장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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