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주어 없다' 떠올리게 만든 나경원의 '반문특위' 해명

[주장] 나 원내대표가 그 동안 내놓은 이상한 해명 사례들

등록 2019.03.26 11:22수정 2019.03.26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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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반민특위'가 아니라 2019년 '반문특위'를 비판했다고 주장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 페이스북 화면 캡처

나경원 자유한국당(한국당) 원내대표는 23일 페이스북에 "제가 비판한 것은 '반민특위'가 아니라 2019년 '반문특위'다. 문재인 정권에 반대하는 사람들 색출해서 전부 친일 수구로 몰아세우는 이 정부의 '반문 특위'를 반대한 것"이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분명 나 원내대표가 지난 14일 한국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했던 발언은 '해방 후 반민특위'였습니다. 관련 동영상을 몇 번씩 돌려봐도 분명 '반민특위'였습니다. 혹시나 기자만 그렇게 들었나 해서 주위에 물어봐도 모두들 '반민특위'가 맞다고 합니다.

역사학자 전우용 "나경원 '반문특위' 해명, 한국인이 가질 수 없는 국어실력"
 

역사학자 전우용씨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 ⓒ 페이스북 화면 캡처

 
역사학자 전우용씨는 나경원 원내대표의 주장에 대해 페이스북에 "비행기 안에서 승무원이 'Coffee or Tea?(커피나 차를 먹겠냐)'고 물어도, 매점에서 종업원이 "Cash or Charge?(현금 결제냐 카드 결제냐)"라고 물어도 'Yes(예)'라고 대답한다"며 "이 정도 '영어 실력'이 돼야 아무 말에나 'Yes(예)'라고 대답할 수 있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전우용씨는 "반민특위가 아니라 반문특위를 비판한 것"이라는 황당한 말에 'Yes(예)'라고 대답할 정도의 국어실력은, '한국인'이 결코 가질 수 없는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전씨의 페이스북 글은 나경원 원내대표가 '반문특위' 논란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국어 실력들이 왜 이렇게 없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한 황당한 반박을 지적한 것입니다. (관련기사 : 나경원, '반문특위' 질문에 "국어 실력이 왜 이렇게 없냐")

이해하기 힘든 해명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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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간담회 연 나경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 남소연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이상한 해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아래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나 원내대표는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국민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을 해명이라고 내놓았습니다.

① "MB의 말에는 주어가 없다."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캠프 나경원 대변인은  BBK주가조작 사건이 터지고 'BBK 설립했다'는 동영상이 공개되자,  "동영상에는 BBK를 설립하였다고만 언급되어 있지 '내가' 설립하였다고 되어 있지 않다. 이것은 BBK회사와 사업상 같이 하기로 하였다는 뜻에 불과한 것이다. 이것을 '내가 설립했다'라고 광고하는 것은 명백히 허위의 사실이다"라고 해명


② "내가 오늘 이런 일을 했다는 일종의 활동 사진이었다"
2010년 천안함 침몰 당시 구조 작업 중 순직한 故 한주호 준위 빈소를 찾은 사진을 미니홈피에 게재. 당시 논란에 대해 "빈소에 여야 의원이 많이 갔고, 다들 '조문하는' 사진을 찍었다. 그걸 미니홈피에 올리는 것은 지역구민들에게 내가 오늘 이런 일을 했다는 일종의 활동 사진이기 때문이다"라고 해명.

③ "자위대 행사인 줄 몰랐다"
2004년 주한일본대사관이 주최한 자위대 창립 50돌 행사 참석에 대해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논란이 되자 "초선으로 의정활동을 시작한지 얼마 안됐을 때 행사 내용을 모른 채 갔다 현장에서 뒤늦게 알고 되돌아왔다"고 해명. 그러나 이후 확인된 동영상에서는 기자의 질문에 '자위대 행사'라고 말하고 행사장 입장.

④ "취재진에게 들어오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2011년 서울시장 후보 출마 당시 봉사 활동이라며 중증장애 아동 알몸 목욕 장면을 공개. 장애인 인권침해 비판이 불거지자 "기자들에게 목욕 장면은 공개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들어온 것"이라며 해명.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 나 후보 측은 비공개 요청을 하지 않았음이 밝혀짐.

⑤ "트위터 계정 연동 오류가 발생했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 선거 당시 나경원 후보 본인 트위터에서 스스로를 지지하는 '자화자찬'글이 올라옴. 이후 "확인 결과 시스템 간에 충돌이 일어나 계정 연동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현재 오류를 바로 잡았다"고 해명. 그러나 트위터 본사에서는 "나 후보 측의 트위터 글은 트위터 내부 오류나 장애가 아니다"라며 "후보자측은 트윗을 포스팅하기 위해 외부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답변.

⑥ "아버지 학교, 나에게 말하지 마라"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아버지 소유 사학재단인 흥신학원이 직무감사에서 배제된 의혹에 대해 "아버지 학교와 관련된 것은 나에게 말할 필요가 없다"고 해명.  그러나 나경원 의원은 2001년부터 10년 간 흥신학원 이사로 등재됐음.

⑦ "시어머니에게 물어 700만 원이라 신고"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2캐럿 다이아몬드 가격을 700만 원으로 신고. 시세와 맞지 않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시어머니가 23년 전(1988년)에 준 것으로, 결혼할 때 받은 반지의 가격을 몰라 시어머니에게 물었더니 '700만 원'이라고 해서 그렇게 신고했다"고 해명. 2014년에는 감정을 받아 1600만 원으로 신고.

⑧ "반민특위가 아니라 반문특위"
2019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해방 후 반민특위로 국론이 분열됐다"고 발언. 이후 논란이 되자 ""제가 비판한 것은 '반민특위'가 아니라 2019년 '반문특위'다"라고 해명.

정치인의 말은 국민이 신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정치인들은 선거를 치르면서 공약을 내걸고, 입법 활동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나경원 원내대표의 해명을 듣고 있노라면 도저히 '신뢰', '믿음'이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덧붙이는 글 비슷한 기사가 독립미디어 ‘아이엠피터TV’(theimpeter.com)에도 실렸습니다.
#나경원 #반민특위 #반문특위 #황당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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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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