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3배씩 늘어난 당진전국연극제 예산 지원 '논란'

3000만원에서 1억원 증액… 올해는 3억 편성 계획

등록 2019.03.23 11:54수정 2019.03.23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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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단체 "정산 무관하게 쏠림 지원 납득 어려워"
충남도 "극단 당진 측이 사업비 증액 요구"
극단 당진 "공연·체험부스 등 종합축제 계획"


 

지난해 11월 14일 당진전국연극제에서 극단 백운무대가 연극 ‘다시라기’를 공연했을 당시 객석의 모습. ⓒ 임아연

 지난해 충남 당진시의 지역문화예술행사 지원 예산으로 치러진 당진전국연극제 예산이 매년 3배 이상 증액된 배경에 의문이 쏠리고 있다.

극단 당진(대표 류희만)은 지난해 11월 9일부터 19일까지 열흘 동안 '당진전국연극제 집행위원회'를 구성해 당진에서 제3회 당진전국연극제를 개최했다.

하지만 이 행사에 대한 예산 지원에 대해 여러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17년에는 3000만 원의 당진시비를 지원받았으며, 지난해에는 충남도와 당진시에서 3배가 넘는 1억 원(도비 5000만 원+시비 5000만 원)이 지원됐다. 올해에는 다시 지난해의 3배 규모인 3억 원(도비 1억 5000만원+시비 1억 5000만원)의 예산이 편성될 예정이다. 관련 예산은 지역문화 예술행사지원비로 투입됐다.

하지만 불과 1년 만에 수억 원의 예산 증액을 결정하면서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특혜 지원 의혹이 불거졌다. 우선 지난해 당진전국연극제 사업에 지원된 정산보고는 아직도 충남도에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충남도 문화정책과 관계자는 "아직 당진시로부터 지난해 사업에 대한 정산보고서가 제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게다가 사업예산 중 절반 가까이 인건비로 지출한 데다 관객도 많지 않아 사업 성과와 평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인건비를 받은 사람 중에는 집행위원회 실무책임자인 사무국장도 포함돼 있다.

극단 당진 측은 논란이 일자 기자회견을 자청, 자부담 금액 3000만 원에 대해서 "자부담 금액은 선입금하고 교부금을 받게 돼 있지만, 티켓 판매수익금 등을 받아 사업 후 충당하기로 사전 협의했었다"고 밝혔다. 자부담하기로 한 사업비를 선입금할 만한 여건도 되지 않은 채 사업을 추진했음을 자인한 셈이다.

그런데도 충남도는 올해 본예산에, 당진시는 올해 추경예산안에 각각 1억5000만 원씩 3억 원의 사업비를 반영, 지원할 계획이다.

 

텅텅 빈 객석 지난해 11월 17일 울산시어터예술단이 연극 ‘나는 각설이로소이다’를 공연했던 당시 객석이 거의 비어 있다. ⓒ 임아연

 충남도 문화정책과 관계자는 지난해 당진 전국연극제에 예산을 지원한 이유에 대해 "당진시에 시·군 현안사업을 추천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고, 당진시의 추천을 받아 사업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1년 만에 예산을 대폭 증액한 이유에 대해서는 "사업을 주최한 극단 당진 측이 사업비 증액을 요구한 데다 지난해 문화체육부가 주최한 대한민국연극제에서 은상을 받아 사업 수행능력이 인정돼 예산을 증액했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사업에 대한 정산이 끝나기도 전에 예산증액을 결정한 데 대해서는 "올해 보조금 지원사업을 심의하는 지방보조금심의위원회가 당진전국연극제가 진행되기 전인 지난해 10월 개최돼 이런 모순이 생겼다"며 "늦었지만 올해 사업 예산을 지원할 때는 지난해 사업 결과를 반영,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공주에서 활동하는 한 문화단체 관계자는 "연극 경연대회 수상 경력이 전국연극제 사업을 수행하는 집행능력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언제부터 예산지원 사업자 기준에 수상 경력을 추가했냐"고 반문했다.

이어 "충남지역 내 많은 문화단체가 수십 년째 다양한 활동을 하며 보다 많은 지원을 원하고 있지만 늘 지원액이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특정 단체에 전년도 사업 정산 및 평가와는 무관하게 지역문화 예술행사지원비를 3배 이상 늘려 쏠림 지원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극단 당진 류희만 대표는 "올해에는 연극 공연뿐만 아니라 문화예술 체험부스, 야외무대 공연 등 종합축제를 계획하고 있어 예산이 증가했다"고 말한 바 있다.
 
엇갈리는 주장, 커지는 의구심
도의원 내려준 사업비?
극단 당진 "홍기후 도의원이 예산 해줬다"
홍기후 의원 "사업자 공모하는 줄 알았다"
당진시 "극단 당진으로 사업자 지정돼서 내려와"


지난해 열린 제3회 당진전국연극제에 지원된 보조금 예산이 1년새 3배 이상 급증한 배경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극단 당진(대표 류희만)은 지난해 11월 9일부터 19일까지 열흘 동안 '당진전국연극제 집행위원회'를 구성해 당진에서 제3회 당진전국연극제를 개최했다.

지난 2017년 당진시로부터 3000만 원을 지원받았던 당진전국연극제 예산은 2018년에는 충남도에서 5000만 원과 당진시에서 5000만 원을 각각 지원해 총보조금이 1억 원으로 3배 이상 증액됐다. <본지 제1248호 '작년 보조금 7천만 원 집행…올해는 3억 원 편성' 기사 참조>

통상적인 관례를 벗어난 예산 급증에 대해 논란이 불거지자 일각에서는 예산 편성에 홍기후 도의원이 개입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진전국연극제 집행위원회 총예술감독을 맡은 석애영 씨 역시 "지난해 예산을 충남도의회 홍기후 의원이 세워줬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홍 의원은 "지난해 당진에서 전국연극제 개최를 제안한 사람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극단 당진 관계자는 아니었다"며 "행사를 추진할 사업자를 공모해 개최하는 것으로 알고 전국연극제 예산 편성에 도움을 줬고, 최근까지도 사업자 공모를 거쳐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진시 문화관광과 손명주 주무관은 "자료를 확인했는데 사업자 공모 관련 내용은 없었다"면서 "작년에도, 그리고 올해도 '극단 당진'으로 사업자가 지정돼 예산이 내려왔고, 사업비 신청도 극단 당진에서 직접 했다"고 밝혔다.

때문에 어느 과정에서 당진전국연극제를 개최하는 사업자가 '극단 당진'으로 지정된 것인지, 사업자를 공모하지 않고 왜 특정 단체가 지정돼 상당한 예산이 편성된 것인지, 그리고 이 과정에서 누가 어떻게 개입한 것인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 내 한 문화예술인은 "당진전국연극제 관련 예산은 결코 통상적이지 않다"며 "정상적인 루트로 세워진 예산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무적인 판단이 개입됐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면서 "예산이 어떤 과정을 통해 세워졌는지, 그리고 전년도 정산 및 사업평가가 반영되지 않은 채, 왜 급격하게 증액됐는지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극단 당진으로 사업자 지정 사실 전혀 몰랐다"
[당진전국연극제 예산 편성 관련] 홍기후 도의원 인터뷰
"사업자 공모한다고 해서 예산 편성 도움 줬다"
"극단 직접 만난 적 없고 다른 사람이 요청해"
"올해 3억 원 예산 편성…내가 한 것 아니야"


- 지난해 당진전국연극제 예산을 홍기후 의원이 세웠다는데?
"의원에게는 예산을 세우는 권한은 없지만 예산 편성에 도움을 줄 수는 있다. 지난해 당진에서 전국연극제 개최를 도와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지역에 좋은 문화예술 행사가 열리도록 돕는 것은 도의원으로서 해야 할 일이다. 사업자 공모를 통해 행사를 개최한다고 해서 '전국연극제 개최'에 중점을 두고 관련 예산이 세워지도록 노력했다."

- 당진시에 확인한 결과 사업자는 극단 당진으로 지정돼 내려왔고, 공모 관련 자료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명히 공모를 한다고 했고, 지금까지도 공모를 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 사업자를 공모한다고 해서 예산 편성에 도움을 준 것이다. 의원으로 있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예산 지원을 요청하는데, 특정 개인이나 단체를 위해 예산을 편성할 수는 없고, 사업자를 공모한다면 예산 편성을 돕겠다고 말해왔다. 누구에게든지 분명히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가야 한다고 말씀드린다. 당진전국연극제도 마찬가지다. 극단 당진이 공모에 선정된 것이 아니라, 사업자로 이미 지정돼 예산이 내려왔다는 사실을 지금 처음 알았다."

- 당진전국연극제 예산과 관련해 극단 당진 관계자를 만난 적이 없는가?
"없다. 극단 단장 등을 행사장에서 마주치고 인사한 적은 있지만 이 건 때문에 따로 만난 적이 없다. 전국연극제 개최 예산 건도 극단 당진 관계자가 나에게 직접 요청한 게 아니라 중간에 다른 사람을 통해서 제안받았다."

- 올해 예산 3억 원(도비 1억5000만 원+시비 1억5000만 원)이 예정돼 있는데, 이 예산도 홍 의원이 도움을 줬는가?
"아니다. 해당 예산은 문화복지위원회 소관이고, 나는 교육위원회에 소속돼 있다. 올해 예산이 왜 3억 원이나 증액 편성됐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 전국연극제 관련 예산이 타 단체에 지원하는 보조금처럼 통상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정산 및 사업 평가도 없이 예산이 급증한 것에는 정무적 판단이 개입됐을 거라는 의혹도 있다.
"도의원으로 일하다보니 이런 소문이 이는 것에 대해 이해는 하지만, 올해 예산에 3억 원이 증액, 반영됐다는 소식도 몰랐다. 뒤늦게 알았다. (제가 개입했을 거라고) 오해의 소지는 있겠지만 저로서는 참 난감하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이번 일로 당진지역 관련 도비 확보 및 예산 편성이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논란이 일어 많이 아쉽다. 하지만 분명히 짚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당진시대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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