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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대승' 카타르, 결승 진출... 골 결정력 놀랍고 부럽다

[2019 AFC 아시안컵 준결승] 카타르 4-0 아랍에미리트

19.01.30 09:29최종업데이트19.01.30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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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득점(경기당 2.67골)에 무실점 전승 기록이 놀랍다. 59년 만에 우승을 노린다고 큰 소리치던 한국을 8강에서 돌려보낸 그들이 맞다. 축구 게임에서 골 결정력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또 한 번 증명한 셈이다.

카타르가 이 게임에서 기록한 슛은 모두 7개, 그 중에서 아랍에미리트 골문 안쪽으로 날아간 유효 슛이 5개(슛 적중률 71.4%)였고 무려 4골(유효 슛 대비 득점 성공률 80%)을 터뜨린 것이다. 부실한 골 결정력으로 예상보다 일찍 돌아온 한국 대표 선수들 보고 느끼라고 만든 기록처럼 보일 정도였다.

펠릭스 산체스 감독이 이끌고 있는 카타르 축구대표팀이 우리 시각으로 29일 오후 11시 아부다비에 있는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9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개최국 아랍에미리트와의 준결승 두 번째 경기에서 4-0 대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라 일본과 최종 경쟁을 펼치게 됐다.

아크람 아피프의 '도움 해트트릭' 활약

예상보다 쉽게 첫 골이 나와서 카타르에게 운도 따르는 듯했다. 경기 시작 후 22분 만에 역습 과정에서 오른발 대각선 기습 슛을 날린 센터백 부알렘 쿠키 자신도 놀랐다. 아랍에미리트 골키퍼 에이사가 방향을 잡고 자기 오른쪽으로 몸을 날렸는데도 공이 골키퍼 글러브를 스치며 구석으로 굴러들어갔기 때문이었다. 골키퍼에게 잡힐 줄 알았던 공이었다는 뜻이다.

골키퍼의 실수로 첫 골을 내줬다고 해도 아랍에미리트는 수많은 홈팬들의 성원 앞에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타르가 무려 세 골을 더 넣었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다. 하루 먼저 결승전에 오른 일본 선수들도 혀를 내두를 장면들이 이어진 것이다.
 

▲ 카타르 결승 진출 카타르가 30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UAE와 준결승에서 4-0으로 대승을 거뒀다. ⓒ AFP/연합뉴스

 
예상 밖 카타르의 대승 주역은 역시 빠른 역습을 주도하는 공격형 미드필더 아크람 아피프였다. 그는 팀의 첫 골부터 시작하여 세 번째 골에 이르기까지 '도움 해트트릭'을 기록한 것이다. 

37분에 명품 감아차기 추가골이 카타르가 자랑하는 골잡이 알모에즈 알리의 오른발 끝에서 나왔다. 득점 선수에게 밀어준 패스도 역시 아피프의 감각적인 도움이었고 상대 수비수 세 명에게 둘러싸였지만 침착한 방향 전환 드리블 실력을 자랑한 알모에즈 알리는 페널티 지역 표시선 위에서 크게 휘어 날아가는 기막힌 오른발 슛을 성공시켰다. 

알모에즈 알리는 이 득점으로 사실상 이번 대회 득점왕을 예약한 셈이다. 여덟 번째 득점이었으니 공동 2위에 올라 있는 일본 골잡이 오사코 유야의 4득점이 초라하게 보일 정도다. 

카타르의 특급 도우미 아크람 아피프의 도움 해트트릭은 81분에 완성됐다. 역시 역습 과정에서 동료 알 하이도스에게 절묘한 오른발 아웃사이드 전진 패스를 넣어줘 아랍에미리트 골키퍼 에이사 바로 앞에서 찍어차기를 쉽게 성공시킨 것이다.

개최국 UAE, 선수 매너도 관중 매너도 최악

카타르는 3-0 점수판도 모자라 후반전 추가 시간에 교체 선수로 들어온 하미드 이스마일이 알 하이도스의 역습 패스를 받아 쐐기골까지 퍼부었다. 6경기 전승 무실점 결승 진출 기록을 완성시키는 순간이었다. 

이 쐐기골 바로 직전에는 아랍에미리트 센터백 이스마일 아메드가 공격에 가담했다가 악의적인 팔꿈치 가격으로 퇴장당했다. 멕시코에서 특별히 초청된 세자르 라모스 주심은 VAR(비디오 판독 심판) 시스템의 도움으로 곧장 빨강 딱지를 꺼내들었다. 

경기도 완패하고 선수 매너에서도 진 아랍에미리트는 더 심각한 일들로 비난을 피하지 못하게 됐다. 후반전 패색이 짙어지면서 관중석에서 물병 등 오물들이 날아들어 카타르 선수들을 직접 위협하는 일들이 여러 차례 발생한 것이다.
 

카타르-UAE 아시안컵 준결승 경기 중 관중이 던진 물병과 신발 ⓒ AP/연합뉴스

 
관중석 맨 아래쪽에 경찰들을 배치하기는 했지만 형편 없이 큰 점수 차로 완패하는 자국 선수들을 보면서 많은 홈팬들이 분노한 것이었다. 그래도 아시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대회를 개최하여 대회가 거의 끝나가는 마당에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되는 관중 난동 행위가 있었다는 것은 부끄러움을 넘어 아시아축구연맹 차원의 징계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이제 2019 아시안컵은 단 1경기만을 남겨놓게 됐다. 일본과 카타르 모두 놀라운 경기력을 자랑하며 올라온 것이기에 아시안컵 결승 역사상 최고의 축구 실력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 특유의 효율적인 연계 플레이와 카타르 특유의 역습 전술이 부딪칠 경우 어떤 결과가 나올지 다음 달 1일 오후 11시 아부다비에 있는 자예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뚜껑이 열린다.

2019 AFC 아시안컵 준결승 결과
(1월 29일 오후 11시,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아부다비)

★ 카타르 4-0 아랍에미리트 [득점 : 부알렘 쿠키(22분,도움-아크람 아피프), 알모에즈 알리(37분,도움-아크람 아피프), 알 하이도스(81분,도움-아크람 아피프), 하미드 이스마일(90+3분,도움-하산 알 하이도스)]

◎ 카타르 선수들
FW : 알모에즈 알리(86분↔아메드 알라엘딘)
AMF : 아크람 아피프(90+2분↔하미드 이스마일), 카림 부디아프, 하산 알 하이도스
DMF : 살렘 알 하즈리, 오메르 마디보
DF : 압델카림 하산, 타레크 살만, 부알렘 쿠키, 페드로 코레이아(90+4분↔타밈 모하메드)
GK : 사드 알 쉬브

◎ 아랍에미리트 선수들
FW : 알 하마디(50분↔아흐메드 칼릴), 아메드 마브쿠트, 사이프 라시드(69분↔모하메드 압둘라흐만)
MF : 하산 살민, 아메르 압둘라흐만(46분↔이스마일 마타르), 카미스 에스마일
DF : 압바스 무라드, 주마 알 사디, 이스마일 아메드, 반다르 모하메드
GK : 에이사 빌랄

◇ 주요 기록 비교
점유율 : 카타르 49.2%, 아랍에미리트 50.8%
유효 슛 : 카타르 5개, 아랍에미리트 3개
슛 : 카타르 7개(박스 안 4개), 아랍에미리트 10개(박스 안 6개)
슛 적중률 : 카타르 71.4%, 아랍에미리트 30%
패스 : 카타르 451개, 아랍에미리트 442개
롱 패스 : 카타르 58개, 아랍에미리트 50개
패스 성공률 : 카타르 77.6%, 아랍에미리트 80.5%
공격 지역 패스 성공률 : 카타르 65.7%, 아랍에미리트 69.6%
크로스 : 카타르 2개, 아랍에미리트 26개
크로스 성공률 : 카타르 0%, 아랍에미리트 38.5%
가로채기 : 카타르 13개, 아랍에미리트 16개
오프 사이드 : 카타르 1개, 아랍에미리트 1개
코너킥 : 카타르 1개, 아랍에미리트 5개
태클 : 카타르 15개, 아랍에미리트 9개
파울 : 카타르 10개, 아랍에미리트 8개
경고 : 카타르 2장(카림 부디아프, 아마드 알라엘딘), 아랍에미리트 1장(이스마일 마타르)
퇴장 : 아랍에미리트 1장(이스마일 아메드)

◇ 결승전 일정
☆ 일본 vs 카타르
(2월 1일 오후 11시, 자예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아부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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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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