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슛 적중률 57.1% 일본, 아시안컵 다섯 번째 우승 노린다

[2019 AFC 아시안컵 준결승] 일본 3-0 이란

19.01.29 10:48최종업데이트19.01.29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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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결승전. 역시 효율성 높은 축구가 승리 팀을 알려주었다. 지난 해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드러난 것처럼 결정적인 순간 어느 팀이 더 빠르게 판단하여 정확하게 자신들이 준비한 축구를 펼칠 수 있느냐 하는 점이 승리 요건인 셈이다. 

4강까지 올라오면서 한 게임도 지지 않고 12득점 무실점이라는 탄탄한 경기력을 뽐냈던 이란도 일본의 효율성 높은 축구 앞에서는 맥을 못 추었다. 전체 슈팅 대비 상대 골문 안으로 날린 유효 슛 적중률에서 일본이 57.1%(4/7)를 기록했다는 것만으로도 더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끌고 있는 일본 축구대표팀이 한국 시각으로 28일 오후 11시 아랍에미리트 알 아인에 있는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9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준결승 첫 게임에서 라이벌 이란을 3-0으로 물리치고 결승에 올라가 통산 다섯 번째 영광을 노리게 됐다.
 

2019년 1월 28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아시안컵 4강 이란과 일본의 경기. 일본의 오사코 유야 선수가 선제골을 넣은 후 환호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슛 적중률 57.1%, 크로스 적중률 25%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먼저 잡은 것은 이란이었다. 22분에 일본 수비의 실수를 틈타 왼쪽 측면으로 파고든 이란의 간판 골잡이 사르다르 아즈문이 일본 미드필더 시바사키 가쿠를 따돌리고 오른발 슛을 날렸는데 이 공을 골키퍼 곤다 슈이치가 왼발 끝으로 기막히게 쳐냈다. 슛 각도는 좋지 않았지만 워낙 가까운 거리였기에 누가 봐도 골이라 생각했지만 골키퍼 곤다의 슈퍼 세이브가 빛나는 순간이었다.

이 위기를 넘긴 일본은 후반전부터 공격의 효율성을 점점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56분에 뜻밖의 장면에서 일본의 첫 골이 터져나왔다. 미나미노 다쿠미가 공을 몰고 들어가다가 이란 페널티 지역 왼쪽 모서리 밖에서 쓰러졌는데 주심 휘슬이 울리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이란 선수들 여럿이 주심을 쳐다보며 미나미노의 다이빙을 주장했는데 이것은 어리석은 판단이었다. 
 

2019년 1월 28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아시안컵 4강 이란과 일본의 경기. 일본의 타쿠미 미나미노 선수(가운데)가 이란의 아쉬칸 데자가 선수(오른쪽)의 태클과 모르테자 포랄리간지 선수(왼쪽)의 수비를 피해 공을 드리블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엎어졌던 미나미노는 그 사이에 벌떡 일어나 왼쪽 구석으로 굴러간 공을 따라가서 오른발 크로스를 날렸다. 뒤늦게 상황을 인식하고 이란 수비수들이 화들짝 놀라며 대처했지만 이미 소용없는 일이었다. 크로스를 올리는 미나미노를 따라붙는 것도, 가볍게 방향을 바꿔 헤더 골을 성공시키는 오사코 유야를 따라붙는 것도 이미 늦었다.

순간 대응 태도, 임기 응변 능력 차이가 결승전 진출 팀을 갈라놓은 셈이 됐다. 이 게임 일본의 전체 슈팅 숫자는 모두 7개, 그것 모두를 이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시도했다는 것도 놀라운 것이었고 그 중에서 4개를 골문 안으로 날렸다. 57.1%의 슛 적중률이 일본 축구의 효율성을 증명하는 수치 바로 그것이다. 
 

2019년 1월 28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아시안컵 4강 이란과 일본의 경기. 일본 오사코 유야의 선제골 장면 ⓒ AFP/연합뉴스

 
슛 적중률 우위(이란 슛 적중률 27.3%, 3/11)도 모자라 크로스 적중률(25%)에서도 일본은 8개 중 2개를 정확하게 원하는 곳에 떨어뜨렸다. 그 중에서 하나가 바로 이 첫 골을 적중시킨 것이다. 18개의 크로스 중에서 3개를 적중시켜 16.7%에 그친 이란이 일본을 따라잡지 못한 것은 바로 효율적인 축구를 펼치지 못하고 투박한 게임에 머물렀다는 것이기도 하다.

일본 수비, '박스 아웃'

일본이 또 하나 의미 있는 기록을 남겼다. 이란의 거센 공격을 대부분 페널티 지역 밖에서 막아낸 것이다. 전반전 사르다르 아즈문의 박스 안 오른발 슛(22분)과 후반전 자한바크쉬의 오른발 직접 프리킥(61분)이 위협적인 유효 슛으로 이어졌지만 일본 골키퍼 곤다 슈이치의 세이브에 막히고 말았다.

이란이 이 게임을 통해 날린 전체 슈팅 숫자는 11개. 그 중에서 일본 페널티 지역 안에서 날린 슛은 사르다르 아즈문의 결정적인 슛을 포함하여 단 3개밖에 안 된다. 그만큼 일본 수비수들이 이란 공격수들을 박스 밖으로 밀어냈다는 뜻이다. 일본은 공격면에서도 그렇고 수비면에서도 효율적인 축구를 펼친 셈이다.

자로 잰 듯한 크로스로 첫 골을 어시스트했던 미나미노 다쿠미가 63분에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낮게 깔리는 미나미노의 왼발 크로스를 막기 위해 이란 수비수 푸랄리간지가 몸을 날리다가 핸드 볼 반칙을 저지른 것이다. 크리스 비스(호주) 주심이 최종 판정을 유보하여 VAR(비디오 판독 심판) 시스템을 확인한 뒤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이 기회를 골잡이 오사코 유야가 놓칠 리 없었다. 순발력 뛰어난 이란 골키퍼 베이란반드가 한쪽 방향을 선택하는 순간 그의 오른발 인사이드 킥은 반대쪽인 오른쪽 측면으로 날아가 꽂혔다. 

이에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은 71분에 한꺼번에 두 명의 선수 교체를 단행하며 플레이 메이커 데자가, 측면 공격형 미드필더 자한자크쉬를 빼고 고도스와 토라비를 들여보냈지만 일본의 벽을 넘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전 추가 시간에 일본의 쐐기골이 이어졌다. 여기서도 일본 특유의 역습 효율성이 빛났다. 이란 미드필더 에브라히미의 패스 미스를 놓치지 않고 동시에 세 명의 선수들이 부채를 펼친 것처럼 공간으로 달려나갔고, 미나미노의 원 터치 패스를 받은 하라구치 겐키가 정확도 높은 왼발 슛으로 3-0을 만들어냈다.

이제 일본은 지난 번 호주 아시안컵 8강에서 미끄러진 기억을 지워버리고 1992년, 2000년, 2004년, 2011년에 이어 다섯 번째 우승을 노리게 됐다.

2019 AFC 아시안컵 준결승 결과
(1월 28일 오후 11시,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알 아인 )

★ 일본 3-0 이란 [득점 : 오사코 유야(56분,도움-미나미노 다쿠미), 오사코 유야(67분,PK), 하라구치 겐키(90+1분,도움-미나미노 다쿠미)]

◎ 일본 선수들
FW : 미나미노 다쿠미, 오사코 유야
MF : 하라구치 겐키, 엔도 와타루(60분↔시오타니 츠카사), 시바사키 가쿠, 도안 리츠(89분↔이토 준야)
DF : 나카토모 유토, 요시다 마야, 도미야스 다케히로, 사카이 히로키(73분↔무로야 세이)
GK : 곤다 슈이치

◎ 이란 선수들
FW : 사르다르 아즈문
AMF : 바히드 아미리(58분↔카림 안사리파드), 아쉬칸 데자가(71분↔사만 고도스), 알리레자 자한바크쉬(71분↔마흐디 토라비)
DMF : 하지 사피, 오미드 에라히미
DF : 밀라드 모함마디, 모함마드 카나니, 모르테자 푸라리간지, 라민 레자에이안
GK : 알리레자 베이란반드

◇ 주요 기록 비교
점유율 : 일본 52.7%, 이란 47.3%
유효 슛 : 일본 4개, 이란  3개
슛 : 일본 7개(박스 안 7개), 이란 11개(박스 안 3개)
슛 적중률 : 일본 57.1%, 이란 27.3%
패스 : 일본 347개, 이란 301개
롱 패스 : 일본 51개, 이란 72개
패스 성공률 : 일본 74.4%, 이란 64.5%
공격 지역 패스 성공률 : 일본 59.5%, 이란 53.9%
크로스 : 일본 8개, 이란 18개
크로스 적중률 : 일본 25%, 이란 16.7%
가로채기 : 일본 5개, 이란 11개
오프 사이드 : 일본 2개, 이란 0
코너킥 : 일본 1개, 이란 5개
태클 : 일본 7개, 이란 12개
파울 : 일본 19개, 이란 18개
경고 : 일본 2장(사카이 히로키, 나토모 유토), 이란 3장(아미리, 에브라히미, 아즈문)

◇ 2019 AFC 아시안컵 남은 일정

준결승 ☆ 카타르 - 아랍에미리트
(1월 29일 오후 11시,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아부다비)

결승 ☆ 일본 vs 카타르-아랍에미리트 승자
(2월 1일 오후 11시, 자예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아부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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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아시안컵 이란 일본 모리야스 하지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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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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