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댐 둑 헐어 반구대 암각화 지키자" 청와대 청원 '갑론을박'

"사연댐 둑 헐어 대곡천 복원" vs. "시민의 식수권은?"

등록 2019.01.16 19:45수정 2019.01.16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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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봄 갈수기 때의 반구대 암각화 모습. 다행히 물에 잠기지 않았다 ⓒ 사진작가 권일

  
울산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대곡천에 있는 국보 제285호 반구대 암각화는 선사인들이 갖가지 그림을 새겨넣은 것으로 소중한 문화재로 평가된다.

하지만 반구대 암각화 발견 전 이미 대곡천을 가두는 사연댐이 건설되는 통에 대곡천 앞의 반구대암각화는 비가 많이 오는 계절이면 물에 잠기는 상태가 되면서 소중한 문화재가 수십 년간 훼손되어 왔다. (관련기사 : 5천억원짜리 그림, 이렇게 망가뜨려도 되나)


정부와 울산시는 반구대암각화 보존방안을 두고 십수년째 논의를 하고 있지만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4일 울산의 한 시민이 청와대 게시판에 "사연댐 둑을 헐어 반구대 암각화를 지켜주세요!"라는 청원을 올린 것을 두고 지역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오는 2월 13일까지 진행되는 이 청원에는 현재 "암각화의 그림을 자세하게 육안으로 보고싶다" 등의 의견으로 857명이 동참했다.

이 시민은 청원에서 "시민을 떠나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사연댐 둑을 헐어 인류문화유산 반구대 암각화를 지킬 것을 제안한다"면서 "포르투칼에서는 코아암각화가 발견되어 건설 중인 댐공사를 중단한 사례도 있다. 코아암각화는 댐건설 중지 후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불과 4년밖에 안 걸리지 않았으며 박물관은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되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사연댐 둑을 헐어 대곡천이 복원된다면 울산은 산업수도에서 전 세계인이 찾아오는 대한민국의 역사문화 중심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사연댐 수위를 낮추는 방안에 필요존건으로 제시되어온 울산의 맑은 물 확보 문제에 대해 "국가통합물관리 시스템이 효과적으로 작동된다면 쉽게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수송관로, 펌핑장비 등 고도화된 현대의 용수공급기술이 울산의 용수 확보를 충분히 담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청원인은 마지막으로 "현재 300여 점의 암각화 중 맨눈으로 볼 수 있는 건 20여 점뿐"이라며 "침수와 노출이 반복되면서 속수무책 인류의 위대한 문화유산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까울 뿐이다. 부디 국가 차원에서 반구대암각화를 살피셔서 소중한 인류문화유산을 지켜달라"고 했다.

하지만 이 청원에 대해 일부 시민 구성원들이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울산시민 박아무개씨는 16일 "사연댐을 허물어버리면 울산시민의 식수권은 어떻게 하나"면서 "댐 하나 없어짐으로 인한 하구 태화강의 홍수대책은 또 어떻게 할 것인가"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사연댐 둑을 헐어 문화재를 보존하는 데는 많은 문제점이 있는데 이런 식의 청원이 맞는가"고 되물었다.
#반구대암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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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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