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고속도로, 중국이 건설... 북·미 협상 카드?

36개월 1조 원 가량의 공사, 4월 시작 예정... "일부러 공개한 것일 수도"

등록 2019.01.16 12:10수정 2019.01.16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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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위원장 현지시찰 <로동신문>은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현장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 로동신문 캡쳐

북의 '새로운 길'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것일까. 북측이 동해안에 있는 원산에서 함흥을 잇는 고속도로 건설 공사를 중국에 맡겼다. 원산은 김 위원장의 출신지로 원산갈마해안관광지는 '김정은 비즈니스'의 핵심이기도 하다.

북은 2014년 6월 11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에서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대를 선포했다. 이후 김 위원장은 2015년 신년사에서 원산을 언급하며 "경제개발구 개발사업을 적극 밀고 나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2018년 신년사에서도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를 특정하며 자신의 관심 사항임을 분명히 했다. 2018년 말에는 이곳을 현지 시찰하며 2019년 10월 10일, 북의 노동당 창건일까지 공사를 완료하라고 지시했다.

<KBS>는 16일 "중국이 오는 4월부터 원산에서 함흥을 잇는 고속도로 건설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라며 "1조 원에 가까운 건설비용은 중국이 빌려주고 북이 나중에 갚기로 했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북의 대외경제성 위탁으로 지난해 10월 30일 중국 공공입찰시스템과 입찰 대행업체 홈페이지에도 공개됐다"라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체 공사 구간은 11만 1975km다. 공사에 걸리는 시간도 상당하다. 36개월 동안 도로를 포장하기 위해 땅을 파고 다지는 노반 공사와 노면 공사 등을 진행한다. 800m와 440m의 터널 2개도 들어설 예정이다.

"북·미 협상 카드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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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시진핑, 북경반점에서 오찬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4차 방중 소식을 10일자 지면에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는 9일 중국 베이징(北京)의 호텔 북경반점에서 부부동반 오찬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 연합뉴스

이번 북의 고속도로 건설을 중국이 맡게 된 것은 북·중 관계의 돈독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중국이 북의 경제정책을 이해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중국의 공공입찰시스템과 입찰 대행업체 홈페이지에 해당 내용을 공개까지 한 것을 보면 북·중 관계의 영향력을 공식화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신종호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은 '우리식 개방'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고, 중국이 이를 확실히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김정은 위원장의 출범 이후에도 북·중은 경제·사회·인적교류를 이어갔다. 앞으로 이런 고속도로 건설과 같은 일이 북·중 사이에 많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북·중 협력이 북미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의 개발에 관심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신 연구위원은 "북측에서도 북미 협상을 앞두고 일부러 공개한 것일 수 있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우리로서는 북이 열리면 우리에게만 열리는 게 아니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라며 "북의 개발에 미국, 러시아, 중국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과거처럼 우리가 북을 지원한다는 식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라고 부연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남북 경협에서 중국과 경쟁할 수 있다는 점을 밝힌 바 있다. 15일 청와대에서 기업인들을 만난 문 대통령은 "제재가 풀리게 되면 북한에 인프라 투자, 경제협력 등에서 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될 텐데 우위를 점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한편, 고속도로 건설과 관련해 북측에서 남측에 '고속도로 현대화'를 요청했다는 보도가 2018년 12월 나왔다.

당시 <노컷뉴스>는 북이 "현재 고속도로(금강산 고속도로, 원산 갈마다리~온정리, 107km)와 2차선 1급 도로(국도, 원산~고성, 116.7km)의 현대화를 요청했다"라고 보도했다. 정부 관계자 역시 "도로 분과회의에서 북측이 금강산에서 원산까지 국도 구간의 고속도로화를 거론했다"라고 밝혔다.
#중국 #김정은 위원장 #고속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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