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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세, 최백호, 이은미가 인정한' 싱어송라이터 유해인

[인터뷰] 2년 8개월 만에 <그 해 겨울> 발표, 정직한 음악인으로 기억되고 싶어

19.01.14 18:34최종업데이트19.01.14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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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인은 올해로 앨범 데뷔 10년차가 된 싱어송라이터다. 2002년에 열렸던 제14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혼자 걷는 길'로 대상을 수상하며 가요계 촉망받는 뮤지션으로 주목받았지만 그의 데뷔는 2009년에서야 이뤄졌다.

TV 드라마 음악 참여, 대학 강의 등으로 바쁘게 살았지만 신중하고 정직하게 음악을 대하는 유해인만의 굳은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해인은 지금까지 2장의 정규 앨범을 포함 아주 활발하지는 않지만 꾸준히 음악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다른 뮤지션들에게 곡을 주는 작곡가로서도 이름을 알리고 있다.
 

유해인 ⓒ 애프터눈레코드 제공

 
유해인의 가요계 데뷔 당시 발탁하고 제작자로 참여한 이은미를 비롯해 최백호와 성시경의 디스코그래피에 그의 창작곡들이 담겨 있다. 또한 지난해 10월에 발표된 이문세의 정규 16집 < Between Us(비트윈 어스) >에는 유해인 자신이 가장 아끼는 곡 중 하나라고 말한 '멀리 걸어가'가 수록돼 실력파 작곡가로서 역량을 유감없이 드러내는 중이다. 

지난해 12월 20일 6곡이 담긴 EP 앨범 <그 해 겨울>을 2년 8개월의 긴 공백을 깨며 공개한 유해인. 그는 뮤지션으로서뿐만 아니라 작곡가로도 더 좋은 작품을 발표하고 싶다는 포부와 더불어 그러기 위해서 올해는 활발하게 음악활동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다음은 그와 1월 10일(목) 오후 1시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서 가진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겨울감성 짙은 앨범 발표하며 긴 공백 깨
 

유해인 <그 해 겨울> 앨범 커버 ⓒ 애프터눈레코드 제공

 
- 2년 8개월여 만에 새 앨범을 냈다.
"시간이 이렇게 흐른 줄 몰랐다. 가정생활은 물론 2년간 한 지방대학 전임교수로 재직하면서 정신없이 살아왔다. 길었던 공백만큼이나 열심히 음악활동을 하려고 의지를 다지고 있다."   

- 음악에 대한 갈증은 없었나?
"갈증은 늘 있다. 새로운 음악을 발표해야겠다는 생각은 항상 한다. 내 생활과 생각을 곡과 가사로 표현하는 사람인데 바쁘게 살며 그런 여유도 없었다. 어쨌든 2년 8개월 동안 나름 쌓아 온 것들을 음악으로 만들었다."

- 수록곡 모두 겨울과 연관돼 있다.
"어쩌다 보니 겨울에 앨범 수록곡들을 쓰게 됐다. 여름에는 창작에 대한 생각을 거의 안하는 편이다. 겨울에는 사색할 시간도 많고 이 계절을 유난히 좋아한다. 수록곡 소개를 하자면 재주소년 박경환씨와 듀엣으로 노래한 '겨울 아침'은 연말을 맞아 각자 바쁜 일상때문에 '단절'된 삶을 살 수밖에 없는 현대인의 모습을 담았고, '그 해 겨울'은 춥고 시리지만 가슴을 따스하게 해주는 옛 추억을 떠올리며 만들었다."

- 아이들을 생각하며 쓴 곡도 있다던데?
"연주곡 '너의 따뜻한 손'이다. 언제 잡아도 따뜻한 우리 아이들의 손이 이 곡을 완성시키는 데 큰 영감이 됐다. 모든 엄마들이 함께 공감하고 들어주셨으면 좋겠다.(웃음)"

이문세, 최백호, 이은미, 성시경에게 곡 준 작곡가 유해인
 

유해인 ⓒ 애프터눈레코드 제공

 
- '다시 겨울이 오면'은 정규 2집 수록곡 아닌지?
"그렇다. 원래는 이은미 선배님의 <소리 위를 걷다 2(2010년 4월 발매)> 앨범 2번째 트랙으로 작사 작곡을 했다. 2016년 2월에 발표했던 정규 앨범 < Smile Again(스마일 어게인) >에서 직접 노래를 해 담았었고, 개인적으로 상당히 아끼는 곡이라 이번에 리마스터링 작업을 거쳐 수록하게 됐다."

- 이 곡에 애착을 갖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이 노래가 요즘 트렌드에 맞을지는 잘 모르겠다. 스스로 내 음악은 '스탠더드 클래식(Standard Classic)'이라고 생각한다. 유행의 흐름에 상관없이 시대와 세대를 초월해 사랑받고 애청되는 그런 곡들을 계속 창작해 나갈 거다. 그렇다면 언젠가 '다시 겨울이 오면'이 좀 더 많은 대중의 사랑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희망을 품고 있다."

- 이문세씨의 16집 앨범에 참여했다고 들었다.
"'멀리 걸어가'란 곡의 송라이터로서 참여했다. 음악계 선배 이훈석 프로듀서님의 추천으로 이문세 선배님의 15집 앨범에 곡을 드릴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집으로'란 내 노래가 수록돼 이번 16집 음반에도 함께할 수 있어 기뻤다.

'멀리 걸어가'는 첫 아이를 임신하고 달라져 있는 거울 속 내 모습을 지켜보며 정말 짧은 시간에 노랫말과 멜로디를 써 내려갔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선배님 앨범 타이틀 트랙과 다른 수록곡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지는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  

- 다른 아티스트들을 위해 어떤 곡들을 썼나?
"이은미 선배님이 발표한 '아카시아', '뒤를 돌아보다', '오래된 기억' 등 다수의 곡을 만들었다. 2009년과 11월 싱글로 음반데뷔를 하고 2011년 정규 앨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발탁하고 제작을 해주신 분이시다. 2012년 최백호 선배님의 <다시 길 위에서>에 '굿바이'와 '메모리'란 곡을 드리며 음악작업을 했던 기억도 나고, 성시경씨의 7집 앨범에 'Thank You'란 노래로 참여하기도 했다."

앨범 데뷔 10년, 아직 실감나지 않아
 

유해인 ⓒ 애프터눈레코드 제공

 
- 올 3월이면 앨범 데뷔 만 10년이 된다.
"앗! 그런가? 너무 바쁘게 살아와서 지금 이야기를 듣고 알았다. (웃음) 새삼 더 열심히 음악활동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현재 새 노래를 작업 중인데 인터뷰 마치고 소속회사와 기념할 만한 무언가 있을지 상의를 좀 해봐야겠다.(웃음)" 

- 뮤지션 유해인의 삶은 어땠나?
"게으르다고 보일 수 있을 정도로 음악인으로서 솔직하고 정직하게 살아온 것 같다. 내가 뭔가를 느낄 때만 오롯이 곡과 가사를 써 왔기에 정직한 삶을 살았다고 말할 수 있다."

- 음악을 하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뽑는다면?
"녹음 현장에서 벌어지는 순간순간이다. 최백호, 이문세 두 가요계 당대 아티스트 분들과 같은 스튜디오 공간에 있는 상상이 현실로 이어졌을 때 '내가 살아 있구나!'란 생각에 정말 행복했다. 대학 때는 성시경 씨에게 곡을 주는 게 꿈이었는데 그 꿈도 이루어졌고, 이은미 선배님의 지원 아래 앨범을 낼 수 있었던 기회 역시 너무도 소중하다." 

내게 음악은 공감과 치유의 선물  

- 음악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아무래도 '공감'이다. 지금은 할 이야기도 남들에게 할 만큼 적극적으로 바뀌었지만 예전에는 지극히 소심해 말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다만 정제되고 완성된 노랫말을 통해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전함으로써 속 시원하게 감정을 토로할 수 있었다. 어쨌든 음악을 통해 대중과 '공감'을 하면서도 나 스스로의 자존감을 높이고 아픈 상처를 치유할 수 있었다."
 

유해인 ⓒ 애프터눈레코드 제공

 
- 음악인으로서 어떤 부분에 노력을 기울이고 싶은지?     
"지금껏 음악작업을 하면서 편곡이나 오케스트레이션 부분에 있어 주도적 역할을 한 적이 거의 없다. 앞으로는 기회가 닿는 대로 적극적으로 배울 예정이다. 그리고 좀 더 많은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뮤지션들과 작업하는 것이 작곡가로서의 바람이다. 우선 그런 기회가 생긴다면 이소라 선배님과 함께 하고 싶다.(웃음)"      

- 올해 어떤 음악활동 계획을 갖고 있나?
"음원을 자주 발매하고 싶다. 올해는 3개월에 한 번씩 내는 것이 목표인데 최대한 노력을 할 거다. 지금 두 아이들을 떠올리며 만든 'Heaven(헤븐)'이란 곡 녹음작업을 진행 중인데, 발표되면 2019년 유해인 음악의 시작을 알리는 노래인 만큼 많이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유해인 그해겨울 이은미 이문세 멀리걸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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