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대학 갔니?" 물음에 "저 취업했습니다!"

여수석유화학고등학교 졸업식장 취재기

등록 2019.01.14 10:00수정 2019.01.14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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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1일(금) 10시, 강당인 송백관에서 열린 여수석유화학고등학교 졸업식 모습 ⓒ 오문수

  
청년실업률 10%. IMF이후 사상최악의 청년실업난이란 말을 무색하게 한 고등학교가 있다. 전남 여수시 대통 1길 45에 위치한 여수석유화학고등학교가 화제의 주인공인 학교다. '긍정과 창의로 석유화학을 선도하는 글로벌 영 마이스터 육성'을 모토로 삼은 여수석유화학고등학교는 마이스터고이다.
 
고등학생들인 이들이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하기 어려워 또다시 학원과 도서관에서 씨름하는 취업준비생들의 부러움을 사는 이유가 있다. 졸업식인 1월 11일까지 졸업생 100명 중 현재 82명이 취업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들의 취업현황을 보면 졸업생들이 얼마나 양질의 직장에 취업했는지 알 수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한전 KPS, 국가직 9급 공무원 등 공기업과 공무원 등에 18명, GS 칼텍스, 삼성전자, LG화학 등 대기업에 61명, 프렉스에어코리아, 이엔에프테크놀로지 등 중소기업에 3명이 취업했다.
 
취업성공에 대한 명성 때문인지 신입생 지원율은 약 3: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중학교 내신 성적 10% 이내 학생들도 대거 지원해 직업교육 명문학교로 부상했다. 여수뿐만 아니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중학교를 졸업한 학생도 지원하고 있다. 예전 같으면 기피대상이었던 학교를 변화시킨 장본인은 초대마이스터고 교장으로 부임해 6년째 학교를 경영 중인 조영만 교장이다.
 
조영만 교장은 학교장으로 부임하기 전 대기업에 근무했었다. 매일 아침 맨 먼저 학교에 출근해 정문에서 학생들과 인사하며 '하이파이브'를 외치고 긍정마인드를 심어준 조영만 교장이 말했다.
 
"훌륭한 선생님들과 학생들의 노력이 만들어 낸 눈부신 성과입니다.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여수석유화학고에서 배우고 익힌 기술과 지식은 무엇보다 값진 경험"
  

11일 오전 10, 여수석유화학고등학교 강당에서 열린 졸업식 모습 ⓒ 오문수

 
1월 11일(금) 여수석유화학고등학교 강당인 송백관에서 열린 졸업식에는 재학생과 졸업생, 학부모 등 600여 명이 참석했다. 장석웅 교육감도 참석해 학생들의 졸업을 축하해 줬다. 교육감 축하 내용이다.
 
"여수석유화학고등학교가 전국 50개 마이스터고등학교 중 질적인 취업으로 최고의 명문고등학교가 되었다는데 자부심을 가지며 조영만 교장을 중심으로 명문 마이스터고등학교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신 전 교직원에 감사드립니다."
 
3년간의 학교생활을 통해 직업인으로서의 소양교육을 훌륭히 수행해 취업에 성공한 졸업생 대표 정하은양의 말이다.
 
"저 취업했습니다! 어느 대학을 갔니, 수능 시험은 어땠니 하는 많은 사람들의 우려와 응원 섞인 안부인사에 저는 당당하게 대답합니다. 고등학교 이후 대학으로의 진학이 당연시 되는 이 사회에서 저는 여수석유화학고를 선택하였고 그 결과, 3년의 노력 끝에 취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수석유화학고에서 배우고 익힌 수많은 설비 기술과 화공 지식은 저의 인생에 있어 무엇보다 값진 경험이고 경력입니다. 매일 아침 6시, 아침운동으로 시작되어 실습과 학습으로 채워온 날들은 앞으로의 날들에도 그리고 현재의 날에도 저의 삶을 돌아가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제가 이 자리에 있기까지 함께 해주시고 많은 도움을 주셨던 사람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취업성공에 이르는 학년별 비결은?
 
학생들이 졸업과 동시에 취업에 성공하려면 장기계획과 함께 직장인이 갖춰야할 소명과 사명의식을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 이들의 학년별 취업준비과정을 들여다보았다.
 
▲1학년 - 글로벌 마인드 향상과 의사소통능력 신장을 위해 해외체험학습 실시. 진로목표 설정 후 자격증 취득 의무화. 글로벌 인재육성을 위한 영어사관학교 운영
 
▲2학년 - 기업이 요구하는 직무별 영마이스터 육성을 위한 프로젝트과제 수행. 영어사관학교. NCS 취업캠프 실시를 통해 긍정적인 마인드 함양. 기업 소양교육 실시.
 
▲3학년 - 산업체 맞춤형 교육실시. 직무수행에 필요한 지식·기술 및 태도 습득을 위한 현장실습. 글로벌 전문 기술·기능 인재 양성을 위한 글로벌 현장학습 참여
 
취업에 성공한 학생들의 얘기를 들어보았다. 3학년 나정민 학생의 얘기다.
  

졸업식에 참가해 연주한 국악 취타대는 여수석유화학고의 자랑이기도 하다 ⓒ 오문수

 
"3년간 학교생활을 열심히 한 결과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꿈꾸는 GS칼텍스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여수석유화학고 입학은 최고의 선택이었습니다"
 
2학년 고태호 학생은 "선배들의 뛰어난 성과가 열심히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으며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고태호 학생은 비록 2학년이지만 현대 오일뱅크 필기와 면접시험 통과 후 최종 인턴시험을 앞두고 있다.
덧붙이는 글 여수넷통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여수석유화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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