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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찾아온 KBS 사장... 왜 그랬는지 이유 알겠다

변화 맞은 < 1박2일 > 시즌3... 정체된 분위기를 바꾸기 위한 노력

19.01.08 11:23최종업데이트19.01.08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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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예능 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 시즌3>가 최근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지난 11월 전주 편부터 모습을 드러낸 개그맨 이용진이 '인턴 멤버'로 합류한 데 이어 2년 반가량 프로그램을 이끌었던 유일용 PD가 물러나고 김성 PD가 새해 첫 방영분부터 메인 연출자로 전면에 나서게 된 것이다.

그간 < 1박2일 >은 설명이 필요없는 KBS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지상파가 고전하는 요즘에도 꾸준히 10%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선전을 펼치고 있다. 그런데 뭔가 예전처럼 활기 넘치는 분위기를 찾아보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장기 예능의 딜레마... 현실 안주 혹은 매너리즘?
 

지난 6일 방송된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 시즌3의 한 장면 ⓒ KBS

 
시즌2의 실패 이후 종영 직전까지 몰렸던 < 1박2일 >은 2013년 12월 시작된 시즌3의 예상 밖 인기에 힘입어 제2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어느덧 강호동, 이승기, 이수근, 은지원 등이 활약했던 시즌1(2007~2012년)보다 오랜 기간 방영됐을 정도로 확실한 입지를 다졌다. 하지만 최근 2년 사이의 움직임은 간판 예능으로서의 무게감과는 다소 거리가 멀었던 게 사실이다. 

방송사 내부 사정으로 인한 장기간의 결방(KBS 파업)도 영향이 없지 않았겠지만 2016년 중반 단행된 갑작스런 PD(유호진→유일용PD) 교체 이후 "화제성이나 재미 면에서 예전같지 않다"는 시청자들의 불만도 적지 않았다. 여전히 시청률은 10%대 이상으로 안정적이었지만 참신한 아이디어 혹은 기획으로 승부를 내는 회차는 점차 줄어들었고 멤버들의 단순한 개인기에 의존하는 듯한 인상도 강했다. 오랜 기간 변화없이 지속되다보니 매너리즘에 빠진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자아냈다.

특별한 내용이 아닌데도 2.5주, 3주 짜리 방송으로 나오는 경우도 많아 새로움을 추구하는 젊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기엔 부족해 보였다. 게다가 과거 수년간 동시간대 변변한 경쟁작들이 없었지만 지난해 부턴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SBS는 <집사부일체>를 앞세워서 한때 < 1박2일 >의 턱밑까지 시청률을 끌어올리기도 했다. 경쟁 프로그램의 이승기가 예능 대상을 수상했다는 건, < 1박2일 >로선 위기 의식을 가져야 할 사건이기도 했다.

인턴 이용진의 등장... 정체된 분위기 전환 도모
 

지난 6일 방송된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 시즌3의 한 장면 ⓒ KBS

 
그런 의미에서 '인턴 멤버' 이용진의 등장은 눈여겨 볼 만하다. 지난해 11월 전주편에서 멤버간 인터넷 방송 대결을 위한 초대손님으로 등장한 이래 12월 제주도 방어잡이레이스 편에도 연이어 출연하면서 눈치 빠른 시청자들은 이용진의 합류 가능성을 어느 정도 예상하게 되었다.

김준호, 데프콘, 김종민 등이 이른바 '앙숙' 케미를 선보이며 종종 악역을 도맡기도 하지만 < 1박2일 > 멤버들은 전체적으로 모난 면 없이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이는 일찌감치 뻔한 그림이 그려지는, < 1박2일 >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출연진 vs. 제작진의 대결 구도가 맥 빠진 채 진행되기 일쑤였다.

그런데 이용진은 기존 출연진들과는 사못 달랐다. 때론 맏형 김준호에게 싫은 소리를 하면서 본인의 의사를 분명히 표시해 의외의 면을 드러낸다. 이 과정에서 연이어 벌칙에 당첨되는 등 '불운의 아이콘'으로 등극해, 확실한 캐릭터를 일찌감치 마련하면서 고정 멤버 발탁의 가능성도 높이고 있다.

반복적인 상황 속 애드립에만 의존하던 김준호와 김종민도 어느새 이용진의 등장을 견제(?)하면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이 최근 방영분에서 감지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용진은 정체된 < 1박2일 > 내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한 투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낳게 한다.

연이은 예능 PD 이탈... KBS로선 심각한 고민이 필요
 

지난 6일 방송된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 시즌3의 한 장면 ⓒ KBS

 
이와 별개로 7일에는 < 1박2일 > 출신 PD들의 연이어 이적 소식이 전해졌다. 시즌3를 성공시킨 몬스터유니온(KBS 출자사) 소속 유호진 PD의 tvN 이적설 기사가 쏟아진 데 이어 최근까지 연출을 담당한 유일용 PD는 종편 MBN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미 지난 수년간 CJ ENM, JTBC 및 기타 방송사로 다수의 KBS 제작진이 이탈한 것을 기억하면 그리 이상할 것 없는 소식들이다. 

사유는 제각각이라지만 회사 측에선 수많은 인재들이 왜 안정적인 직장으로 여기던 KBS를 속속 떠나고 있는지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해봐야 할 상황이다. 케이블이나 종편 등 다른 채널과 비교해 지상파는 드라마뿐만 아니라 예능까지도 부진에 빠진 상태다. 여기에는 핵심 제작 인력 이탈도 크게 자리 잡고 있다.

때마침 6일 방송된 < 1박2일 >은 이례적으로 양승동 KBS 사장이 직접 촬영 현장을 찾아 화제를 모았다. 국장 혹은 CP가 아닌, 사장의 방문은 한편으로 이 프로그램에 대한 사측의 관심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향후 < 1박2일 >에 대한 지원 강화를 예상해 볼 수도 있다. 김성 PD를 새 수장으로 맞이한 < 1박2일 >로선 지금이 위기면서 기회인 셈이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1박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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