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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30년 동안 감춘 진실... 이 여성이 해냈다

[2018 영화계 결산] 올해 꼭 기억하고 싶은 영화, 외국 영화 편

18.12.28 14:56최종업데이트18.12.28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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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다양한 작품들이 쏟아지지만 올해만큼 다양한 종류, 장르의 외화가 쏟아진 해도 드물었던 것 같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 <미션 임파서블: 폴 아웃>을 비롯한 시리즈 작품의 후속편들이 여러 편 공개되었고, <앤트맨과 와스프>, <블랙 팬서>, <베놈>, <데드풀 2>, <아쿠아맨>까지 히어로물도 끊이지 않고 개봉했다.

<몬스터 호텔3>, <인크레더블2>, <코코> 등의 애니메이션 작품도 많은 사랑을 받았고, <레디 플레이어 원>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을 필두로 기예르도 델 토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브라이언 싱어, 짐 자무쉬, 알폰소 쿠아론, 루카 구아다니노 등의 많은 유명 감독들이 신작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처럼 수많은 작품 가운데 단 몇 작품만을 선정한다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일곱 작품을 선정하고자 한다. 그렇다고 해서 지면에 선정되지 못한 다른 작품의 가치를 폄하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다만 국가와 장르의 다양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였으며, 단순한 흥행 성적보다는 작품성과 오락성 모두를 갖춘 작품을 선정하고자 했다. 혹, 이 작품들 가운데 놓친 작품이 있다면 얼마 남지 않은 올해를 함께해 보는 건 어떨까?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2018년 2월 22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 출연: 샐리 호킨스, 마이클 섀넌, 리차드 젠킨스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스틸 컷 ⓒ 이십세기폭스코리아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퍼시픽 림> 시리즈에 엮이기 전까지 <판의 미로> <크림슨 피크> 등의 작품을 통해 미학적 연출을 선보이던 인물이었다. 기괴하지만 아름다운 이야기를 바탕으로 실재하지 않는 '크리처' 혹은 독특한 성향의 인물을 그려내는 것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과 함께 '쓰리 아미고'라는 애칭으로 멕시코 영화 산업을 대표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이 세상에 나오기 전까지 그는 이름값에 비해 흥행에는 다소 약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 작품으로 베니스 황금사자상,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을 동시에 수상했고, 제작비 대비 10배에 달하는 흥행 성적을 보이며 자존심 회복에도 성공한다. 목소리를 잃은 청소부와 실험실에 갇힌 괴생명체의 만남과 사랑을 그린 판타지 로맨스물로 모든 경계를 뛰어넘는 차별 없는 사랑이 이 작품의 주제다.

<더 포스트>
2018년 2월 28일 개봉/ 12세 관람가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메릴 스트립, 톰 행크스, 밥 오덴커크

 

영화 <더 포스트> 스틸 컷. ⓒ 이십세기폭스유니버셜픽쳐스


지난 2016년 개봉한 <스포트라이트>와 마찬가지로 언론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1971년, 지난 30년간 감춰져 온 베트남 전쟁의 진실이 담긴 기밀문서 펜타곤 페이퍼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건이 주된 내용이다. 감독인 스티븐 스필버그는 이 작품을 연출하기에 앞서 과거의 사건이 현재와 조금도 다를 것이 없다는 것에 본능적으로 끌렸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언론과 정치의 경계에서 벌어지는 긴박함은 물론, 이 사건의 최초 발행인으로 알려져 있는 캐서린 그레이엄의 신념 역시 빛나는 작품이다. 메릴 스트립, 톰 행크스 등 이름만 들어도 무게가 느껴지는 배우들의 호연 또한 인상적이다.

<플로리다 프로젝트>
2018년 3월 7일 개봉/ 15세 관람가
감독: 션 베이커 / 출연: 윌렘 데포, 브루클린 프린스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 스틸 컷. ⓒ 오드(AUD)


디즈니랜드가 위치한 미국 올랜도 주에서 벌어지는 이중적인 삶의 모습을 어리지만 어리지 않은 6살 소녀 무니의 시선을 통해 슬프고도 아름답게 그려낸 작품이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재능있는 젊은 감독 중 하나로 손꼽히는 선 베이커 감독은 2011년 디즈니월드로 가는 혼잡한 고속도로 옆에서 놀던 아이들을 보고 이 작품을 기획했다고 한다. 디즈니월드 건너편 모텔촌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의 삶을 전하고 싶었다고.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지만, 조금씩 드러나는 냉혹한 현실은 오랫동안 큰 여운을 남긴다. 예쁘고 아름다운 선재물에 가벼운 마음으로 관람한다면 큰 충격을 받게 될지도 모르는 작품이다.

<킬링 디어>
2018년 7월 12일 개봉 / 청소년 관람불가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 / 출연: 콜린 파렐, 니콜 키드먼, 베리 케오간

 

영화 <킬링 디어> 스틸 컷. ⓒ 오드(AUD)


<더 랍스터>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신작으로 칸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고대 그리스 3대 비극 작가 중 하나인 에우리피데스의 비극 아울리스의 이피게네이아에서 모티브를 따온 작품으로 이 작품 역시 비극적인 분위기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갈망하는 소년과 그 복수의 대상이 되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로 가장 선하고 약한 순수함이 먼저 침범 당하고 의심을 받으며 종국에는 도태되어 버린다는 사실이 영화 전반에 걸쳐 등장한다. 이 작품 역시 <인셉션>이나 <곡성>처럼 해석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영화 속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등가교환에 대한 의미가 극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이다. 복수의 원형을 하나의 극으로 완성한 가장 완벽한 형태의 작품이다.

<어느 가족>
2018년 7월 26일 개봉/ 15세 관람가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릴리 프랭키, 안도 사쿠라, 키키 키린

 

영화 <어느 가족> 스틸 컷. ⓒ 티캐스트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21년 만에 일본 영화계에 큰 족적을 남긴 작품이다. 고레에다 헤로카즈 감독은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태풍이 지나가고> 등의 작품을 통해 다양한 가족의 형태와 그 이야기에 많은 관심을 가져온 인물이다. 이번 작품 <어느 가족>에서는 할머니의 연금과 훔친 물건들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한 가족이 우연히 길에서 떨고 있는 다섯 살 소녀를 데려와 함께 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각자의 사연을 통해 조금씩 드러나는 이 가족의 진짜 모습을 통해 갈수록 옅어지는 가족 공동체에 대한 우리 세대의 모습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듯 보인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일본 국민배우 고(故) 키키 키린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퍼스트맨>
2018년 10월 18일 개봉/ 12세 관람가
감독: 데이미언 셔젤/ 출연: 라이언 고슬링, 클레어 포이, 제이슨 클락

 

영화 <퍼스트맨> 스틸 컷. ⓒ UPI 코리아


<위플래쉬>, <라라랜드>의 감독 데이미언 셔젤이 연출한 닐 암스트롱 전기 영화. 아폴로 11호를 타고 인류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진 그의 이야기를 자신만의 호흡과 연출력으로 잘 그려낸 작품이다. 사실 빠르고 격렬하면서도 흥을 느낄 수 있는 전작들에 비하면 다소 차분하고 정적인 이미지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인류 최초의 도전을 마주하게 된 한 인간의 심리와 그를 둘러싼 인물들에 대해 잘 조명해내고 있다.

그동안 여러 채널을 통해 동일한 이야기가 반복적으로 언급되고 표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잃지 않고 묵묵히 걸어나간다. 그 중심에는 수 많은 1인칭을 효과적으로 전달해내는 라이언 고슬링의 연기가 있다. 실제 아폴로 11호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연출로도 전문가들의 인정을 받은 바 있다. 해당 시기의 필름을 옮겨다 놓은 듯 올드한 느낌 또한 이 작품만의 매력으로 흥행적 측면에 있어서는 다소 아쉬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나 작품성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보헤미안 랩소디>
2018년 10월 31일 개봉/ 12세 관람가
감독: 브라이언 싱어/ 출연: 라미 말렉, 루시 보인턴, 벤 하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스틸 컷. ⓒ 이십세기폭스코리아


국내에 퀸의 숨은 팬들이 이렇게 많았나? 하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예상하지 못한 흥행을 이어나가고 있는 작품이다. 개봉 6주차를 넘어서야 겨우 스크린 수가 줄어들기 시작한 이 작품의 현재 흥행 성적은 880만. 이 작품이 만들어진 영국 본토의 성적보다도 높은 성적이라고 한다. 물론 국내에서만 흥행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5,200만 달러로 알려진 이 작품의 제작비의 15배가 넘는 수익이 이미 확보되었고, 월드와이드 흥행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엄밀하게 이야기하면, 퀸에 대한 이야기라기 보다는 퀸의 리드 싱어였던 프레디 머큐리에 대한 이야기다. 공항 수하물 노동자로 일하며 음악의 꿈을 키우던 파록버사라가 어떻게 프레디 머큐리가 되며 세계적인 밴드 퀸을 이끌게 되었는지 등의 이야기가 이 작품 속에 모두 녹아 있다. 프레디 머큐리를 연기한 라미 말렉의 연기는 물론, 영화의 처음과 마지막에 등장하는 85년 라이브 에이드 공연 장면의 싱크로율이 입소문을 타며 큰 사랑을 받았다. 작품성은 물론 흥행 면에 있어서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작품이다.
영화 무비 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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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숫자로 평가받지 않기를 바라며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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