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군사독재가 쭉~ 이어졌으면"
현직 경감, 경찰 게시판에 독재옹호 글 올려

민주화 비방하고 극단적 경제-안보관 피력... 하루 뒤 자진 삭제

등록 2018.11.15 07:51수정 2018.11.15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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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경찰 내부게시판 '현장활력소'에 올라온 A경감의 글. A경감은 글을 올린 뒤 자진 삭제했다. ⓒ 오마이뉴스

 
현직 경찰이 내부 게시판에 "민주화란 말은 허울 좋은 구호"라며 "차라리 흔히들 말하는 군사독재가 쭉~이어졌음 하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라는 글을 올렸다가 하루만에 삭제했다. 사라진 이 글에는 "우리나라에는 65년동안 적화야욕에 혈안이 되어있는 북한 괴뢰 집단이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언론 민주화라 외쳤지만 지금이 민주화인가? 차라리 검열을 하던 과거의 언론이 더 좋았다는 생각이다"라는 내용도 적혀 있었다.

지난 12일 인천경찰청 소속 A경감은 '민주화 거짓 구호가 되어서는 안된다'라는 제목의 글을 내부 게시판인 '현장 활력소'에 올렸다.

A 경감은 글 첫머리에서 "우리나라는 과거 몇 십년 동안 민주화를 외친 세력들이 많았다"라며 "그래서 지금쯤은 민주화가 만개해야 하는데 현실은 완전 딴판"이라고 했다. 이어 "민주화란 말은 허울 좋은 구호이며 결과물은 특정세력들의 이익 챙기기 수단에 불과했다는 느낌"이라며 "수십 년의 사회 변화를 보면서 느낀 것은 민주화가 민주화가 아니고 독재가 독재가 아니란 것"이라고 밝혔다.

극단적 정치, 경제, 안보, 언론관 그대로 표출

이어 A 경감은 "차라리 흔히들 말하는 군사독재가 쭉~이어졌음 하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라며 "아니 군 출신들이 정치할 때가 훨씬 더 좋았던 것 같다. 경제는 급속도로 발전했고, 일자리 없어 놀던 청년들도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복지정책에 대해선 "대폭 늘어났지만 이것 또한 공정하게 배분되는지도 의심스럽다"라며 "실업수당이란 것은 몇 개월 일하다 몇 개월 놀면서 요령껏 돈 받아 챙기는 제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라고 썼다. 기업들이 외국으로 이전하는 것을 언급하며 "민주화를 외치면서 기업을 장악한 세력들의 지나친 요구를 견디지 못한 것 때문"이라며 "몇몇 기업들이 특정세력들에 의해 어떻게 되었는지 우리는 그 현장에 있었기에 정확히 알지 않는가"라고 주장했다.

언론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A 경감은 "언론 민주화라 외쳤지만 지금이 민주화인가? 세상에 없는 편협적인 언론이 되어 버렸다"라며 "차라리 검열을 하던 과거의 언론이 더 좋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에는 65년 동안 적화야욕에 혈안이 되어있는 북한괴뢰 집단이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라며 "그들은 지금도 겉으로 평화를 외치면서 뒤로는 전인민에게 전쟁 대비 명령해 놓고 있다고 하니 큰일 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라고 주장했다.

북한을 비난하면서 그는 경찰의 태도도 비판했다.

"북한 영국 영사로 있다가 탈북한 태영호씨를 체포하기 위해 대학생 체포조가 결성되어 있다고 한다. 며칠 전 모 종교단체에 가서 안보강의를 하기로 하였는데, 특정 집단이 태영호 공사에게 '반통일적인 행동을 하면 죽이겠다'라고 협박하여 그 안보 강의를 취소하게 하는 법치 국가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 백주대낮에 일어났다. 우리 경찰에서는 이런 협박하는자를 강력히 처벌하여야 함에도 그들을 검거했다는 소식이 없다. 아니 수사에 착수했다는 말도 없다."

글 말미에서 A 경감은 "직장내 민주화를 위해 직장협의회가 결성되는 것은 아주 바람직한 일"이라며 "그러나 민주화를 이끌어나갈 사람들은 꼭 명심해야 하는 게 있다, 다름아닌 극렬한 외부노조 세력들에 매수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A 경감의 글에 대해 익명을 요청한 한 경찰은 "민주화를 비방하고 군사독재를 옹호하는 내용을 보고 너무 황당했다"라며 "북한을 핑계삼아 과거사를 합리화하는 게 어이없다, 군사독재의 피해자와 그 유가족이 살아있는데 어떻게 이런 막말을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글 쓴 경찰 "직장협의회에 외부세력 안된다는 취지로 쓴 글"

이에 대해 글을 올린 A 경감은 "직장협의회가 (경찰에) 처음 만들어져 외부세력을 끌어들이면 안 된다는 취지에서 쓴 글"이라며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직장협의회에 외부세력을 끌어들이면 안된다는 말을) 어떻게 주입할까 고민하고, 글을 부각하기 위해 그렇게 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주화를 비방하고, 군사독재를 미화하고, 누군가를 헐뜯기 위해 쓴 글은 아니다"라며 "글은 내가 하루 지나서 삭제했다, 이렇게 전화오는 게 이해가 안된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A 경감이 내부게시판에 올린 글 전문이다.

<민주화 거짓 구호가 되어서는 안된다>

우리나라는 과거 몇 십년 동안 민주화를 외친 세력들이 많았다.
그래서 지금쯤은 민주화가 만개해야 하는데 현실은 안전 딴판이다.

민주화란 말은 허울 좋은 구호이며, 결과물은 특정세력들의 이익 챙기기 수단에 불과했다는 느낌이다. 수십년의 사회 변화를 보면서 느낀 것은 민주화가 민주화가 아니고 독재가 독재가 아니란 것이다.

차라리 흔히들 말하는 군사독재가 쭉~이어졌음 하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
아니 군 출신자들이 정치할 때가 훨씬 더 좋았던 것 같다.
경제는 급속도로 발전했고 일자리 없어 놀던 청년들도 없었다.

휘발유값도 군출신 정부까지 300원 미만이었다.
국제유가는 그때나 지금이나 별차이가 없는데 현재 휘발유 값과는 너무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물론 복지정책이 대폭 늘어났지만 이것 또한 공정하게 배분되는지도 의심스럽다. 

실업수당이란 것은 몇 개월 일하다 몇 개월 놀면서 요령껏 돈받아 챙기는 제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민주화를 외치면서 기업을 장악한 세력들은 좋은 자리를 세습까지 하는 비민주적 행위를 하고 기업들은 하나 둘씩 망해가고 그들의 지나친 요구를 견디지 못한 많은 기업들이 외국으로 이전하였다. 그 기업들만 다시 국내로 돌아온다면 청년 일자리는 해결된다고 생각한다.

몇몇 기업들이 특정세력들에 의해 어떻게 되었는지 우리는 그 현장에 있었기에 정확히 알지 않는가?

언론 민주화라 외쳤지만 지금이 민주화인가?
세상에 없는 편협적인 언론이 되어버렸다.
차라리 검열을 하던 과거의 언론이 더 좋았다는 생각이다.

우리나라에는 65년 동안 적화야욕에 혈안이 되어있는 북한괴뢰 집단이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들은 지금도 겉으로 평화를 외치면서 뒤로는 전인민에게 전쟁대비 명령해 놓고 있다고 하니 큰일 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북한 영국 영사로 있다가 탈북한 태영호씨를 체포하기 위해 대학생 체포조가 결성되어 있다고 한다. 며칠 전 모 종교단체에 가서 안보강의를 하기로 하였는데 특정 집단이 태영호 공사에게 "반통일적인 행동을 하면 죽이겠다"라고 협박하여 그 안보 강의를 취소하게 하는 법치 국가에서 일어 날 수 없는 일이 백주대낮에 일어났다. 우리 경찰에서는 이런 협박하는 자를 강력히 처벌하여야 함에도 그들을 검거했다는 소식은 없다. 아니 수사에 착수했다는 말도 없다.

대한민국 경찰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이념을 지켜야 하는 것이 첫째이다. 첫 번째 과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으며 그것을 벗어나면 언젠가는 국민들로부터 혹독한 비난을 받을 것이다.

직장 내 민주화를 위해 직장협의회가 결성되는 것은 아주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민주화를 이끌어 나갈 사람들은 꼭 명심해야 하는 게 있다.
다름 아닌 극렬한 외부노조 세력들에게 매수되지 않는 것이다.
그들의 힘을 빌리면 직장 내 민주화가 빨리 이루어질 것 같지만 그것은 정치세력화 될 수도 있고 대한민국의 국가이념과 맞지 않는 세력이 될 수도 있다.

오직 경찰 내부에서만 우리 내부의 힘만으로 직원들의 복지향상 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민주화 #독재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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