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의원-한유총 "내 재산 왜 맘대로 못하나, 공산국가냐"

[현장] 한유총 토론회 주최 홍문종 의원 "사립유치원 불편해지면 아들딸에게 피해”

등록 2018.11.14 14:01수정 2018.11.14 19:58
61
원고료로 응원
   
a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 ⓒ 남소연

 
"사유재산인데 왜 맘대로 못하나, 여기가 공산(주의) 국가냐."
"여러분이 불편해지면 다 그 사람들 아들딸에게 간다."


사회자는 "오늘은 구호, 함성, 피켓 등의 사용을 금지한다"며 신신당부했지만,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의 격려성 발언에 장내를 가득 채운 사립유치원 관계자들의 박수와 함성은 좀처럼 멈출 줄 몰랐다.

사단법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이덕선)는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사립유치원 이대로 지속가능한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장소가 국회로 바뀌었을 뿐 분위기는 지난달 30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한유총 대토론회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날 토론회도 관광버스를 대절해서 온 사립유치원 관계자 수백 명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예비 의자로도 모자라 통로 바닥까지 가득 채운 사립유치원 설립자와 원장들은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홍문종 의원을 비롯해 정양석, 김순례 등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축사에 열렬한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관련기사: 박용진 3법 반대하는 한국당의 두 얼굴).
 
a

인사말 하는 이덕선 한유총 비대위원장 이덕선 한국유치원총연합회 비대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주최한 '사립유치원 이대로 지속가능한가'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남소연

a

국회서 토론회 연 한유총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주최로 열린 '사립유치원 이대로 지속가능한가' 토론회에서 이덕선 한유총 비대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박수치고 있다. ⓒ 남소연


이날 토론회를 마무리할 때쯤 뒤늦게 도착한 홍문종 의원은 "언론이나 여론은 여러분 편이 아니다, 내가 여기 왔다고 하면 로비 받았느니 할 거다, 그럼에도 왔다"라면서 "여론이 중요한 게 아니라 아이들 미래가 중요하다, 여러분이 정성 바치고 땀 바쳐 왔는데 매도하는 거 억울하지 않나, 그래서 내가 위로하러 왔다"고 말해 역시 큰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홍 의원은 "(유치원) 문 닫으려는 사람 많은데 문 닫게 해줘라, 사유재산인데 왜 맘대로 못하나, 여기가 공산(주의) 국가냐, 나라에서 공립으로 한다고 얘기하는데 현실적으로 턱도 없다, 우리 아이들이어서 어쩔 수 없이 당장 때려 치울 수 없는 (유치원) 입장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심지어 홍 의원은 이날 참석한 사립유치원 관계자들을 향해 "여러분이 불편해지면 다 (사립유치원을 비판하는) 그 사람들 아들딸에게 간다"는 '협박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현진권 전 자유경제원장 "현 정부 공공성 강화는 재산권 찬탈"
 
a

국회서 열린 한유총 토론회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주최로 '사립유치원 이대로 지속가능한가'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 남소연


토론회의 첫 발제자인 현진권 전 자유경제원장 역시 "현 정부의 사립유치원 공공성 강화는 개인의 재산권 침해이고 경제 자유 침탈"이라면서 "(정부가 유치원 폐원을 막는데) 자기 재산을 맘대로 처분 못하면 자기 재산이 아닌 것"이라며 사립유치원 문제를 이념 문제로 몰아갔다.


특히 현 전 원장은 "'정부지원금으로 명품가방을 샀다'는 말이 대중을 흥분시키고 분노하게 만들었다"면서 "현 정부가 유치원 정책을 민간 중심에서 정부 중심으로 바꾸려면 대중들의 에너지, 분노가 필요해 그 분노를 이 한 문장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현 전 원장은 이 말을 2차 대전 당시 나치 독일 선전상이었던 괴벨스의 선동 선전 술책에 비유하기도 했다. 현 전 원장은 "이 말은 진실이지만 맥락을 모르는 사람을 흥분시킨다"면서 "'내게 한 문장만 달라, 어떤 사람도 망가지게 할 수 있다'는 히틀러 시대 괴벨스의 말을 떠올릴 만큼 섬뜩하게 느꼈다"고 지적했다.

현 전 원장은 "지원금으로 명품가방 사면 안 되나, 동네병원 의사들이 환자에게 100원 받으면 건강보험관리공단에서 200원을 받아 모두 300원을 받지만 의사가 그 200원을 어떻게 지출하는지 보고할 이유도 의무도 없다"면서 "그동안 사립유치원에서 관행적으로 해왔고 지원금은 학부모에게 받아 보고할 필요도 없었고 법원에서도 무죄로 판단했다"고 지적했다.

현 전 원장은 "장관들이 받는 돈(연봉)도 전부 정부 돈 아닌가, 정부 돈 받아서 명품가방 사면 안 되나"라고 따지자, 일부 청중 가운데 "안 됩니다!"라는 '동문서답'이 나오기도 했다. 현 전 원장 발언은 장관 급여는 정부에서 나오지만 개인적 수입이어서 사적으로 써도 문제없는 것처럼, 학부모 지원비 역시 사립유치원 수입이어서 사적 용도로 쓸 수 있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현 전 원장 발언 역시 사립유치원 수입과 원장이나 설립자 개인의 급여를 동일시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었다.

현 전 원장은 학부모에게 지급되는 지원금을 유치원 보조금으로 바꿔 사립유치원에 대한 정부 감사 권한을 강화하는 박용진 민주당 의원의 유아교육법 개정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현 전 원장은 "학부모 지원금은 (사립유치원에서 맘대로 써도) 죄가 안 되지만 유치원 보조금은 죄가 된다"면서 "법으로 지원금을 보조금으로 바꾸는 게 현실화되면 정부 돈이라 임의로 사용 못해 실질적으로 사립유치원을 국유화하는 거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현 전 원장은 "공공성 강화는 경제자유와 재산권 찬탈이고 유치원 다음은 어린이집, 동네 병원, 민간 복지시설로 확대될 것"이라면서 "유치원 교육만의 문제가 아니고 대한민국 자유 수호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끝으로 청중들을 향해 "자유는 절대 공짜가 아니다"라면서 "공부하고 외치고 때때로 행동하라"고 말해 큰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이경자 한국학부모단체연합 공동대표 역시 "현진권 전 원장 말처럼 자유시장경제를 뒤집어엎고 사회주의 국가로 가겠다는 걸 우리 학부모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들었다.

이경자 대표는 '정치하는엄마'를 설립한 장하나 전 의원을 겨냥해 "동성애 운동에 앞장선 여자다, 국회의원 자격도 없는 사람"이라고 인신공격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 대표는 유은혜 교육부 장관을 겨냥해서도 "정치하는엄마들 데리고 언론에 부화뇌동 당해서 날뛰는, 우리가 인정 않는, 형편없는 교육부 장관"이라면서 "유은혜가 법을 만들겠다고 엄포를 놓고 폐원 유치원은 엄중 처벌하겠다고 엄포를 놓는 시리즈로 나쁜 짓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유총 #사립유치원 #홍문종 #박용진3법
댓글6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61세, 평생 일만 한 그가 퇴직 후 곧바로 가입한 곳
  2. 2 '특혜 의심' 해병대 전 사단장, 사령관으로 영전하나
  3. 3 죽어라 택시 운전해서 월 780만원... 엄청난 반전이 있다
  4. 4 "총선 지면 대통령 퇴진" 김대중, 지니까 말 달라졌다
  5. 5 '파란 점퍼' 바꿔 입은 정치인들의 '처참한' 성적표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