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누스의 두 얼굴, 나노기술

등록 2018.11.13 08:36수정 2018.11.13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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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이 이동 중에 손실되는 항암제의 양을 최소화하여 암세포까지 정확하게 운반하는 기술을 개발해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개발되기 전까지는 고작 7%정도의 항암제 나노 입자가 운반되어 졌지만 이 기술로 인해 10배 이상의 효율을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의료분야뿐만 아니라 소재산업분야에서도 UNIST 연구진이 최근 메탄이 포름알데히드로 변환될 때 그 효율을 높이게 만들어 주는 촉매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역시 나노기술을 이용한 사례이다. 이처럼 나노기술은 산업 전 분야에서 그 쓰임이 날로 발전해가며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기술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나노기술(nano-technology)이란?

각종 언론매체에서 나노기술에 대해 말하는 것을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노기술이란 정확히 무엇일까? 나노(nano)는 0.000000001, 즉 10억분의 1을 나타내는 단위이다. 길이를 나타낼 때 쓰이는 1나노미터(nm)를 원자 3개정도의 크기라고 생각하면 나노가 얼마나 작은 단위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나노기술은 이런 아주 미세한 단위의 입자들을 재조합, 분해, 합성 등을 통해 제어하여 각 산업분야의 필요한 곳에 접목시키는 기술을 일컫는다. 나노기술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 이미 주변 깊숙이 자리 잡았고, 앞으로의 산업혁명을 이끌어 갈 주요기술이다.

그 이유는 첫째, 실체가 있는 물질이라면 모두 원자, 분자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나노기술은 거의 모든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이용가능 하다. 둘째, 매해 수백에서 수천 개의 새로운 분자가 발견되기 때문에 소재가 메마를 일이 전무하다. 셋째, 현재 알려진 천만여종의 분자들이 결합해서 만들어진 물질들은 그 구조에 따라 성질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그 쓰임새가 광범위하다. 나노기술이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이제는 빅마켓(big-market) 된 나노기술 시장
 

[제3기 국가나노기술지도('18~'27)]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최근 제3기 국가나노기술지도를 발표했다. 나노기술의 중요성은 날로 커져가는 데에 비해 최근 침체되어있는 우리나라의 나노기술력을 보완하고, 그 성과도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에 편중되어 있기 때문에 나노기술지도를 재설정했다는 것이 과기정통부의 설명이다. 위 맵을 보면 전자기술, 에너지, 생명, 소재 등 여러 분야에서 나노기술이 쓰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그동안 우리나라의 나노기술산업은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나노기술수준은 2001년 선진국의 25%에서 2016년 81%까지 성장시켰고, 나노융합산업의 매출액은 벌써 우리나라 전체 제조업의 10%를 차지하는 대형 산업이 됐다. 이처럼 성장해가는 나노기술산업 속에서 세계는 앞 다투어 나노기술에 대한 찬사를 보내며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나노기술은 완벽한 기술 그 자체?

하지만 어떠한 기술도 완벽할 수는 없다. 나노기술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적지 않다. 나노과학의 창시자라고 불리는 에릭 드렉슬러(Eric Drexler)조차도 나노기술의 위험성에 대해 언급한 바가 있다. 나노기술의 대표 격인 나노봇(nano-bot)을 예로 들어보자.

나노봇은 인간이 직접 해결하기 힘든 문제점을 입력된 프로그래밍으로 대신 해결해주는 나노단위 수준의 로봇을 말한다. 4차산업화 시대에서 나노봇은 이미 어느 정도 연구가 되어있는 상태이다. 특히 의료부분에서의 나노봇은 인간이 직접 손대기 힘든 나노수준의 부위도 침투해 대신 치료해줌으로써 상당히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나노봇이 인간을 뛰어 넘는 고차원의 인공지능수준을 가지게 된다면 어떨까? 현재의 기술로는 나노봇이 이미 입력된 프로그래밍으로만 움직일 수 있게 구현되어있지만, 미래에는 충분히 자기복제가 가능한 인공지능을 갖춘 나노봇이 나올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 시점을 2050년 정도로 보고 있는데, 이럴 경우 나노봇이 통제된 프로그래밍을 벗어나 자기복제를 일으켜 해로운 바이러스를 퍼트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마치 영화 '아이로봇'처럼 말이다.

게다가 나노수준의 복제는 그 개체수가 억, 조 단위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아이로봇'의 대형 로봇에 비하면 그 파급력은 더 말로하기 힘든 수준일 것이다. 공상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 이런 허무맹랑한 말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 상상만 해왔던 것들이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는 시대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노기술의 위험함을 충분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나노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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