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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선 전지윤 "포미닛 좋았지만 내가 하고픈 음악 아니었다"

[인터뷰] 싱글 앨범 '샤워' 발매한 전지윤, 홀로서기에 익숙해지기까지

18.10.31 18:10최종업데이트18.10.3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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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윤이 31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 8층 아세안홀에서 진행된 싱글 앨범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에서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전지윤 관계자

 
"혼자라서 좋은 건 아무거나, 뭐든지 다 할 수 있는 점이다."

가수 전지윤이 한층 단단해진 솔로 아티스트가 돼 돌아왔다. 전지윤은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새 싱글 '샤워'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전지윤은 그룹 포미닛으로 활동하며 '핫 이슈' '뮤직' '이름이 뭐예요?' '미쳐' 등 많은 히트곡을 남겼다. 그러나 지난 2016년 현아를 제외한 멤버 전원이 큐브 엔터테인먼트와 결별하면서 자연스럽게 포미닛도 해체 수순을 밟았다. 이후 전지윤은 솔로 아티스트로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전지윤의 싱글 앨범 '샤워' 앨범 커버 이미지. ⓒ 전지윤

 
31일 오후 6시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되는 신곡 '샤워'는 샤워를 할 때 느끼는 감정을 서정적인 사운드에 담아낸 곡이다. 전지윤은 "샤워를 할 때 음악을 듣는데 그때 잡생각을 많이 한다. 상처받은 말이라던가, 아팠던 일이라던가. 그런 기억을 물에 씻어 버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쓴 곡"이라고 설명했다. KBS 2TV 드라마 <매드독> OST로 주목 받았던 래퍼 니화가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전지윤은 지난 2016년 발표한 신곡 '내가 해'부터 직접 작사·작곡 및 프로듀싱을 맡고 있다. 과거 포미닛의 히트곡들이 당차고 카리스마 넘치는 콘셉트의 댄스곡이 주를 이뤘다면, 전지윤의 자작곡은 감성적이고 잔잔한 느낌이다. 전지윤은 이제야 자신의 색깔을 찾은 것 같다고 했다.

"일상생활에서 혼자 음악을 들을 땐 재즈와 클래식을 좋아한다. 내 감성이 곡을 쓸 때도 많이 투영됐다. 포미닛 활동할 때와 솔로로 자작곡을 쓸 때 아무래도 많이 다르다. (자작곡을 통해) 내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려고 한다. 댄스곡은 가사 길이에 제약이 있는 데 반해 (자작곡은) 주절주절 내 이야기를 가사로 쓸 수도 있다. 내 이야기를 많이 하려다 보니 그런 장르로 더욱 다가가게 된다."

지난 28일 방송된 < SBS 스페셜> '아이돌이 사는 세상-무대가 끝나고' 편에서는 많은 아이돌과 아이돌 출신 방송인들이 출연해 화려한 모습 뒤의 고충을 털어놔 화제를 모았다. 이날 인터뷰에서도 관련 질문이 나왔다. 전지윤 역시 포미닛으로 데뷔하기까지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했다. 그러나 그는 "운이 좋은 케이스였다"고 자신을 낮췄다.

"운 좋게 오디션에 합격했고 회사에서 서바이벌로 (데뷔조를) 선발했는데 나는 원래 후보에도 없었다. 그런데 밥도 안 먹고 연습하는 모습을 (관계자가) 좋게 보고, 운좋게 후보가 됐다. 다른 친구들에 비해 연습 기간이 짧다. 1년 밖에 연습생 생활을 안 했다. 5~6년을 1년 만에 따라가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밥도 안 먹고 연습했다."

고생 끝에 데뷔에 성공한 포미닛은 성공가도를 달렸다. 무대 위는 화려했고 관객들의 환호는 짜릿했다. 전지윤은 다시 태어나도 아이돌이라는 직업을 선택할 것 같다고 말했다.

"되게 멋있는 일이다. 무대에서 수많은 관중들이 우리를 봐주시고 내가 갖고있는 끼를 발산하는 것을 좋아해준다. 그런 데서 오는 희열이 있었다. 브라질에서 공연한 적이 있는데, 인이어로 노래 소리가 안 들릴 만큼 (관객이) 소리를 질러주더라. 그 반응에 나도 무대에서 점점 오버하게 됐다. 그런 희열은 아이돌이 아닌 다른 직업으로는 느끼기 어려운 것이다."
 

전지윤이 31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 8층 아세안홀에서 진행된 싱글 앨범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에서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전지윤 관계자

  
포미닛으로 활동할 당시 음원차트 정상을 차지하고 음악방송에서 1위 트로피를 쓸어담는 등 엄청난 성공을 거뒀지만, 그때의 전지윤에겐 솔로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그룹 활동에 포커스를 맞춰야 하는 상황이었고 포미닛의 음악은 전지윤이 하고 싶은 음악과 거리가 있었다고. 

"그때는 '나는 이만큼 할 수 있는 사람이고, 이런 곡도 만들 수 있다'고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런데 실패에 대한 걱정을 내가 아니라 회사 사람들이 하더라. 그래서 내가 원하는 곡을 함부로 발표할 수 없었다. (흥행에) 실패하면 나중에는 시도할 수 없을 거라는 걱정이 있었고, 원하는 곡을 내기 위해서 여러 단계를 거쳐야 했다. 그러다 보니 한 곡을 내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다."

전지윤이 홀로서기를 생각했던 것은 생각보다 이른 시점이었다. 전지윤은 당시를 회상하며 "그때는 되게 절망적이었다. '나는 이거 하고 싶어요'라고 소리쳐도 아무도 안 들어줬다. 결정권자가 돼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데뷔 이후 3~4년 지난 시점이었을 때였는데, 일찍부터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전지윤은 포미닛 활동을 그만두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팀 활동을 그만하고 싶은 생각은 아예 없었다. 그런데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있나? 물 흘러 가는 대로 사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화려한 걸그룹 멤버에서 솔로 싱어송라이터가 되기까지 전지윤은 많은 부침도 겪었다. 짧은 기간새 소속사 두 곳과 계약을 해지하고 타의로 홀로서기를 선택해야 했다. 전지윤은 소속사의 도움 없이 혼자서 모든 것을 해야 하는 상황에 이미 익숙해졌다. 그는 "처음에는 너무 어색하고 뭐부터 해야할 지도 몰랐다. 이제는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해나가고 있는 과정이다"라며 "내가 원하는 곡을, 내가 내고 싶을 때 낼 수 있어서 지금이 좋다"며 환하게 웃었다.

모든 것을 혼자 짊어지게 된 지금, 그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며 한층 단단해진 모습이었다. 전지윤은 "계속 실패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여러 번 출연하기도 했고 꼴찌하다가 좋은 성적을 거둘 수도 있더라. 이미 단련 돼 있다"라며 "한 번 (흥행이) 안 된다고 해서 세상이 무너진 것도 아니지 않나. 실패해서 얻는 게 더 많다"고 의연하게 말했다.
 

전지윤이 31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 8층 아세안홀에서 진행된 싱글 앨범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에서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전지윤 관계자

  
소속사 없이 활동하다 보니 아무래도 방송 출연에는 제약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전지윤은 별로 개의치 않는 것처럼 보였다. 이미 충분히 바쁘게 일하고 있었기 때문. 그는 "방송에는 안 나오지만 사실 내가 되게 바쁘다. 제가 벌여놓은 일도 많고 아무도 안 보는 곳에서 소처럼 일하고 있다. 올해 5월부터 8월까지는 전시회에 음악감독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 같은 좋은 경험이었다. 이런 일이 많다"고 귀띔했다.

홀로서기 하는 전지윤이 가수로서 이루고 싶은 꿈은 무엇일까.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이제 없다고 했지만 역시 욕심까지 버릴 수는 없었다. 전지윤은 1등에 대한 욕심을 조심스럽게 털어놨다.

"1등 하고 싶다. 그런데 마음대로 되나. 많이 들어주셔야 할 수 있는 일이다. 목표는 항상 1등이다. 1등 자리에 가도 어색하지 않을 곡을 쓰고 싶다. 누구나 인정하는 곡, '이 곡은 당연히 1등해야지'라는 말을 들을 만큼 좋은 곡을 쓰고 싶다는 욕심도 있다."
전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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