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퀸의 미공개곡까지... 명곡의 향연, '보헤미안 랩소디' OST

1985년 <라이브 에이드> 공연 최초 음반화... 각종 희귀 음원도 수록

18.10.19 10:54최종업데이트18.10.19 10:58
원고료로 응원
 

영화 < 보헤미안 랩소디 > 사운드트랙 표지 ⓒ Universal Music

 
설명이 필요없는 세계적인 록그룹 퀸(Queen), 그리고 이 팀의 리드 보컬리스트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의 이야기를 스크린으로 옮긴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한국 개봉 10월 31일, 미국 11월 2일 예정)

영화는 퀸이 결성되던 1970년부터 최고의 명연으로 손꼽히는 1985년 영국 웸블리구장에서 열린 라이브 에이드(Live Aid) 콘서트까지의 이야기를 다룬다. 지난 2010년부터 추진되었던 퀸+프레디 머큐리 전기 영화 제작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보랏>의 샤차 바론 코엔이 프레디 역을 맡을 예정이었지만 중도 하차했고 또 다른 후보였던 벤 위쇼 역시 007 시리즈 촬영을 선택하면서 캐스팅부터 난항의 연속이었다. 게다가 연출을 맡았던 <엑스맨> 브라이언 싱어 감독도 제작 후반부 도중하차(사실상 해고)하는 등 본격적인 촬영에 돌입한 후에도 순탄치 못한 과정을 겪었다. 어찌보면 굴곡 많았던 퀸 + 프레디의 이야기 이상의 험난한 길을 영화 역시 걸어온 듯하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공식 트레일러 영상]

한장의 음반으로 만나는 퀸의 명곡 대향연

19일자로 전 세계 동시 공개되는 <보헤미안 랩소디> 사운드트랙은 단 한장의 음반으로 만날 수 있는 퀸의 명곡 대향연이다. 당초 영화가 나온다는 소식에 먼저 우려가 되었던 점 중 하나는 "과연 프레디 머큐리의 목소리를 대신할 수 있을까?"였다.

팝스타 전기 영화를 살펴보면 극 중 주인공으로 출연한 주연배우가 주제곡을 부르는 일을 자주 접하곤 했는데 프레디는 감히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독보적인 가창력의 소유자 아니던가? 다행히 지난 여름 해외 주요 음악 사이트를 통해 선공개된 수록곡 목록은 퀸의 녹음을 그대로 담았음을 알려왔다.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기존 발표곡들만 모았다면 그저 제목만 바꾼 퀸의 히트곡 모음집에 불과했을 것이다. 이러한 우려를 잠재우듯이 <보헤미안 랩소디> 사운드트랙은 제법 의외의 선곡법을 택했다. 기존 인기곡들을 중심으로 그동안 미공개되었던 1985년 <라이브 에이드> 공연 실황 녹음, 일부 연주 파트를 재녹음한 리믹스 버전, 미공개 라이브 버전 등을 골고루 섞으면서 록밴드의 전기 영화다운 구성을 보여준다.

3곡의 '신곡 아닌 신곡' 수록
 

영화 < 보헤미안 랩소디 >의 한 장면 ⓒ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첫 곡으로 등장하는 '20th Century Fox Fanfare'부터 예사롭지 않은 기운이 감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20세기 폭스 로고와 함께 영화 시작을 알리는 팡파레가 브라이언 메이의 현란한 기타 연주곡으로 탈바꿈해 울려퍼지기 때문이다.

OST에선 이 곡과 더불어 총 3곡이 새로운 녹음으로 첨가되었다. 퀸의 전신 밴드였던 스마일(Smile) 시절 만들었던 'Doing All Right'이 '리비지티드 버전'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했다. 브라이언 메이, 역시 퀸의 드러머 로저 테일러(드럼), 그리고 팀 스태펠(보컬, 베이스)로 구성된 이 팀의 몇 안 되는 곡 중 하나로 나중에 퀸의 1972년 데뷔 앨범 < Queen >에도 수록된 바 있다. <보헤미안 랩소디>의 공동 제작자이기도 한 브라이언 메이는 오로지 이 영화를 위해서 48년만에 스마일 원년 멤버 3인 조합으로 재녹음해 OST에 담았다.

또 다른 '리비지티드 버전'은 명곡 'Don't Stop Me Now'다. 오리지널 버전의 보컬 트랙을 뼈대로 남겨두고 기타, 드럼, 베이스 연주를 새로 녹음해 입힌 일종의 리믹스 트랙 형태로 소개하고 있다. 이 외에도 'We Will Rock You'가 스튜디오 원곡 + 라이브 녹음을 적절히 섞은 'Movie Mix' 버전으로 담겨져 있다.

1985년 <라이브 에이드> 실황 녹음 최초 음반화
 

영화 < 보헤미안 랩소디 >의 한 장면. 퀸의 명연으로 유명한 1985년 영국 웸블리 구장의 모습을 CG로 재현했다. ⓒ 이십세기폭스코리아

 
<보헤미안 랩소디> 사운드트랙의 가장 큰 의의는 지난 1985년 7월 13일 영국 웸블리 구장, 미국 존 F 케네디 구장에서 열린 에티오피아 난민 돕기 자선 콘서트 <라이브 에이드> 실황을 담은 첫번째 상업 음반이라는 점이다.

당시 웸블리에만 7만 2천여 관객이 모일 만큼 초대형 공연으로 치러졌고 1980년대 내로라 하는 팝스타들이 총출동한 지상 최대의 자선 행사로 주목을 받았지만 각종 판권 문제가 복잡하게 얽힌 탓에 이 날의 영상 및 음원은 근 20년 가까이 발매되지 못하는 처지에 놓였었다. 뒤늦게 2004년 합법적으로 DVD가 발매되었지만 음반은 그 이후로도 공개된 적이 없어 팝 음악팬들의 원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런데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선 33년 전 당시 퀸이 선보였던 6곡 중 4곡을 간추려 음반에 수록하는데 성공했다. 2분여의 짧은 버전으로 소화한 'Bohemian Rhapsody'와 이어 연결되는 'Radio Ga Ga', 그리고 'Hammer To Fall', 'We Are The Champions'가 그 주인공이다.  이밖에 'Ay-Oh'는 퀸의 공연에선 으레 프레디가 종종 관중들과 함께 부르는 짤막한 보컬 애드리브 부분을 따로 트랙으로 수록했다.

비록 지난 9월초 아무 설명도 없이 미국 아마존, 스포티파이 등 해외 음원 사이트에서 라이브 에이드 공연 실황 수십여곡이 기습 공개된 탓에 '최초 발매'의 의미는 다소 퇴색했지만 CD 및 LP 형태의 음반으론 이번 OST가 첫 번째라는 점에서 나름 큰 의의를 지녔다.

2011년 리마스터링 음원 외 다양한 라이브 버전 선보여
 

영화 < 보헤미안 랩소디 >의 한 장면 ⓒ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이밖에 기존 퀸의 원곡들은 지난 2011년 리마스터링 재발매 버전들이 선택되었고 지난 2014년과 15년 지각 공개된 < Live At The Rainbow >, < Live At The Hammersmith Odeon >에 담긴 라이브 음원, 그리고 아직까지 정식 발매된 바 없었던 1985년 브라질 Rock In Rio 페스티벌에서의 명연 'Love Of My Life' 등 다양한 시기를 아우르는 노래들이 음반의 처음과 끝을 훌륭히 채워준다.

OST는 영화 속 시간 배경인 1970~1985년 사이 발표된 곡들이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이와는 무관한 작품도 2곡 수록되었다.

'Who Wants To Live Forever'는 1986년작 < A Kind Of Magic >에 담겼던 곡으로 당시 크리스토퍼 램버트 주연의 판타지 영화 <하이랜더> 주제곡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그리고 OST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Show Must Go On'은 지난 1991년 프레디 머큐리 생전 마지막 퀸의 정규 음반 < Innuendo >에서도 엔딩을 담당했던 명곡이다. 이미 프레디의 죽음을 예견이라도 한 듯한 가사의 내용 때문에 1991년 당시 울컥하는 심정으로 이 노래들을 들었던 팬들은 제법 많았을 것이다. 필자 역시 그랬었으니까 말이다.

"사람은 가도 노래는 남는다"는 말처럼 퀸, 그리고 프레디 머큐리가 남긴 명곡들은 전 세계 음악팬들에게 큰 울림을 주며 사랑 받아왔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사운드트랙 음반은 잠시 잊고 있었던 퀸에 대한 향수와 그들의 지나온 음악적 발자취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다. 

[퀸 'Show Must Go On' 공식 뮤직비디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보헤미안랩소디 프레디머큐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