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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제구] 양현종 쓰는 KIA, 최원태 아낀 넥센... 승자는?

[케이비리포트] '부상당한 에이스'에 대한 KIA-넥센의 상반된 대처법

18.10.16 11:01최종업데이트18.10.1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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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KBO리그 포스트시즌이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을 시작으로 막이 오른다. 16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4위 넥센 히어로즈와 5위 KIA 타이거즈가 준플레이오프행 티켓을 놓고 맞붙는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임하는 양팀 사령탑의 마운드 운용은 대조적이다. KIA 김기태 감독은 1차전 선발로 지난 3일 투구 중 부상을 당하며 1군에서 이탈했던 에이스 양현종을 예고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넥센 장정석 감독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팔꿈치 부상을 당했던 에이스 최원태를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KIA 김기태 감독과 WC 1차전 선발 양현종 ⓒ KIA 타이거즈

 
예상보다 이르게 복귀한 양현종의 1차전 선발 등판은 주위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양현종은 2015년 184.1이닝을 기점으로 올해까지 정규 시즌에만 4년 연속 180이닝 이상을 던졌다. 2016년부터는 2년 연속으로 포스트시즌에 등판했다.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18년 아시안게임까지 2년 연속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 대표팀 에이스 노릇을 해왔다. 

다년 간 혹사로 누적된 피로 탓인지 양현종은 지난 10월 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경기 도중 옆구리 통증을 호소한 뒤 다음날 1군에서 말소되었다. 시즌 막판 KIA는 힘겨운 5위 싸움에 내몰렸지만 양현종은 1군에 등록되지 못한 채 정규 시즌 종료를 맞이했다. 
 

KIA 양현종 최근 7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김기태 감독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을 앞두고 양현종의 선발 낙점에 대해 "(양현종) 본인이 뛰고 싶어 하는 의지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혹사로 악명이 높았던 과거 감독들이 투수를 혹사시키면서도 책임 회피를 위해 줄곧 사용했던 "선수 본인이 등판을 원했다"와 그 맥락이 다르지 않다.

야구에서 팀을 관리하는 매니저(Manager), 즉 감독은 선수의 몸 상태가 완전치 않거나 부상 재발 위험이 있다면 선수 본인이 출장을 자원해도 그것을 냉정하게 제어하는 것이 본연의 임무다.
 

넥센 장정석 감독과 PS 등판이 불발된 최원태 (사진 : 넥센 히어로즈) ⓒ 케이비리포트

  
반면 장정석 감독은 최원태의 포스트시즌 등판 불발을 정규 시즌 막판에 이미 언급한 바 있다. 최원태는 아시안게임 예선 일본전에 선발 등판해 팔꿈치 부상을 당한 이후 꾸준히 재활을 해왔다. 하지만 장정석 감독은 정규 시즌 막판 '3위 싸움'이 다급해도 최원태를 활용하지 않았다. 

만일 장정석 감독이 최원태 투입에 욕심을 냈다면 정규 시즌 종료 전에 포스트시즌 등판 불발을 공언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상황에 따라 불펜으로 투입할 수 있다'는 식으로 운을 띄우며 감독이 선수에 모종의 압박을 가하는 방법도 있었다. 
 

넥센 최원태 프로 통산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혹은 '더 높은 곳에 올라가면 쓰겠다'고 여지를 남길 수도 있었다. 장정석 감독과 최원태 모두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바가 없기에 과욕을 부릴 수도 있었으나 결국 무리하지 않고 미래를 준비하는 결정을 내렸다.

따지고 보면 KIA와 넥센은 시즌 전 전망 및 정규 시즌 성적에서 극명하게 희비가 갈렸다. 지난해 통합 챔피언 KIA는 올 시즌 상위권으로 전망되었지만 선발진의 부진, 벤치의 판단 착오와 역량 부족으로 5위로 가까스로 가을야구에 턱걸이했다. 팀 전력을 감안하면 기대 이하의 성적이었다. 

반면 주축 선수들의 부상에 불미스런 일까지 겹치며 전력 공백이 컸던 넥센은 악재를 모두 극복하고 2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에 복귀했다. 특히 넥센의 선전은 2년차 장정석 감독의 인내심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힘을 얻고 있다. 

부상에서 막 복귀한 양현종을 1차전 선발로 투입하는 KIA와 최원태를 보호한 넥센 중 어느 팀이 준플레이오프에 올라 한화와 대결할지는 확언할 수 없다. 양현종-헥터의 원투펀치를 앞세운 KIA가 와일드카드 제도 도입 이후 사상 최초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5위 팀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하지만 예상보다 빠른 양현종 투입은 큰 경기를 앞두고 두근거리는 기대보다는 안타까운 걱정을 야기하고 있다. 눈 앞의 승리보다 선수의 건강과 부상 관리를 중시하는 KBO리그 새로운 풍토 정착은 아직 요원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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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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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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