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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겹게 PS 진출한 KIA, 5위의 기적 만들까

[KBO리그] 16일 넥센-KIA 와일드카드전, 2연승 필요한 KIA

18.10.15 18:24최종업데이트18.10.15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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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트시즌의 계절이 돌아왔다' 15일 오후 고척 스카이돔 2층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넥센 히어로즈의 박병호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8.10.15 ⓒ 연합뉴스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도입된 이후 정규 시즌 5위 팀이 준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을 따낸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1차전에서 무승부만 기록해도 시리즈를 끝낼 수 있는 4위 팀과 달리 5위 팀은 1차전에 이어 2차전까지 이겨야 하기 때문에 부담감이 상대적으로 크게 느껴진다. 역대 세 차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2차전까지 시리즈가 이어진 것은 2016년이 유일하다.

당시 정규시즌 4위 LG 트윈스와 5위 KIA 타이거즈가 잠실 구장에서 맞대결을 펼쳤고, 1차전에서 KIA가 헥터의 호투에 힘입어 4-2로 이겼다. 이튿날에는 9회말 김용의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1-0 승리를 거둔 LG가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으나 전날과 마찬가지로 팽팽한 흐름 속에서 경기가 전개됐다. KIA 타자들이 조금만 분발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올해, 김기태호가 다시 한 번 와일드카드 결정전 무대를 밟는다. 그 때와 상황은 비슷하다. 정규시즌을 4위로 마감한 넥센 히어로즈에게 1차전을 내주는 순간 이들의 올 시즌도 마침표를 찍게 된다. 확실한 것은, 또 다른 고비를 넘어야 하는 KIA의 가을은 지난해보다 훨씬 험난할 것이다.

정규시즌 막바지에 많은 체력 소모... '컨디션 싸움' 단기전에 어떤 영향?
 

▲ '좋은 경기 보여줍시다' 15일 오후 고척 스카이돔 2층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참석자들이 악수하고 있다. 왼쪽부터 넥센 박병호, KIA 김기태 감독, 넥센 장정석 감독, KIA 안치홍. 2018.10.15 ⓒ 연합뉴스

 
3년 연속으로 가을야구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은 반갑지만, 시즌 내내 디펜딩 챔피언답지 않은 모습을 보인 게 아쉬웠다. 외야수 김호령의 군입대 정도를 제외하면 전력에 큰 변화가 없었던 만큼 두산 베어스, SK 와이번스와 함께 3강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못 해도 세 팀이 1~3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대로 선전한 팀은 두산과 SK였고, KIA는 생각보다 힘을 내지 못하면서 선두권에서 밀려났다. 한 계단씩 내려가다가 한때 8위까지 처지는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그나마 다른 팀들보다 9월 이후의 잔여 경기가 많았던 게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졌고, 롯데 자이언츠를 따돌리고 가을야구 마지막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다만, 짧은 기간 동안 많은 경기를 소화하다보니 선수들이 쉴 시간이 많지 않았다. 김기태 감독은 기용할 수 있는 선수들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차곡차곡 승리를 쌓았으나 온 힘을 쏟아부으면서 지금은 너 나 할 것 없이 지친 상태다. 심지어 지난 6일에는 인천 원정에서 SK와 더블헤더를 치르기도 했다.

KIA의 휴식일이 적었던 게 사실이지만, 넥센의 일정과 놓고 보면 차이가 더욱 크게 나타난다. 월요일이었던 1일과 8일은 KIA뿐만 아니라 10개 구단 선수들이 모두 휴식을 취한 날이었고, 그나마 우천 취소로 5일 하루 쉰 게 전부였다. 반면 넥센이 10월에 소화한 경기 수는 단 3경기에 불과했다. 12일 KT 위즈전, 13일 삼성 라이온즈전이 10월 넥센의 유일한 연전 체제 일정이었다.

12일 롯데전 승리로 정규시즌 5위를 확정한 KIA는 이튿날 경기에서 주전 선수들이 대거 라인업에서 빠지는 등 포스트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그러나 여러 측면에서 KIA가 피곤한 상태로 시리즈에 임해야 하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선수들이 극복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양현종-헥터 원투펀치+11명 불펜 대기, 마운드 싸움에서 넥센 이길까
 

▲ 석민아 고생했다 12일 오후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KIA가 롯데를 6대 4로 꺾고 5위를 확정지었다. 사진은 경기가 끝난후 KIA 김기태 감독이 윤석민 선수와 기쁨을 나누는 모습. 2018.10.12 ⓒ 연합뉴스

 
김기태 감독이 1차전 선발로 꺼내든 카드는 양현종이다. 3일 삼성전에서 선발 등판한 이후 옆구리 통증을 호소해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포스트시즌 엔트리 합류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다행히 휴식을 통해 몸상태를 끌어올린 양현종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맞춰 선발 등판할 준비를 마쳤다. 헥터가 1선발, 양현종이 2선발로 등판한 2년 전과 비교했을 때 두 투수의 등판 순서가 바뀌었다.

15일 발표된 와일드카드 결정전 30인 엔트리에는 임창용, 윤석민, 임기준, 김윤동, 문경찬, 임기영, 헥터, 박준표, 팻딘, 김세현, 양현종, 이민우, 황인준 등 총 13명의 투수가 포함됐다. 이 가운데 1차전 선발 양현종과 2차전 선발 헥터를 제외한 나머지 11명 투수에 대한 활용법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다른 경우의 수를 생각할 필요 없이 오직 2연승만이 답이기 때문에 임기영, 팻딘은 물론이고 올 시즌 선발 전환 이후 꾸준하게 호투를 이어간 임창용도 불펜에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맞이한다.

김기태 감독은 15일 오후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와일드카드 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1차전 선발 양현종에게 신뢰와 기대감을 드러냈다. 불펜 운영에 대해서는 "모든 투수가 불펜으로 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총력전을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임창용, 팻딘, 임기영의 불펜 기용이 효과적일지는 미지수이지만, 이들 모두 올 시즌 선발과 불펜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총력전을 통해 승리를 노리겠다는 게 김 감독의 계산이다. 넥센 불펜이 불안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KIA에게도 충분히 승산이 있는 시리즈다.

5위 팀은 그저 한 두 경기 하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았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유일하게 2차전까지 끌고 간 기억이 있는 팀이 바로 KIA다. 당시 많은 득점이 나오진 않았음에도 마운드의 호투와 집중력 있는 수비로 LG를 끈질기게 괴롭혔다. 한 끝 차이로 준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던 2년 전의 아픔을 기억하는 KIA가 새로운 역사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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