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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승 투수 3명' 두산, 또 한 번 선발야구로 통합 우승?

[KBO리그] 확실한 3선발 갖춘 두산, 큰 걱정이 없다

18.10.05 15:58최종업데이트18.10.05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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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MYCAR KBO 리그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넥센 히어로즈 전이 지난달 2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두산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2016년 두산 베어스는 리그 최강의 선발진 '판타스틱4'를 앞세워 압도적인 통합 우승을 만들어냈다. 역대 한 시즌 최다승(93승) 기록을 세운 정규시즌도 인상적이었지만, 단 네 경기로 마무리한 NC 다이노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의 힘이 그대로 발휘됐다. 니퍼트-장원준-보우덴-장원준으로 이어지는 네 명의 선발 투수들은 자신이 등판한 경기에서 제 몫을 다하면서 21년 만의 통합 우승을 함께 이끌었다.

2년이 지난 지금, 다시 한 번 두산은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지난달 25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서 승리하며 잔여 경기와 관계없이 정규시즌 1위를 확정했다. 정규시즌 마감까지 2주 이상의 시간이 남았지만, 일찌감치 샴페인을 터뜨리는 동시에 한국시리즈 준비에 돌입할 수 있었다. 이 날 경기 이후 김태형 감독은 돌아가면서 일부 주전 야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하는 등 탄력적인 선수 기용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한 시즌 동안 고생한 마운드 쪽에서는 주축 투수들이 대거 휴식에 들어갔다. 한국시리즈에서 1선발로 나설 것으로 보이는 린드블럼과 필승조의 한 축을 담당하는 박치국의 경우 아예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그런 가운데, 한국시리즈 엔트리 합류를 놓고 몇몇 투수들이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나름대로 여유롭게 잔여 경기를 치르고 있지만, 큰 무대에 서고 싶은 투수들에게는 지금만큼 좋은 기회가 없다.

4선발 고민 있지만...15승 투수 세 명만으로도 든든하다

30승 이상을 합작한 외국인 원투펀치 린드블럼-후랭코프는 사실상 한국시리즈 1, 2차전 선발 투수라고 봐도 무방하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5선발이었던 이용찬은 이들의 뒤를 이어 3선발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4선발을 놓고 유희관, 장원준, 이영하 등 다양한 카드를 살펴보고 있지만 일단 3선발까지 확실하게 갖췄다는 것만으로도 든든한 게 사실이다.

1위로 포스트시즌에 올라가지 못했다면 상당한 체력 소모 속에서 단기전을 치러야 할 수도 있었다. 지난해만 봐도 그렇다. 정규시즌 후반기부터 플레이오프까지 온 힘을 쏟다보니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었고, 결국 한국시리즈에서 두산답지 않은 잔실수가 속출해 준우승에 만족했다. 지난해와는 과정이 달랐지만 올해도 야수진, 마운드 모두 지친 상태다. 특히 박치국, 함덕주, 김승회 등 필승조를 비롯한 불펜 투수들에게 숨을 고를 시간이 필요하다.

2016년과 비교했을 때 전력 자체가 다르고, 선발진의 무게감도 올해 두산이 조금 떨어지기는 하지만 약 한 달간 재정비한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2016년 22승을 달성한 니퍼트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150km가 훌쩍 넘는 패스트볼을 꽂아넣은 것처럼 린드블럼, 후랭코프, 이용찬 등 올해 정규시즌에서 호투한 투수들도 위력적인 투구를 펼칠 가능성이 높다.

4차전은 유희관과 이영하로 1+1 전략을 내세울 수도 있고, 만약 경기를 내주더라도 5차전 선발이 린드블럼이다. 2년 전처럼 4전 전승으로 시리즈를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이기는 하지만, 급할 이유가 전혀 없다. '역대 팀 타율 1위'에 도전하는 타선도 있고, 필승조만 놓고 본다면 올해 불펜이 오히려 더 든든하다는 평가도 있다. 충분히 쉬고 시리즈에 임하는 팀과 그렇지 않은 팀의 차이가 경기를 거듭할수록 드러나는 무대가 포스트시즌이고, 한국시리즈에서는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고민에 빠진 팀들보다 유리한 두산

두산의 전력이 강하기는 하지만, 통합 우승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는 이유는 단기전에서 견제할 만한 팀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한 다른 팀들의 현재 상황을 살펴보면, 대부분 크고 작은 고민을 한 가지 이상 갖고 있다.

2위 SK 와이번스는 톱타자 노수광의 오른쪽 새끼손가락 골절상으로 전력 손실을 안고 가을야구에 임해야 한다. 4주 진단을 받았지만, 회복 속도와 컨디션 등을 감안하면 SK가 한국시리즈에 올라오더라도 노수광의 출전은 장담할 수 없다. 출루뿐만 아니라 팀의 득점 생산, 안정적인 수비 등 공-수 양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던 그의 빈 자리는 단기전에서도 드러날 수밖에 없다.

11년 만에 가을야구 초대장을 받은 한화 이글스는 3루가 고민이다. 한용덕 감독이 최근 팀 분위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이유로 송광민을 엔트리에서 제외했고, 포스트시즌 엔트리 합류 여부에 대해선 확답을 내놓지 않았다. 다시 말해 지금의 분위기로는 한 감독의 전력 구상에 송광민이 없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송광민을 대체할 3루수로는 김회성, 오선진 등이 있지만 이들만으론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의 서러움을 씻어낸 넥센으로선 최원태의 컨디션이 걱정이다. 복귀를 눈앞에 두고 있으나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끝난 이후 1군에서 한 번도 등판하지 못했다. 물론 해커, 브리검, 한현희 등 최원태만큼이나 뛰어난 선발 투수들이 있지만 단기전에서 최원태가 선발 한 자리를 맡는 것과 그렇지 못하는 것은 차이가 매우 크다.

나머지 한 자리를 놓고 다투는 팀들 또한 걱정이 가득하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이 유력한 KIA 타이거즈는 '에이스' 양현종과 주전 외야수 이명기가 부상으로 정규시즌 잔여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다. 경기가 꽤 남아있는 롯데 자이언츠는 아직 KIA와의 격차가 벌어진 상태이고,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는 자력으로 가을야구를 가기 어렵다. 결국 어느 팀이 두산의 파트너가 되더라도 올핸 이른바 '업셋 우승'이 나올 확률은 낮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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