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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전·아시안컵 다가오는데, 소속팀서 못 뛰는 김영권 어쩌나

'김영권 파트너' 찾기만큼 시급한 '김영권 대체자' 찾기

18.10.02 11:55최종업데이트18.10.02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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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 ⓒ 연합뉴스


1일 오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파울로 벤투 감독의 두 번째 선택이 발표됐다. 한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수장 벤투는 10월 A매치에 나설 25명의 선수를 공개했다. 대한민국은 12일에 우루과이와, 16일에는 파나마와 평가전을 가질 예정이다.

지난 9월 A매치에 참여하지 않았던 인원이 5명 포함됐다. 부상을 털어낸 베테랑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과 박주호(울산)가 벤투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아시안게임에서 꾸준한 모습을 보여줬던 포항 스틸러스의 이진현과 지동원의 대체자로 거론됐던 석현준(스타드 드 랭스)도 벤투호에 처음으로 합류했다.

깜짝 발탁도 있었다. 올 시즌 경남FC의 돌풍의 숨은 주역인 수비수 박지수가 그 주인공이다. 언론은 물론 박지수 본인도 예측하지 못한 벤투의 선택이다.

기존의 핵심 멤버들은 큰 이변 없이 벤투호 2기에 합류했다. 손흥민(토트넘)과 기성용(뉴캐슬), 조현우(대구) 등이 주요 자원으로 대표팀에 부름을 받았다. 수비진은 김영권(광저우 헝다)을 중심으로 김민재와 이용(이상 전북), 홍철(수원 삼성) 등이 지난 9월에 이어 다시 한 번 신뢰를 받았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김영권 ⓒ 연합뉴스


김영권의 파트너는 누구?

한국 축구의 오랜 고민인 '기성용 파트너' 찾기는 벤투 감독 지휘 아래에서 어느 정도 방향을 잡는 분위기다. 지난 9월에 있었던 2연전에서 정우영이 기성용의 짝꿍으로 낙점을 받았다. 벤투 감독이 후방 빌드업을 중요시 여기는만큼 패스에 능한 정우영을 기성용의 파트너로 점찍은 분위기다.

이제 남은 큰 줄기의 고민은 '김영권 파트너' 찾기다. 지난 6월에 있었던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을 통해 김영권은 한국 대표팀의 부동의 중앙 수비수로 급부상했다. 과거에 받았던 비판이 무색할 정도의 완벽한 활약으로 수비의 중심 역할을 톡톡히 했다.

9월에 있었던 코스타리카-칠레로 이어지는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2경기 모두 선발로 나서 풀타임을 소화한 김영권이다. 뚜렷한 실수 장면 없이 무난히 상대 공격을 틀어막았다. 특유의 롱패스 능력도 팀의 에너지를 불어 넣었다.

큰 이변이 없는 한 김영권은 이번 평가전에서도 중용 받을 전망이다. 나머지 수비수들의 김영권 파트너를 향한 경쟁이 관심을 모은다. 가장 앞서 있는 선수는 장현수다. 일단 장현수는 월드컵 등을 통해 김영권과 제일 많은 시간 호흡을 맞췄다.

칠레전에 범한 큰 실수로 팬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지만 벤투 감독의 생각은 다르다. 벤투 감독은 장현수 발탁에 대한 질문에 "모든 선수들이 실수할 수 있다. 한 번의 실수로 선수를 평가하지 않는다. (지난) 2경기에서 잘해줬다"며 강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김민재는 장현수의 자리를 탐하는 강력한 라이벌이다. 아시안게임 이후 전북에 복귀한 김민재는 소속팀의 고공행진을 이끌고 있다. 강력한 몸싸움과 우수한 1대1 방어 능력으로 K리그 공격수들을 두려움에 빠뜨렸다. 파이터형 수비수인 김민재는 조합상 김영권의 가장 이상적인 짝꿍이다.

다만 지난 코스타리카전 부진이 아쉽다. 당시 기성용을 대신해 후반전에 그라운드를 밟은 김민재는 사소한 실수를 연발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다. 큰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후방 지역에서 공을 잃어버리는 모습은 감점 요인으로 작용하기 충분하다.

박지수와 정승현(가시마 앤틀러스)도 가능성을 타진한다. 두 선수는 훈련 과정부터 분발이 필요하다. 현재 벤투 감독은 내년 1월 개최되는 2019 AFC 아시안컵 정상을 노리고 있다. 때문에 과감한 실험보다는 베스트 라인업 구축과 조직력 강화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첫 발탁인 박지수는 물론이고 정승현도 대표팀에서 큰 인상을 남긴 기억이 없다. 둘 중 한 명이라도 김영권의 파트너로 낙점을 받으면 '이변 아닌 이변'이라 부를 수 있을 정도다.

실전 감각이 떨어지고 있는 김영권... 대체자 찾기도 시급

사실 김영권 파트너 찾기는 행복한 고민이다. 김영권은 월드컵에서도 통한 수비수다. 김영권의 파트너는 큰 실수만 없이 김영권을 보좌하면 될 정도로 최근 엄청난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김영권이다.

고민되는 지점은 따로 있다. 바로 김영권의 실전 감각이다. 광저우 헝다 소속의 김영권은 월드컵 활약을 바탕으로 유럽 리그 진출을 타진했다. 하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이적료를 요구하는 광저우와 김영권 영입을 노리는 팀 사이의 입장 차이로 이적이 무산됐다.

불행히도 광저우는 김영권을 대신할 외국인 선수를 충원했다. 광저우의 계획에서 배제된 김영권은 겨울 이적 시장이 열리기 전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당장 김영권의 실전 감각이 문제다. 개인 훈련으로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실제 경기를 소화하는 것과는 차이가 크다.  

9월에 가졌던 2연전에서는 부진 없이 활약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쉬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경기력이 떨어지는 것은 필연적인 현상이다. 경기 감각이 떨어지면 실수의 빈도가 급격히 높아지는 일은 축구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장면이다. 

벤투호의 시급한 목표인 아시안컵 우승이 이번 달에 열리면 상관이 없지만 앞에 언급했듯이 아시안컵은 내년 1월에 시작된다. 김영권이 1월까지 월드컵의 기세를 이어간다는 보장이 없다. 

평가전의 경우 버틸 수 있지만 국제대회인 아시안컵에서 김영권의 컨디션 하락은 치명타로 다가올 수 있다. 아시안컵에서 한국이 강호라고 해도 방심을 절대 금물이다. 토너먼트 특성상 단 한 번의 실수로도 대회에서 탈락할 수 있다.

결국 김영권이 온전한 상태로 아시안컵에 참가할 수 없다는 최악의 가정 아래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 아시안컵까지 남은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이번 2연전은 김영권 파트너 찾기 및 만일을 대비해 김영권의 공백을 메울 대체자를 실험할 적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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