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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낱같은 희망' 롯데의 가을야구, 산술적으로는 아직 가능

[KBO리그] 잔여 경기 많은 롯데, 대반격 위해선 연승이 필요하다

18.10.01 18:24최종업데이트18.10.01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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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가 재개된 이후 5위 경쟁을 벌인 네 팀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한때 포스트시즌 탈락 위기에 놓였던 KIA 타이거즈는 9월 한 달간 23경기 15승 8패를 기록해 두 번째로 높은 승률을 나타냈고, 순위표에서 8위에서 5위까지 껑충 뛰어올랐다. 잔여 경기도 비교적 많은 편이라 5위 수성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는 임팩트 없이 한 달을 보내면서 가을야구와 점점 멀어졌다.

다만, 조금 모호한 위치에 있는 팀이 있다. 바로 롯데 자이언츠다. 지난 달 29~30일 kt 위즈와의 원정 경기를 모두 쓸어담으면서 LG를 끌어내리고 7위로 올라갔지만 5위 KIA와 3.5경기 차로 갈 길이 멀다. 그렇다고 해서 아직 희망을 버릴 수도 없다. 잔여 경기가 12경기로 10개 구단 중에서 가장 많고, KIA와의 맞대결도 네 차례나 남아있다. 삼성과 LG에 비해선 상황이 나은 편이다.

12경기에서 많은 승수 쌓는 게 최우선...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2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 대 롯데 경기. 4회초 무사 1,2루 때 이대호가 스리런 홈런을 치고 있다. 이 홈런으로 이대호는 KBO리그 역대 7번째 5시즌 연속 20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2018.6.23 ⓒ 연합뉴스

 
아시안게임 휴식기에 돌입할 당시, 롯데는 51승 2무 57패 승률 0.472로 7위였다. KIA의 경우 51승 59패 승률 0.464로 8위까지 처진 상황이었다. 8월의 흐름이 9월에도 그대로 이어졌다면 롯데의 위치가 달라질 수도 있었지만 9월 성적은 10승 12패 승률 0.455였고, 특히 9월 4일~16일 2주간 거둔 승수는 단 1승에 불과했다. 그 사이 KIA가 롯데를 넘어 삼성, LG까지 밀어내고 5위에 입성했다.

다행히 최근 2주간 11경기에서 9승 2패를 기록해 불씨를 살리는 데에는 성공했다. 18~19일 LG와의 2연전 싹쓸이를 통해 분위기를 반전했고,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NC 다이노스와 kt 위즈에게 모두 승리를 따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일 뜨거운 화력을 내뿜었던 KIA와의 격차를 좁히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맞대결이 아닌 이상 빠른 시간 내에 따라잡을 기회가 마련되지 않았다.

오는 10일 kt와의 더블헤더를 포함해 롯데가 이번 달 소화해야 하는 경기는 총 12경기다. 잔여경기 일정 기간임을 감안하면 다른 팀들보다 빡빡한 스케줄이 이들을 기다리는 중이다. 게다가 다음주에는 KIA전만 네 경기나 배정돼 있다. 이것이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선수들 입장에서는 평소보다 훨씬 긴장된 상태에서 경기를 치러야 한다는 부담감이 존재한다.

분위기는 괜찮다. 지난주에는 6경기에서 5승을 수확해 나름 만족스러운 한 주를 보냈다. 특히 8월 월간 승률 1위 팀인 넥센 히어로즈를 상대로 1승 1패를 만들었는데, 연승이 끊긴 9월 28일 경기에서는 7점 차로 지고 있던 상황에서 1점 차까지 추격하는 집중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9월 중순 이후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면서 5위 탈환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았다.

6경기에서 50득점, 경기당 8득점 이상을 뽑은 타자들이 마운드의 부담을 덜어줬고 선발진에서는 김원중, 노경은의 호투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롯데의 반등을 이끌었던 불펜이 다시 한 번 힘을 낸 것도 눈에 띄었다. 극적인 순위 역전이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도 산술적으로 뒤집기가 가능하다고 희망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운명의 2주 시작... 중상위권 팀들과 맞대결, 더블헤더가 변수
 

▲ 8연패 고개를 들지 못하는 롯데 16일 오후 부산 동래구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넥센에 패해 8연패를 기록한 롯데 선수들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2018.9.16 ⓒ 연합뉴스

 
9월 30일까지 연전 체제로 진행된 KBO리그는 2일부터 잔여경기 일정이 펼쳐진다. 팀들마다 남은 경기 수가 다르고, 그에 따라 일정도 달라진다. 가장 적게 경기가 남은 넥센은 이미 홈 경기 일정을 끝냈고 원정 경기 세 경기(6일 NC전, 12일 kt전, 13일 삼성전)만 마무리하면 된다. 일정이 여유로운 만큼 다른 팀들보다 많은 휴식일이 주어지게 됐다. 넥센보다 9경기나 덜 소화한 롯데는 1일과 8일, 원래 쉬던 월요일에 쉬는 게 전부인 것과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번주 롯데의 일정은 2일 SK 와이번스와의 원정 경기로 시작한다. 이튿날 대전으로 이동해 한화 이글스와 이틀간 맞붙고, 5일에는 홈에서 '정규시즌 우승 팀' 두산 베어스를 불러들인다. 6일 사직 롯데전, 7일 마산 NC전까지 숨 고를 틈이 없다. 7일 NC전 이전까지 5경기는 상위권에 위치한 세 팀과의 맞대결이라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상위권은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긴 했지만 4위 넥센과 1.5경기 차로 간격이 크지 않은 3위 한화는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최상의 전력으로 경기에 임해야 한다.

일찌감치 1위를 확정지은 두산과 플레이오프 직행이 유력한 SK도 마찬가지다. 체력 안배 차원에서 일부 주전 선수들을 쉬게 하거나 마운드 운영에 변화를 줄 순 있어도 이 두 팀에게도 '대충'이라는 것은 없다. 경기력 유지, 선수 개인과 팀 기록 등을 고려했을 때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세 팀과의 맞대결에서 발목이 잡힌다면 추격 의지가 꺾이는 것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주만큼 다음주 경기 일정도 매우 중요하다. KIA와 남은 네 번의 맞대결이 한꺼번에 편성됐고, 올 시즌 첫 더블헤더가 10일에 진행된다. 올 시즌 KIA전(7승 5패), kt전(11승 1무 2패) 상대전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점은 다행스럽지만 기대보다 걱정이 앞선다. 조원우 감독으로선 그동안 팀의 버팀목이 됐던 불펜을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하고, 확실하게 KIA를 잡으려면 맞대결을 모두 이겨야 하기 때문이다. 대반격을 노리는 거인 군단에게 기적이 일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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