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아라리오 갤러리 '이용덕 개인전, 불가분'

등록 2018.09.24 19:04수정 2018.09.24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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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아라리오 갤러리 전시전에서 인생의 본질을 다시금 만날 수 있는 시간을 만났다.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을 보고 싶어 하기 때문에 항상 시각에는 한계가 있다. 그리고 그 시각을 바꾸어서 보려고 하지 않는다.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이번에 열리는 전시전은 조각가 이용덕(1959~)의 작품들로 채워졌다. 그는 경계에 대한 인식과 모순적 요소들 간의 공존을 시각화한 '역상 조각(Inverted Sculpture)'의 창시자로서 국제무대에 이름을 각인시켰다고 한다. 

 

이용덕 개인전 ⓒ 최홍대

  
천안 10경 중 한 곳인 아라리오 갤러리가 있는 곳은 다양한 조각 작품들의 상설전시가 있어서 천안 시민들뿐만이 아니라 천안터미널을 오가는 사람들에게 휴식과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전시전 작품 ⓒ 최홍대

 
많은 작품들을 보았지만 이런 역상 조각 작품은 처음 만나 본다. 역상 조각 외에도 전부터 작업해왔다는 공간 설치와 움직이는 조각, 영상까지 전시돼 있었다.
 

작품 시각 ⓒ 최홍대

 

독특한 작품들이다. 정면에서 보는 것과 좌측면, 우측면으로 갈수록 다른 모습과 형태가 드러난다. 대부분의 미술작품 역시 조명이나 보는 시각에 따라 바라보는 차이가 있지만 이렇게 많은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은 많지 않다. 

 

시각의변화 변화 ⓒ 최홍대

 
부각된 기존 이미지 작품들과 달리 이번 전시전에서는 세상 만물 작가 자신의 확장된 시각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한다. '안과 밖', '음과 양'은 이항대립적 요소의 공존을 담아 전시 제목처럼 '불가분'은 나눌 수 없음을 의미하며 작가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인 파르메니데스 (Parmenides, B.C.515 ~ 445 추정)의 '존재의 불과 분성'을 소환하여 자신의 견해를 뒷받침하였다. 
 

인물두상 두상 ⓒ 최홍대

 

서로 마주 보고 고개를 끄덕이고 내젓는 커다란 인물 두상 조각 (Self-Dialogue)은 작가가 표현하고 싶은 견해의 대표작품으로 시각화된 것이다. 작품을 보면 두 얼굴의 두상이 서로를 바라보며 소통을 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작가에 따르면 이는 우리가 부여한 의미일 뿐 두상 그 자체의 존재 방식과는 무관하다고 한다. 
 

표정 변화 ⓒ 최홍대

 
작품들을 보면 인간이나 사물 등 우리에게 친숙한 대상들의 모습과 행위를 표현했는데 움직이는 각도에 따라서 교묘하게 비틀어 표현한 것을 알 수 있다. 환한 웃음을 보여주는 얼굴의 이면에서 슬픈 모습도 보이고 때로는 분노하는 표정도 엿보인다. 
 

전시전 변화 ⓒ 최홍대

  
평범한 일상 풍경 속에서 무심코 매일을 살아가며 간과했던 실존으로서의 우리 삶의 숙명적인 모습들을 엿볼 수 있다. 전시장 벽 곳곳에는 일상적 풍경의 역상 조각 작품 20여 점이 관람객을 맞이해주고 있다. 
 

시각의변화 변화 ⓒ 최홍대

 

작품들은 모두 평화로운 일상처럼 보이지만 공존에서 나눌 수 없음이 담겨 있다.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빈 공간에서 눈에 보이는 사실과 진실이 공존하고 있다. 

음과양 음과양 ⓒ 최홍대

 
조각가 이용덕은 지난 2006년에 중국의 심장 베이징에 화려하게 입상하면서 '역상 조각'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조각을 선보였으며 중국에서 미술계의 한류로 자리매김했다고 한다. 
 

음각 양각 ⓒ 최홍대

 
대부분의 작품에는 볼록함과 오목함, 안과 밖, 음과 양의 공존을 만나볼 수 있다. 평범하면서도 친근한 배경과 인물 이미지에 끌어 다가가다 보면 볼록해 보였던 형상이 어느 순간 오목함으로 변하는 특별한 경험을 해볼 수 있다. 
 

나아감 ⓒ 최홍대

 
반쯤 가라앉은 채 평평한 바닥 위를 빠지지 않고 나아가는 모습이 스펀지 조각으로 표현되어 있다. 사람의 삶이 저렇게 수많은 인생의 조각을 흩뿌려가면서 나아가는 것처럼 배의 모습과 닮아 있다. 


이용덕은 1959년에 태어나 서울대학교 미술대학교 조소과외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에서 예술 공부를 한 후 지금까지 세계 각국에서 100회 이상의 단체전으로 참여하였으며 19회의 개인전을 개최하였다. 

이용덕 개인전, 불가분
LEE, Young Deok INDIVISIBITITY
AUG 23, 2018 - JAN 6, 2019
Arario gallery
#아라리오갤러리 #이용덕 #이용덕개인전 #불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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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지 쓰는 남자입니다. 영화를 좋아하고 음식을 좋아하며, 역사이야기를 써내려갑니다. 다양한 관점과 균형적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 조금은 열심이 사는 사람입니다. 소설 사형수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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