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아라리오 갤러리 전시전에서 인생의 본질을 다시금 만날 수 있는 시간을 만났다.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을 보고 싶어 하기 때문에 항상 시각에는 한계가 있다. 그리고 그 시각을 바꾸어서 보려고 하지 않는다.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이번에 열리는 전시전은 조각가 이용덕(1959~)의 작품들로 채워졌다. 그는 경계에 대한 인식과 모순적 요소들 간의 공존을 시각화한 '역상 조각(Inverted Sculpture)'의 창시자로서 국제무대에 이름을 각인시켰다고 한다.
▲ 이용덕 개인전 ⓒ 최홍대
천안 10경 중 한 곳인 아라리오 갤러리가 있는 곳은 다양한 조각 작품들의 상설전시가 있어서 천안 시민들뿐만이 아니라 천안터미널을 오가는 사람들에게 휴식과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 전시전 작품 ⓒ 최홍대
많은 작품들을 보았지만 이런 역상 조각 작품은 처음 만나 본다. 역상 조각 외에도 전부터 작업해왔다는 공간 설치와 움직이는 조각, 영상까지 전시돼 있었다.
▲ 작품 시각 ⓒ 최홍대
독특한 작품들이다. 정면에서 보는 것과 좌측면, 우측면으로 갈수록 다른 모습과 형태가 드러난다. 대부분의 미술작품 역시 조명이나 보는 시각에 따라 바라보는 차이가 있지만 이렇게 많은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은 많지 않다.
▲ 시각의변화 변화 ⓒ 최홍대
부각된 기존 이미지 작품들과 달리 이번 전시전에서는 세상 만물 작가 자신의 확장된 시각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한다. '안과 밖', '음과 양'은 이항대립적 요소의 공존을 담아 전시 제목처럼 '불가분'은 나눌 수 없음을 의미하며 작가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인 파르메니데스 (Parmenides, B.C.515 ~ 445 추정)의 '존재의 불과 분성'을 소환하여 자신의 견해를 뒷받침하였다.
▲ 인물두상 두상 ⓒ 최홍대
서로 마주 보고 고개를 끄덕이고 내젓는 커다란 인물 두상 조각 (Self-Dialogue)은 작가가 표현하고 싶은 견해의 대표작품으로 시각화된 것이다. 작품을 보면 두 얼굴의 두상이 서로를 바라보며 소통을 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작가에 따르면 이는 우리가 부여한 의미일 뿐 두상 그 자체의 존재 방식과는 무관하다고 한다.
▲ 표정 변화 ⓒ 최홍대
작품들을 보면 인간이나 사물 등 우리에게 친숙한 대상들의 모습과 행위를 표현했는데 움직이는 각도에 따라서 교묘하게 비틀어 표현한 것을 알 수 있다. 환한 웃음을 보여주는 얼굴의 이면에서 슬픈 모습도 보이고 때로는 분노하는 표정도 엿보인다.
▲ 전시전 변화 ⓒ 최홍대
평범한 일상 풍경 속에서 무심코 매일을 살아가며 간과했던 실존으로서의 우리 삶의 숙명적인 모습들을 엿볼 수 있다. 전시장 벽 곳곳에는 일상적 풍경의 역상 조각 작품 20여 점이 관람객을 맞이해주고 있다.
▲ 시각의변화 변화 ⓒ 최홍대
작품들은 모두 평화로운 일상처럼 보이지만 공존에서 나눌 수 없음이 담겨 있다.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빈 공간에서 눈에 보이는 사실과 진실이 공존하고 있다.
▲ 음과양 음과양 ⓒ 최홍대
조각가 이용덕은 지난 2006년에 중국의 심장 베이징에 화려하게 입상하면서 '역상 조각'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조각을 선보였으며 중국에서 미술계의 한류로 자리매김했다고 한다.
▲ 음각 양각 ⓒ 최홍대
대부분의 작품에는 볼록함과 오목함, 안과 밖, 음과 양의 공존을 만나볼 수 있다. 평범하면서도 친근한 배경과 인물 이미지에 끌어 다가가다 보면 볼록해 보였던 형상이 어느 순간 오목함으로 변하는 특별한 경험을 해볼 수 있다.
▲ 배 나아감 ⓒ 최홍대
반쯤 가라앉은 채 평평한 바닥 위를 빠지지 않고 나아가는 모습이 스펀지 조각으로 표현되어 있다. 사람의 삶이 저렇게 수많은 인생의 조각을 흩뿌려가면서 나아가는 것처럼 배의 모습과 닮아 있다.
이용덕은 1959년에 태어나 서울대학교 미술대학교 조소과외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에서 예술 공부를 한 후 지금까지 세계 각국에서 100회 이상의 단체전으로 참여하였으며 19회의 개인전을 개최하였다.
이용덕 개인전, 불가분
LEE, Young Deok INDIVISIBITITY
AUG 23, 2018 - JAN 6, 2019
Arario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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