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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3번째 100타점 2루수, 역사를 쓴 안치홍

[KBO리그] 18일 삼성전 결승 만루홈런 터트리며 100타점 돌파, KIA 18-3 대승

18.09.19 09:39최종업데이트18.09.19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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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3회말 1사 만루 때 만루 홈런을 쳐낸 KIA 안치홍이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 연합뉴스


 
 KIA가 삼성을 상대로 화력쇼를 펼치며 가을야구를 향한 희망을 높였다. 

김기태 감독이 이끄는 KIA 타이거즈는 1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 3방을 포함해 장단 16안타를 터트리며 18-3으로 대승을 거뒀다. 4연승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KIA는 이날 롯데 자이언츠에게 덜미를 잡힌 5위 LG트윈스와의 승차를 1경기로 좁혔다(59승63패).

선발 임창용이 6이닝 3실점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3경기 연속 6이닝 투구와 함께 시즌 두 번째 선발승을 기록했고 타선에서는 5명의 선수가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그리고 3회 삼성 선발 리살베르토 보니야를 상대로 결승 만루홈런을 터트린 KIA의 4번타자 안치홍은 이날 의미 있는 기록을 작성했다. 바로 KBO리그 역사상 3번째로 100타점을 돌파한 2루수에 등극한 것이다. 

35년이 넘는 KBO리그 역사에도 단 2명 밖에 없었던 100타점 2루수

2루수는 포수, 유격수, 중견수와 함께 '센터라인'이라 불리며 수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포지션이다. KBO리그 초창기에는 삼미 슈퍼스타즈와 청보 핀토스에서 활약했던 정구선이 3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차지했을 정도로 공격보다는 수비에 특화된 자리였다. 하지만 30년이 넘는 세월이 흐른 지금 2루수는 수비뿐 아니라 공격에서도 큰 역할을 해야 하는 포지션이 됐다.

'공격형 2루수'의 시작을 알린 선수는 바로 삼성의 거포 2루수 김성래(한화 이글스 2군 타격코치)였다. 1985년 삼성의 주전 2루수 자리를 차지한 김성래는 1987년 22홈런을 때려내며 리그 홈런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천재타자'로 이름을 날렸던 강기웅(삼성 BBArk 타격코치)도 현역 시절 4번이나 3할 타율을 기록하며 '호타준족 2루수'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2루수가 팀을 이끄는 간판타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선수는 롯데가 자랑하는 '근성의 아이콘' 박정태였다. 현역 시절 6번이나 3할 타율을 기록하며 5번의 골든글러브를 차지한 박정태는 1992년 한국시리즈 우승과 1999년 준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한 거인군단의 영웅이다. 하지만 그 대단했던 박정태마저 개인 한 시즌 최다 타점은 83개에 불과(?)했다.

2루수 100타점 시대를 연 선수는 '해태 왕조의 마지막 4번타자' 홍현우였다. 한대화가 LG로 떠난 후 해태의 주전 3루수로 활약하던 홍현우는 1999년 2루수로 변신해 34홈런 111타점 31도루로 몬스터 시즌을 보냈다(20세기 최고의 타고투저 시즌이었던 1999년엔 30-30 클럽 가입자만 3명이나 나왔다). FA 이적 후 부진에 빠지며 선수생활 말년은 다소 초라했지만 홍현우가 1990년대 KBO리그 최고의 내야수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21세기 들어 정근우(한화)나 서건창(넥센 히어로즈)처럼 빠른 선수들이 득세를 이루며 거포형 2루수가 점점 사라져갈 때 등장한 선수가 바로 삼성의 외국인 선수 야마이코 나바로였다. 나바로는 삼성에서 활약한 두 번째 시즌이었던 2015년 48홈런137타점을 올리는 등 2루수로는 도저히 불가능할 거 같은 대기록을 작성했다. 그리고 3년 동안 종적을 감췄던 역대 3번째 100타점 2루수가 2018년 KIA에서 등장했다.

결승 만루 홈런으로 돌파한 2루수 역대 3번째 100타점 기록

2009년 서울고를 졸업하고 KIA에 입단한 안치홍은 입단 첫 해부터 주전 2루수 자리를 보장 받으면서 KIA 내야의 미래로 성장했다. 그리고 프로 3년 차가 되던 2011년 타율 .315 5홈런46타점을 기록하며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당시만 해도 안치홍에 대한 평가는 '중심타선보다는 6~7번 타순에 어울리는 공수주에 모두 능한 다재다능한 2루수' 정도였다.

안치홍은 2014년 타율 .339 18홈런 88타점 19도루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지만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하면서 시즌이 끝난 후 경찰 야구단에 입대했다. 안치홍은 경찰 야구단에서 활약하던 2016년 타율 .428, OPS(출루율+장타율) 1.221를 기록하며 차원이 다른 실력을 뽐냈고 전역 후 첫 풀타임 시즌 곧바로 성장한 자신의 기량을 1군무대에서 증명했다.

안치홍은 작년 시즌 132경기에 출전해 타율 .316 21홈런 93타점으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타이거즈의 11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큰 기여를 했다. 2011년에 이어 생애 두 번째 골든 글러브를 차지했고 연봉도 1억 원이나 올라 3억2000만 원의 고액 연봉을 받는 선수가 됐다. 그리고 안치홍은 올해 타자로서 한 차례 더 업그레이드되며 작년에 작성한 생애 최고의 성적을 다시 한 번 갈아 치우고 있다.

안치홍은 시즌 초반 타일러 윌슨(LG)의 사구에 맞아 당한 손가락 부상으로 11일의 공백이 있었음에도 108경기에서 타율 .346 21홈런 103타점을 기록하며 KIA의 4번타자로 활약하고 있다. 그리고 안치홍은 18일 삼성전에서 3회 시즌 21호 홈런을 결승 만루홈런으로 장식했다. 1999년의 홍현우, 2015년의 나바로에 이어 한 시즌 100타점을 돌파한 역대 3번째 2루수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안치홍은 올해 .405의 득점권 타율로 김현수(LG, .419)에 이어 이 부문 2위에 올라 있다. 김기태 감독이 삼성 시절부터 수 년 간 붙박이 4번 타자로 활약하던 최형우 대신 안치홍을 4번에 배치하는 이유다. 입대 전이었던 2014년부터 매년 커리어 하이를 경신하고 있는 안치홍은 올해도 생애 최고의 성적을 예약했다. 그리고 안치홍이 KIA를 가을야구로 이끈다면 100타점 기록은 더욱 환하게 빛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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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KIA 타이거즈 안치홍 홍현우 야마이코 나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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