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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인테르 상대로 토트넘의 '구세주' 될 수 있을까

인터 밀란과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을 앞둔 손흥민

18.09.18 10:26최종업데이트18.09.1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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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2018년 여름은 누구보다 뜨거웠다. 조국을 위해 2018 러시아 월드컵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고군분투했다. 독일전 기적적인 승리에 앞장섰고, 사상 첫 2연속 금메달 획득을 이끌었다. 지칠 대로 지쳤지만, 쉴 여유는 없다. 이번에는 위기에 빠진 소속팀을 위해 출격을 준비한다.
 
손흥민이 속한 토트넘 홋스퍼가 19일 오전 1시 55분(아래 한국시각) 이탈리아 밀라노에 위치한 주세페 메아차 스타디움에서 2018·2019시즌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B조 1차전 인터 밀란과 맞붙는다. 토트넘은 UCL 16강 이상을 바라보는 만큼, 첫 경기가 매우 중요하다.
 
왓포드-리버풀에 패... 최근 흐름 좋지 않은 토트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해리 케인과 손흥민 선수 ⓒ 연합뉴스/EPA


그런데 토트넘의 현재 상황이 좋지 않다. 리그 2연패에 빠졌다. 지난달 28일, '난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원정에서 잡고 3연승을 질주할 때만 해도 예상하지 못한 흐름이다. '돌풍의 팀' 왓포드 원정에서 충격적인 1-2 패배를 당했고, 15일 우승 경쟁자 리버풀과 홈경기에서 1-2로 무너졌다.
 
최상의 전력을 내세울 수도 없다. '주장' 위고 요리스가 음주운전 파문으로 실망감을 안긴 데 이어 부상이 겹치며 전력에서 이탈했다. 델레 알리가 9월 A매치 기간 부상으로 쓰러졌고, 교체 자원으로 활용되는 무사 시소코는 부상을 떨쳐내지 못했다. 수비의 핵심 토비 알데르베이럴트와 키런 트리피어는 이탈리아 원정에 동행하지 않았다.
 
핵심 선수들의 컨디션도 만족스럽지 않다. '주포' 해리 케인은 올 시즌 5경기 2골에 그치고 있다. 지긋지긋했던 8월 징크스에서 탈출하며 맹활약이 기대됐지만, 2경기 연속 침묵 중이다. 중앙과 측면을 쉴 새 없이 오가며 수비의 시선을 끌어주는 모습이 사라졌고, 유연한 연계 능력도 자취를 감췄다.
 
'공격의 지휘자' 크리스티안 에릭센도 정상 컨디션에 도달하려면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빛을 발하는 킥은 여전하지만, 공격 속도를 살릴 수 있는 패스나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 등이 뜸하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참가 등 강행군을 이어가면서 체력이 떨어진 모양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8월의 선수상'을 받은 루카스 모우라도 다르지 않다. 날렵한 드리블과 침투로 초반 상승세를 이끈 주역이지만, 주축 선수들과의 호흡이 완벽하지 못하다. 2연패를 당한 왓포드전과 리버풀전에서 드러났듯이, 경기력의 기복도 상당하다. 중심으로 거듭나려면 시간이 필요하고, 증명해야 할 것도 많다.
 
전방의 무게감이 떨어지면서, 강점인 압박의 강도가 약해졌다. 요리스의 공백으로 골문이 불안해졌고, 연이은 실수가 실점과 패배로 이어졌다. 핵심 선수들의 부진과 공백을 메울 수 있는 교체 자원이 있으면 좋겠지만, 토트넘은 올여름 EPL 20개 팀 중 유일하게 영입이 없었다. 올 시즌만큼은 '우승'을 다짐했던 토트넘이 초반부터 크게 휘청거리고 있다.

손흥민, 조국의 영웅서 토트넘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까 

'승리'가 유일한 해결책이다. 토트넘 선수들의 능력만큼은 확실하다. 연패를 끊는다면, 금세 올라설 수 있다.
 
손흥민이 그 중심에 선다. 사실 손흥민도 강행군을 해왔기에 평소의 체력 상태는 아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준비와 본선, 토트넘의 프리시즌과 EPL 개막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9월 A매치 2연전 등 2017·2018시즌 종료 후 지옥의 일정을 소화했다. 여름 휴식기 동안 경기에 뛴 시간만 무려 1418분이다.
 
기계가 아닌 사람이기에 지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쉴 수가 없다. 손흥민은 9월 A매치를 마치고 팀에 복귀한 뒤 곧바로 경기에 투입됐다. 리버풀전에서 후반전에 교체 투입돼 17분을 뛰었다. 토트넘이 승리와 가까이 있었다면 체력을 비축할 수도 있었지만, 상황은 그에게 휴식을 허용하지 않았다.
  

지난 3월 8일 오전 4시 45분(한국시간) 열린 토트넘과 유벤투스의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토트넘 손흥민 선수가 득점에 성공했다. ⓒ EPA/연합뉴스


숙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토트넘에게 인터 밀란전은 매우 중요하다. 이 경기마저 놓친다면 공식전 3연패다. 일찍부터 리그 우승은 멀어지고, UCL 조별리그 탈락이란 최악의 결과를 맞이할 수 있다. 체력적으로 온전치 못한 상태지만, 컨디션이 좋은 손흥민의 선발 출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이유다.
 
손흥민은 리버풀전에서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경쾌한 움직임으로 답답하던 공격의 활로를 열어줬고, 짧고 빠른 패스로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경기 막판에는 페널티킥을 기대케 한 장면도 연출했다. 아쉽게도 팀의 패배를 막지는 못했지만, 손흥민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의 투입 전과 후의 토트넘 공격은 확연하게 달랐다.
 
뜨거운 여름을 보내면서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현재의 손흥민은 득점력만 빼어난 선수가 아니란 사실이다. 지난 시즌부터 손흥민은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볼이 없을 때의 움직임이 몰라보게 좋아졌고, 경기 흐름을 읽는 눈과 패스가 매우 날카로워졌다. 드리블은 간결해졌고, 측면과 중앙 등 포지션을 가리지 않는 멀티 플레이어로 급성장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거치면서 명확해졌다. 손흥민은 '주연'이 아니더라도 팀 승리를 가져올 수 있는 선수가 됐다. 박지성을 떠올리는 활동량을 자랑하며 수비에 가담하고, 유사시에는 풀백도 마다하지 않는다. 수비의 시선을 끌고 동료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능력도 물이 올랐다. 그 덕에 한국 축구는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토트넘이 손흥민의 맹활약을 기대하는 이유다. 최근 케인과 에릭센이 들쑥날쑥한 경기력을 보인다. 손흥민은 이들의 역할과 부담을 나눌 수 있다. 날카로운 슈팅과 결정력을 뽐내며 승리에 앞장설 수 있고, 수비의 허를 찌르는 패스로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특히, 측면을 활용하는 능력만큼은 토트넘 공격진 중 따라올 자가 없다.
 
토트넘은 손흥민을 선발로 내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손흥민이 조국의 영웅에 이어 토트넘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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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VS인터 밀란 손흥민 챔피언스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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