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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심에 날아간 손흥민의 PK... 토트넘, 2연패 수렁

[2018·2019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토트넘, 리버풀에 1-2 패배

18.09.16 10:26최종업데이트18.09.16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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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영웅이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경기 종료 직전 페널티킥이 분명한 장면이 연출됐지만, 주심은 휘슬을 불지 않았다.  
 토트넘 홋스퍼가 15일 오후 8시 30분(아래 한국시각) 영국 런던에 위치한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2019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5라운드 리버풀과 맞대결에서 1-2로 패했다. 토트넘은 9월 A매치 기간 직전 열린 왓포드전 충격패에 이어 또다시 승점을 추가하지 못하면서 2연패 수렁에 빠졌다.
 
경기 시작 전부터 불안했다. 주장이자 주전 골키퍼인 위고 요리스가 음주운전으로 실망을 안긴 데 이어 허벅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요리스는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조국 프랑스의 우승을 이끄는 등 토트넘을 넘어 세계 최고의 골키퍼로 손꼽힌다. 그의 이탈은 수비진에 큰 타격일 수밖에 없었다.
 
해리 케인,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함께 공격의 중심축 역할을 도맡는 델레 알리도 전력에서 이탈했다. 알리는 잉글랜드 대표팀에 합류한 9월 A매치 기간 근육 부상으로 쓰러지며 리버풀전에 나설 수 없었다.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무사 시소코도 부상으로 리버풀전 결장이 확정된 만큼, 안 그래도 선수층이 얇은 토트넘은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언제나 그렇듯,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4라운드까지 전승을 내달린 '선두' 리버풀은 막강했다. 오프사이드에 걸리긴 했지만, 경기 시작 40초 만에 토트넘의 골망을 출렁였다. 지난 시즌 EPL 득점왕 모하메드 살라, 다재다능한 스트라이커 호베르투 피르미누, 올 시즌 더욱 성장한 모습을 보이는 사디오 마네가 이끄는 공격이 신바람을 냈다.
 
리버풀은 쉴 새 없는 압박과 빠른 공격으로 분위기를 주도했고, 연달아 두 골을 폭발시켰다. 전반 39분 코너킥 상황에서 조르지니오 바이날둠이 선제골을 터뜨렸고, 후반 9분 피르미누가 상대의 실책을 놓치지 않고 추가골을 뽑았다. 이후에도 살라와 마네, 나비 케이타 등이 위협적인 슈팅으로 추가골을 노렸다.
 
토트넘은 해법을 찾지 못했다. 자신들의 진영에서 시작되는 리버풀의 전방 압박에 백패스를 남발했고, 어이없는 실책으로 실점까지 내줬다. 빌드업이 막히면서 부정확한 장거리 패스에 의존했고, 공격은 답답함을 떨쳐내지 못했다. 케인과 에릭센, 루카스 모우라 등 공격에 포진한 선수들의 몸도 가벼움과는 거리가 있었다.
 

손흥민(자료사진). ⓒ 연합뉴스


 
 
오심에 날아간 손흥민의 PK
 
리버풀의 압도적인 흐름이 지속된 가운데, 토트넘은 후반 28분 손흥민을 투입했다. 반전은 없을 것 같았던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손흥민이 측면에 위치해 경기장을 폭넓게 활용하도록 만들면서, 부정확한 롱 패스와 수비가 밀집한 중앙만을 고집하던 토트넘 공격이 살아났다.
 
2018 러시아 월드컵부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까지 지옥의 행군을 이어간 손흥민이었지만, 누구보다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줬다. 손흥민은 짧고 빠른 패스로 공격을 만들어갔고, 순간적인 공간 침투로 리버풀 수비를 흔들었다. 그의 발에서 시작된 공격이 라멜라의 위협적인 슈팅을 만들어냈고, 주변 동료들의 움직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점수에는 변화가 없던 후반 추가 시간, 토트넘이 한 골을 만회했다. 코너킥 상황에서 볼을 잡은 라멜라가 멋진 하프 발리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곧바로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들었다. 손흥민이 간결한 드리블로 수비수 한 명을 따돌린 뒤 슈팅을 시도하려 했다. 페널티박스 안쪽이었고, 극적인 동점골이 기대됐다.
 
이때, 수비에 가담한 마네가 손흥민의 디딤발을 걷어찼다. 손흥민이 넘어졌다. 느린 화면으로 확인한 장면에선 마네의 반칙이 확연히 드러났다. 명백한 페널티킥이었다. 그러나 주심은 반칙을 선언하지 않았다. 손흥민을 비롯한 토트넘 선수들이 강력하게 항의했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2연패 수렁 토트넘, 초반부터 흔들리면 어쩌나
 
토트넘은 후반 추가 시간 한 골을 만회한 것에 만족하며 경기를 마무리할 수밖에 없었다.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 90분간 앞서고도 심판의 종료 휘슬이 울릴 땐 고개를 숙일 수 있는 것이 축구다. 토트넘은 90분 내내 경기력과 결과 모두 뒤처졌지만, 경기 막판 승점을 획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판정이 상식적이었다면, 웃으면서 경기를 마칠 수도 있었다.
 
올 시즌 토트넘은 우승 트로피가 절실하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EPL을 넘어 세계에서 인정받는 명장으로 올라섰다. 케인과 에릭센, 알리, 손흥민 등은 엄청난 몸값을 자랑하는 대형 선수로 거듭났다. 팀과 지도자, 선수 모두가 '우승'이라는 결과물과 함께 한 단계 도약해야 할 시기다.
 
무관이 지속된다면, 현재의 모습이 유지될지조차 장담할 수 없다. 토트넘은 올여름 EPL 20개 클럽 중 유일하게 전력 보강을 하지 않았다. 얇은 선수층으로는 리그와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등 수많은 경기를 소화할 수 없음이 증명됐지만, 구단은 지갑을 열지 않았다. 야망이 없는 팀에 최정상급으로 성장한 지도자와 선수가 언제까지 남을까.
 
시즌 초부터 심각한 위기다. 토트넘은 개막전 포함 3연승의 신바람을 냈지만, 2연패에 빠졌다. 선두 리버풀과 승점 차는 6점으로 벌어졌다. 새 선수 영입으로 조직력을 가다듬는 데 시간이 필요한 것도 아니었다. 눈만 봐도 통하는 선수들이 건재했고, 빼어난 조직력을 앞세워 초반부터 달려나갈 수 있었다.
 
토트넘은 19일 인터 밀란(이탈리아)과 2018·2019시즌 UCL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원정이지만, 강호 바르셀로나와 한 조에 속한 만큼 반드시 승점을 챙겨야 한다. 공식전 3연패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온 힘을 다해 결과물을 가져와야 한다.
 
시즌 초반부터 부상과 부진, 오심 등이 겹치며 심각하게 흔들리는 모양새다. 토트넘은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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