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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우, 빅리그 진출? 동양인 골키퍼의 유럽행이 어려운 이유

과거 유럽리그에 진출했던 아시아 출신 골키퍼들은 어땠나

18.09.07 17:06최종업데이트18.09.07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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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료들 격려하는 조현우 지난 7월 8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대구FC와 FC서울 경기에서 대구FC 조현우가 동료들을 격려하고 있다. ⓒ 연합뉴스



러시아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을 거치며 '빛현우'라는 별명을 얻은 대구FC의 수문장 조현우(27)의 유럽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금메달을 따내며 병역 문제도 해결했다.

하지만 아시아 출신 골키퍼가 유럽에서 제대로 자리잡은 사례는 아직 없다. 유럽의 문을 두드렸던 아시아 골키퍼는 누가 있었을까.

1. 권정혁(40, FC 의정부)

권정혁은 현재 K3 베이직 리그 FC 의정부에서 선수 겸 코치로 활동하며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권정혁은 2009년부터 2년간 핀란드 리그의 로바니에멘 팔로세우라와 VPS 바사에서 주전 골키퍼로 활약했다.

그가 뛰었던 핀란드 리그는 유럽에서도 변방이고 K리그보다도 아래로 평가받는 곳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최초로 유럽 무대를 밟은 골키퍼라는 점, 외국인이라는 핸디캡을 이겨내고 2년 동안 주전으로 활약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2. 가와시마 에이지(35, RC 스트라스부르)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의 수문장 가와시마 에이지는 2011 AFC 아시안컵 준결승 당시 우리에게 승부차기 0-3 완패라는 쓰린 기억을 안긴 바 있다. 가와시마 에이지는 2010년 벨기에 리그의 리에르세 SK로 이적하며 유럽 무대에 진출했다. 2년간 팀이 1부 리그에 잔류하는 데 기여한 그는 기세를 몰아 같은 리그의 스탕다르 리에주로 이적했지만 기량 하락으로 인해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다.

이후 적을 옮긴 던디 유나이티드(스코틀랜드)와 FC 메스(리그앙)에서 이적 후 한 시즌 만에 강등을 경험하며 현재는 RC스트라스부르(리그앙)에서 후보 골키퍼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빅리그 무대를 밟지는 못했지만 골키퍼라는 특수 포지션에서 짧은 시간이나마 동양인이 유럽팀에서 주전으로 활약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3. 가와구치 요시카쓰(43, SC 시가미하라)

일본의 레전드 골키퍼인 가와구치 요시카쓰는 2001년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EPL)의 포츠머스로 이적했으나 벤치 신세를 면치 못하고 결국 2004년 덴마크의 명문 노르트잴랜드로 떠났다. 하지만 덴마크에서도 후보 선수로 머문 끝에 일본으로 돌아왔다. 제대로 소화한 시즌이 없는 만큼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볼 수 있다.

물론 10년 넘게 영국 무대에서 뛴 오만의 국가대표 골키퍼 알 합시와 같은 사례도 있다. 2부리그 강등과 임대, 후보 생활 등 영국 생활이 탄탄대로는 아니었지만 서양인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아랍인 특유의 체격조건(194cm)과 언어 장벽을 해결하며 긴 시간을 살아남을 수 있었다.

아시아 출신 골키퍼가 유럽에 진출하기 힘든 이유

골키퍼는 키가 크고 손이 클수록 유리하다. 동양인은 서양인과 비교했을 때 체격조건과 운동능력에서 열세인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라 골키퍼는 단순히 슛을 막는 데 그치지 않고 최후방에서 경기 흐름을 파악하고 수비 시 동료들을 조율하는 임무도 갖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원활한 의사소통이 전제되어야 한다. 체격과 언어라는 장벽을 모두 해결하더라도 논EU 쿼터라는 또 다른 장애물이 기다리고 있다. 다수 유럽 구단에서는 유럽 국가 소속이 아닌 선수는 구단마다 3명씩 등록할 수 있어 아시아 선수 영입에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구단 입장에서는 같은 조건이라면 동양인 골키퍼를 기용하기가 어렵다.

조현우의 신장은 189cm로 레알 마드리드의 수문장 케일러 나바스( 185cm)보다 크다. 물론 키가 골키퍼의 전부는 아니지만, 조현우는 월드컵을 통해 동물적인 반사신경과 선방 능력까지 갖췄음을 증명한 바 있다.

만약 조현우가 언어와 논EU 쿼터라는 장벽들마저도 넘어설 수 있다면, 우리가 새벽에도 TV 앞에서 '빛현우'를 외치는 날이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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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7기 조현성
조현우 알 합시 골키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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