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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김학범호, 더욱 절실해진 와일드카드 3인의 활약

황의조-조현우-손흥민, 키르기스스탄전 동시 출격 예상

18.08.20 10:25최종업데이트18.08.20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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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둥 참사'를 당하며 위기에 빠진 한국축구가 다시 재도약에 성공할 수 있을까. 와일드카드의 활약이 그만큼 절실해졌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20일(한국시각) 인도네시아 반둥 시잘락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E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키르기스스탄을 상대한다.

더 이상 방심은 없다

빽빽한 '살인 일정'을 극복하려면 로테이션 시스템은 필수였다. 하지만 문제는 타이밍이었다. 조별리그 통과를 확정짓지 않은 상황에서 급격한 선수 교체가 패착이었다.

하지만 김학범 감독은 말레이시아와의 2차전에서 6명의 선발 라인업을 교체했다. 바레인전 대승으로 말레이시아 정도는 쉽게 이길 것이라는 자만심이 깃든 로테이션 시스템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충격이었다. 불과 이틀 만에 경기력 차이가 극명하게 갈렸다. 한국은 말레이시아를 맞아 90분 내내 최악의 졸전을 거듭했다. 전술 변화는 없었고, 일관성 있게 중앙 돌파와 로빙 패스만을 고집했다. 심지어 기본적인 실수도 잦았다. 볼 터치와 패스 정확도가 크게 떨어졌다. 말레이시아가 응당 승리할 만한 경기였다.

결국 김학범 감독도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로테이션을 서두른 게 패착이었다. 나의 판단 실수였다"고 말했다.

물론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다. 최소한 무승부 이상이면 자력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할 수 있다. 키르기스스탄은 바레인, 말레이시아보다 더 약한 전력이라는 평가다. 그럼에도 또다시 방심은 금물이다.

1, 2차전을 통해 와일드카드의 중요성을 확인했다. 아시안게임은 23세 이하 대회지만 나이에 상관없이 3명을 추가적으로 선발할 수 있다. 와일드카드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더욱 절실해진 조현우 골키퍼의 활약

▲ 인도네시아에서도 빛난 조현우 지난 15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반둥의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조별리그 E조 1차전 한국과 바레인의 경기. 조현우가 선방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체력 안배라는 이유로 로테이션 시스템을 가동한 것이 무조건 틀리다고 볼 수 없지만 주전 골키퍼마저 교체한 것은 많은 사람이 납득하기 어려운 김학범 감독의 패착이었다. 말레이시아전에서 조현우 대신 송범근을 선발로 내세운 대가를 혹독히 치렀다.

송범근은 두 차례 실점 과정에서 모두 실수를 범했다. 전반 5분 센터백 황현수와 의사소통 미스로 공중볼 캐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전반 추가 시간에는 라시드의 다소 평범한 슈팅을 막지 못했다.

이젠 선택의 여지가 없다. 와일드카드 조현우가 선발로 복귀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조현우는 이미 바레인과의 1차전에서 클래스를 과시했다. 김민재가 후반 중반 교체로 나간 이후 바레인의 파상공세에 수비조직력이 흔들렸다. 이때 조현우의 몇 차례 슈퍼 세이브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단순히 선방 능력뿐만 아니라 수비진을 컨트롤하고 독려하며 동기부여를 심어준다. 수비수들도 뒤에 조현우처럼 믿음직한 골키퍼가 버티고 있으면 심리적인 안정감을 갖고 경기에 임할 수 있다.

한국은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상대의 카운터 어택과 한 방을 막지 못한 채 무릎을 꿇었다. 1994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90분 내내 압도하고도 차상광 골키퍼의 어이없는 실수로 4강행이 좌절됐다. 2006 도하 아시안게임 이라크전,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UAE전에서도 간헐적인 한 번의 공격 시도에 무너졌다. 좋은 골키퍼 한 명이 한 골을 막고 승리로 이끌 수 있다.

황의조-손흥민 투톱 카드 볼 수 있을까

김학범 감독은 와일드 카드 2장을 공격수 포지션에 소진했다. 손흥민과 황의조의 어깨가 무겁다.

손흥민은 뒤늦은 팀 합류로 아직까지 컨디션이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바레인전에서는 결장했고, 말레이시아전에서 경기 흐름을 바꿀 조커로 출격했으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는데 실패했다.

팀 동료들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며 예열을 마친 손흥민은 이번 키르기스스탄전에서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손흥민의 존재만으로도 큰 힘이다. 이미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스리그, 월드컵 등 큰 무대에서 퀄리티를 보여준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리더로서 후배들에게 당근과 채찍을 가하며 팀 결속력을 다지는 데 노력 중이다. 손흥민은 말레이시아전 이후 동료들을 향해 "우리가 월드컵에서 독일을 이긴 것이 역사에 남듯이 우리가 말레이시아에 패한 것은 커리어에 평생 따라다닐 것이다. 실수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AG 와일드카드' 손흥민-조현우-황의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와일드카드(24세 이상)에 뽑힌 손흥민(왼쪽부터), 조현우, 황의조 ⓒ 연합뉴스


또, 한 명의 와일드 카드는 황의조다. 황의조는 '인맥 논란'에 휩싸이며, 대회를 앞두고 큰 부담감에 짓눌렸다. 하지만 실력으로 증명했다. 바레인전에서 해트트릭으로 6-0 대승을 이끌었고, 말레이시아전에서는 만회골을 넣으며 영패를 모면하는 데 앞장섰다.

황의조는 1, 2차전에서 모두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팀 사정상 키르기스스탄전에서도 황의조의 활약이 절실하다. 현재 4골로 팀 내 최다득점자에 오를 만큼 컨디션이 절정이다.

믿었던 황희찬이 컨디션 난조로 부진에 빠지면서 공격진은 비상이 걸렸다. 이승우는 90분 풀타임을 소화할 체력이 올라오지 않은 상태다. 2차전에서 결장한 나상호의 출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아무래도 황의조에게 무게감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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