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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 엇갈린 맨유의 두 남자, '느낌표' 포그바-'물음표' 산체스

[2018·2019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라운드] 맨유, 레스터 시티에 2-1 승리

18.08.11 14:35최종업데이트18.08.11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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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포그바 ⓒ 맨유 공식 홈페이지


폴 포그바는 예상을 깨고 선발 출전했음은 물론, 주장 완장까지 차고 나와 확신을 심어줬다. 그러나 에이스의 상징인 등 번호 7번 알렉시스 산체스는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했다. 개막전을 기분 좋은 승리로 장식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아래 맨유)가 최고의 한 해를 보내기 위해서는 포그바의 꾸준한 활약과 산체스의 분전이 필요해 보인다.

맨유가 11일 오전 4시(아래 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2018·2019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라운드 레스터 시티와 맞대결에서 2-1로 승리했다. 맨유는 새 주장 포그바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난적' 레스터 시티를 따돌리고 승점 3점을 챙기는 데 성공했다.

0의 균형은 경기 시작 3분 만에 깨졌다. 산체스가 페널티박스 안쪽에서 시도한 슈팅이 상대 수비의 핸드볼 반칙을 만들어냈고, 포그바가 페널티킥을 득점으로 연결했다. 후반 38분에는 왼쪽 풀백 루크 쇼가 쐐기골을 터뜨렸다. 루크 쇼는 순간적인 침투와 번뜩이는 마무리로 레스터 시티의 골망을 출렁였다.

맨유는 후반 추가 시간 제이미 바디에 만회골을 내줬지만, 더 이상의 실점은 허용치 않으며 개막전을 승리로 가져가는 데 성공했다.

'캡틴' 포그바, 월드컵 상승세 이어가나

경기 시작 1시간 전 발표된 선발 라인업에는 눈에 띄는 부분이 있었다. 포그바가 맨유의 주장으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당초 포그바는 경기 출전조차 불명확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으로 인해 소속팀 합류가 늦었고,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단계에 있었다. 개막전에 모습을 드러낸다면 교체 출전이 유력했다.

주장 완장을 차고 나온 것은 더욱 놀라웠다. 포그바는 맨유로 복귀한 2016년 여름부터 쭉 조세 무리뉴 감독과 불화설에 시달렸다. 복귀 첫 시즌은 별 탈 없이 보내는 듯했지만, 지난 시즌에는 갈등이 극에 달한 모습이었다. 좀 더 공격적인 축구와 역할을 원하는 포그바와 달리 무리뉴 감독은 수비를 우선하는 실리적인 축구를 저버리지 않았다.

포그바가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조국 프랑스의 우승에 앞장서면서 이적설까지 불거졌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품은 유벤투스 복귀설부터 바르셀로나 이적설까지, 포그바가 맨유를 떠날 것이란 설은 신빙성이 있어 보였다. 그러나 무리뉴 감독이 몸 상태가 완전치 않은 포그바를 선발 출전시킨 데 더해 주장 완장까지 채워주며, 모든 논란을 종식한 모양새다.

포그바도 무리뉴 감독의 신뢰에 확실하게 보답했다. 휴식을 마치고 팀 훈련에 참가한 지 얼마 안 된 선수라 볼 수 없는 움직임과 한 차원 높은 수준의 기량을 뽐내며 팀 승리에 앞장섰다. 맨유가 전반 3분 만에 얻어낸 페널티킥을 키커로 나서 깔끔하게 득점으로 연결했고,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확실하게 해냈다.

특히 팀을 위한 헌신이 움직임에서 드러났다. 볼을 빼앗기 위해 거친 몸싸움을 피하지 않았고, 몸을 날리는 투혼까지 보였다. 볼을 빼앗겼을 때는 재빨리 달라붙어 소유권을 되찾아오는 투지까지 불살랐다. 상대의 거친 반칙에 넘어지기를 반복했지만 주저앉지 않았고, 팀에 파이팅을 불어넣으며 중심을 잡는 '주장'의 자격도 증명했다.

번뜩이는 공격 재능도 돋보였다. 한 박자 빠른 패스로 레스터 시티의 배후 공간을 공략했고, 과감한 중거리 슈팅으로 멀티골을 노리는 모습도 보여줬다. 상대의 압박을 손쉽게 이겨내며 빠른 공격 전개에 앞장섰고, 힘과 높이를 활용한 고공 플레이로 공격의 다양성을 더하는 활약도 보였다.

영국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맨유와 레스터 시티의 EPL 개막전 최우수선수로 포그바(평점 8.4점)를 선정했다. 완벽하지 않은 몸 상태임에도 공수 양면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였던 만큼, 이견이 없는 평가다.

존재감 없었던 산체스, 맨유의 에이스는 어디에


▲ 알렉시스 산체스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홈페이지


축구는 혼자 잘한다고 해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스포츠가 아니다. 포그바가 매 경기 빼어난 활약을 보인다 한들, 동료들의 지원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맨유의 '명가 재건' 꿈은 뒤로 미뤄질 수밖에 없다. 별처럼 빛나는 재능들이 하나로 어우러질 때만이, 꿈이 현실에 더욱 가까워질 수 있다.

개막전에 선발 출전한 산체스의 활약에 짙은 아쉬움이 남는다. 사실, 포그바보다는 산체스의 개막전 활약이 기대됐다. 그는 칠레의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로 인해 확실한 휴식을 취했고, 맨유와 프리시즌을 함께 했다. 절반을 함께 한 이적 첫 시즌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새 시즌에는 개막전부터 에이스의 자격을 증명할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산체스의 활약은 최악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바르셀로나와 아스널 유니폼을 입고 보여준 '최고'에 걸맞은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불안한 볼 터치로 공격 속도를 살리지 못했고, 부정확한 패스를 남발하며 기회를 허무하게 날렸다. 페널티킥을 얻어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단 점을 제외하면, 존재감이 없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맨유가 올 시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기 위해서는 산체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그가 등 번호 7번에 걸맞은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 한다. 아스널에서처럼 중요한 순간마다 골망을 가르는 '주포' 역할을 해줘야 하고, 상대 수비를 혼란에 빠뜨리는 드리블과 폭발적인 스피드를 자주 뽐내줘야 한다.

맨유에는 '크랙'이라 부를 수 있는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다비드 데 헤아 골키퍼와 포그바, 로멜루 루카쿠 등 각 포지션마다 중심을 잡아주는 선수는 있지만, 차이를 가져올 수 있는 에이스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산체스가 아직까지 찾지 못한 호날두의 후계자 역할을 해줘야만, 맨유는 2018·2019시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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