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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사님 다큐 나온다면 간섭 안 할 건가?" 이재명 도지사의 입

[현장] 제10회 DMZ국제다큐영화제 기자간담회... 변화와 도약 내세워

18.08.07 13:05최종업데이트18.08.07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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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DMZ국제다큐영화제 자율성 보장하겠다"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 아주개홀에서 열린 제10회 DMZ국제다큐영화제 기자회견에서 조직위원장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영화제 독립성과 자율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유성호


올해로 10회를 맞이한 DMZ국제다큐영화제가 변화와 도약을 내세웠다. 7일 서울 역사박물관에서 새롭게 집행위원장을 맡은 홍형숙 감독을 비롯해 조직위원장을 맡은 이재명 경기도지사, 그리고 조명진 프로그래머가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모두 발언을 통해 이재명 조직위원장은 "10년이라면 아주 긴 시간인데 작은 실천이 세상을 바꾼다는 (영화제의 포스터) 메시지가 의미 있다"며 "세상의 변화는 갑자기 이뤄지는 게 아니고 곳곳에서 작은 실천과 변화들이 쌓여서 이뤄진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다큐를 통해 세상의 변화를 꿈꾸는 분들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조직위원장은 "한반도가 처한 현실이 험난하지만 다행히 평화와 번영의 작은 징조들이 열리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의 노력, 특히 문재인 정부의 노력으로 평화의 시점이 열리는 것 같다"며 "단순한 기록이 아닌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 작품이 많이 생겨서 세계로도 뻗어 나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다큐영화제 정체성 지키겠다"



전임 조직위원장과 마찬가지로 이재명 조직위원장은 영화제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열심히 지원하겠다. 지원하되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가장 자율적인 영화제, 제작자와 공급자 중심으로 잘 운영되도록 충실히 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배우 조재현과 이광기 집행 대행에 이어 지난 6일 공식적으로 임명된 홍형숙 집행위원장은 "다큐를 통해 가까운 미래를 예견하고 거침없이 비상할 수 있는 날개를 준비하겠다"며 변화와 개편 등을 예고했다. <경계도시> 등으로 그간 우리 사회와 주변국 사이에 존재하는 인간 군상을 탐구해 온 그는 "제가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하겠다"며 "정부 각 부처와 영진위 등과 긴밀히 협력해 영화제의 본질에 충실하도록 하고, 영화인과 경기도민이 자부할 문화 거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장에선 다양한 질문이 나왔다. 그간 다큐영화제의 정체성을 지켜왔는데 흥행을 위해 다른 장르 작품까지 확장할 생각이 없냐는 물음에 이재명 위원장이 가장 먼저 답했다. 이재명 위원장은 "안 그래도 홍형숙 집행위원장 임명 전 그 제안이 있었는데 결론은 흥행을 위해 다른 장르 작품으로 확장하면 긍정적 면이 있지만 다큐영화제의 정체성이 희석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었다"며 "다큐영화제로 특화해서 성장 발전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답했다.

"다큐영화제에 경기도 같은 공공기관 나서야 하는 이유는 바로 거기에 있다. (우리 사회에) 필요하지만 자체 흥행이 어려운 행사, 쉽게 말하면 돈 되지 않지만 꼭 해야 할 일이기에 경기도가 나서는 것이라고 본다. 흥행이 잘 된다면 경기도지사가 조직위원장을 맡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공공기관의 책임이 있다고 본다. 역사와 사실을 다큐로 남겨 그걸 통해 각성을 끌어내는 게 중요한 공적인 일이라고 본다. 정책적으로 보조하는 게 옳다." (이재명 조직위원장)

홍형숙 집행위원장 역시 "영화제 운영에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함께 연구할 과제"라며 "국내에 여러 영화제들이 있는데 다큐영화제로 역할을 하는 건 유일하게 DMZ국제다큐영화제다. 이를 위한 공적인 지원이 중요하다. 동시에 다큐멘터리와 이 기회에 사랑에 빠져보시라고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우려의 시선들

▲ DMZ국제다큐영화제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재명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 아주개홀에서 열린 제10회 DMZ국제다큐영화제 기자회견에 조직위원장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참석하고 있다. ⓒ 유성호


"전임 도지사들은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를 공언하고 실천했다. 불편한 다큐들이 많았지만 일절 간섭하지 않더라. 지사님은 어떻게 할 건가? 최근 방송때문에 많이 불편해 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다큐멘터리라는 게 그런 특성이 있다. 만일 지사님을 소재로 만든 다큐가 제작돼 상영된다고 할 때 막으시겠나? 아님 내용증명 보내실 건가, 아니면 모른 체하고 놔두실건가? 명쾌하고 분명하게 말해 달라."

최근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 등의 일로 법적 분쟁을 예고한 상황을 들며 현장에서 한 기자가 이재명 도지사에게 던진 질문이다. 

"우리 사회의 미래를 생각하면 문화 콘텐츠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인간 본연 욕망이기도 하지만 국가적으로도 중요하다. 이 문화 활동의 핵심은 자율성과 창의성에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누군가 이재명 개인에 대한 다큐를 찍는다면? 그냥 둬야지(웃음). 우리 영화인들이 누가 하지 말라고 안 할 사람도 아니고 하라고 해서 하는 사람도 아니다.

그런데 이런 건 있다. 다큐를 빙자한 판타지 소설을 쓴다면 어찌 될까. 현실과 사실을 통해 진실을 찾아가고 대중에게 쾌감도 전하는 게 다큐멘터리의 역할인데 말이다. 산타클로스 다큐를 찍는다고 생각해보자. 그를 상습주거 침입자로 찍는다면? 그건 (진실이 아닌) 부분만 다룬 것이다. (현재 방송과 보도 등을) 상식적으로 여러분들은 믿는지. 보도가 아닌 소설을 쓰는 건 조작이고 왜곡이다. 객관적 사실에 기초해 진실을 전한다면 (저에 대한 다큐는) 오히려 영광이다.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 (이재명 조직위원장)

이외에도 그간 문제점으로 지적받은 대중과 영화제 간 소통 문제 등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홍형숙 집행위원장은 "어제 임명돼서 아직 전체적 행사 내용을 잘 모르지만 속도감 있게 현황 파악해서 안정감 있게 잘 치르겠다"며 "조직 체계를 적절하게 개편하고 정비해서 현장과 스킨십을 강화할 것이고, 무엇이 아쉬웠는지 경청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올해 DMZ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는 총 39개국, 144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여기에 더해 북한 다큐멘터리 2편이 협의 중에 있다. 개막작은 이주 노동자의 밴드 이야기를 다룬 <안녕, 미누>다. 영화제는 오는 9월 13일부터 20일까지 열린다.

▲ DMZ국제다큐영화제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재명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 아주개홀에서 열린 제10회 DMZ국제다큐영화제 기자회견에 조직위원장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참석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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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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