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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목소리로 시작된 '노회찬 추모방송'... 그가 남긴 명언

MBC < 100분 토론 >이 추억한 고 노회찬 의원의 촌철살인 어록들

18.07.25 10:31최종업데이트18.07.25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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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방송된 MBC '100분 토론'이 고 노회찬 의원을 추모했다. ⓒ MBC


25일 방송된 MBC < 100분 토론 >이 세상을 떠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를 추모하는 영상을 내보냈다. 23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노회찬 의원은 유시민, 진중권, 전여옥, 전원책 등과 함께 '100분 토론'이 낳은 대표적인 논객으로 꼽혀왔다.

이날은 최근 약 2개월의 공백기를 가진 < 100분 토론 >이 진행자 교체 후 처음 방송을 내보내는 날이었다. 외교 전문가로 알려진 새 진행자 김지윤 박사는 "'100분 토론'이 낳은 최고의 논객이자, 최다 출연자인 노회찬 의원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면서 토론에 앞서 노 의원이 < 100분 토론 >에 남긴 명언들을 소개하겠다고 말했다.

영상은 "< 100분 토론 >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분"이라는, 과거 진행자였던 손석희 앵커의 목소리와 함께 시작됐다. 특유의 밝고 유쾌한 웃음으로 등장한 노 의원은 2009년 11월, 손석희 앵커의 마지막 < 100분 토론 >에 출연해 손 앵커를 향해 "제가 사회를 보고 우리 손 교수님을 토론자로 앉혀서 가차 없이 이렇게, 그게 제 소원이었는데 그런 날이 올지 모르겠습니다"라고 장난스레 말했다.

25일 방송된 MBC '100분 토론'이 고 노회찬 의원을 추모했다. ⓒ MBC


2009년, '진보가 보는 한국 진보의 미래' 편에서 당시 한나라당 내 친박과 친이 세력의 불편한 동거를 두고 "위장 결혼 아니냐. 사랑 없이 위장 결혼하는 것보다 별거해서 서로 쿨하게 지내는 것도 괜찮다"거나, 2012년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과반 넘는 의석을 차지하자 야권의 자만을 지적하며 "새누리당이 당명까지 바꾸면서 분발한 게 국민들이 보기에 뼈를 깎는 듯 보인 게 사실이다. 반면 야당들은 대단이 안이하게 때를 밀고 있다"는, 노회찬 의원 특유의 비유법은 다시 들어도 웃음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임기 중에 인기를 끄는 데는 관심이 없다'던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국민 마음을 얻는 데 관심이 없으면 어디에 관심이 있는 건가, 다른 나라 국민의 인심을 얻겠다는 건지 도대체 그 관심이 어디에 있는지 몹시 궁금하다"는 발언에는 상대측 패널인 나경원 의원도 웃음을 터트렸고, 4대강 사업과 부자 감세를 비판하며 "이건 거의 신종플루 비슷한 겁니다. 확진 상태예요. 여기 다른 데 들어가도 모자랄 돈을 그쪽으로 다 빼고 있다는 거죠. 그래서 국민을 살릴 거냐 4대강을 살릴 거냐 결단을 하셔야 됩니다"는 비유에는 늦은 시간까지 진지한 표정으로 토론을 지켜보던 시민 논객들의 얼굴에 웃음꽃을 피웠다.

25일 방송된 MBC '100분 토론'이 고 노회찬 의원을 추모했다. ⓒ MBC


이처럼 노회찬 의원은 언제나 날카로운 말들이 오가는 정치 현장에서도 풍자와 해학이 넘치는 발언으로 국민들을 웃음 짓게 했다. 그 웃음과 함께 핵심을 찌르는 촌철살인 화법은 일반 대중들에게는 멀게만 느껴지던 진보정치를 한 발 더 가깝게 만드는 역할을 했다.

"토론을 했는데 왜 결론이 없느냐. 이런 얘기를 하는 경우들이 가끔 있는데 결론이 있으면 좋지만 없다 하더라도 토론은 그만한 값어치가 있다고 봅니다. 결론은 국민들이 내리는 겁니다." (노회찬 의원)

< 100분 토론 >의 황금기를 이끌며 토론 문화 정착에 기여한 노회찬 의원. 그는 떠났지만, < 100분 토론 > 등에서 보여준 그의 말들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100분 토론 노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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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스타팀에서 방송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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