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 비판' 충남도의원 '5분 발언' 사전 유출 논란

충남도의회 이선영 정의당 의원, 5분 발언 전에 충남도에서 항의성 전화

등록 2018.07.20 14:48수정 2018.07.20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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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 정의당 충남도의회 의원이 19일 도의회에서 5분 발언을 하고 있다. ⓒ 이재환


도정을 비판하고 견제하는 것은 도의회의 고유권한이다. 충남도의회 의원의 5분 발언 내용이 사전에 유출되는 사태가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초선 의원인 이선영 정의당 충남도의회 의원은 지난 17일 도의회 사무처 의사담당관실에 5분 발언록을 제출했다. 이 의원은 지난 19일 오전 19일 열린 충남도의회 305회 임시회 4차 본회의에서 "라돈 침대 사태에서 충남도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일 것"을 촉구했다.

이선영 의원은 이날 5분 발언을 통해 "당진항에 라돈 침대를 야적하는 문제에 관계기관은 도민들과 어떤 협의도 하지 않았다"며 "(침대 야적은) 충남도와 당진시가 아무것도 모르는 가운데 이루어졌다"고 꼬집었다.

문제는 이선영 의원이 5분 발언을 진행하기도 전에 충남도로부터 항의성 전화를 받았다는 점이다. 이 의원 측은 도의회사무처 외에는 발언록을 보낸 곳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충남도 환경녹지국 관계자는 17일 이 의원에게 전화해 5분 발언의 내용을 문제 삼았다. 이 의원의 5분 발언이 의원 동의도 없이 사전에 유출된 것이다.

도의회 5분 발언은 도의원들이 본회의장에서 주요 도정 현안과 도민들의 관심사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밝힐 수 있는 기능을 하고 있다. 5분 발언이 사전에 유출되어 논란이 될 경우 의원들은 위축이 되어 의사 표현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충남도 환경녹지국 관계자는 "5분 발언록을 미리 받아 본 것은 맞다"고 시인했다. 이 관계자는 "이선영 의원에게 5분 발언 내용의 수위를 조절해 달라고 부탁했다"며 라돈 침대 문제와 관련해서는 충남도행정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발언록을 입수한 경위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또 도의원의 5분 발언을 사전에 입수한 것이 과연 정당한 행정절차인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도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 의원 측은 5분 발언 유출의 근원지로 도의회 사무처를 지목했다. 정의당 한 관계자는 "의회 사무처 직원 중 누군가가 관행이라는 이유로 문건을 충남도에 유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충남도의회 사무처 의사담당관실 관계자는 "충남도에서 5분 발언 내용을 사전에 볼 수는 없다"며 "(발언 내용이) 유출된 경위는 정확히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의원이 발언 내용을 공개하는 것을 원치 않을 경우 굳이 5분 발언록을 제출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선영 의원실도 불쾌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의당 한 관계자는 "충남도를 견제하는 것은 도의원의 고유권한"이라며 "도의원의 발언이 사전에 유출된 것은 누가 봐도 3권 분립 정신에 어긋난 것이다. 5분 발언록을 유출한 의회사무처 직원을 찾아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선영 의원도 "초선이라서 의회 시스템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의원의 정보가 이렇게 허술하게 새나가도 괜찮은 것인지 궁금하다"며 "행정의 전화를 받고 많이 불편했다"고 말했다.

#5분 발언 #이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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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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